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직장인 등에게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는 광역·직행버스. 해당 버스들은 고속도로 운행 구간이 많아 대형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하지만 사고 발생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띠 착용률은 매우 낮고 버스 운송사들도 입석승객을 받는가하면 소화기 배치 등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과 수도권 사이를 운행하는 ‘광역급행버스’와 ‘직행좌석버스’ 등 총 6개 노선 30대(광역급행버스 3개 노선 15대, 직행좌석버스 3개 노선 15대)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 벌였다.

광역버스는 M4101번을 비롯해 M4403번과 M5107번 등이 대상이었으며 직행좌석버스 9401번과 8002번, 8100번 등이다. 이들 노선은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노선 중 운행횟수가 상위 3위 속하는 노선들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광역급행버스와 직행좌석버스에 탑승한 승객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고속도로 구간 운행 때 안전띠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광역급행버스는 승객 326명 중 33명(10.1%), 직행좌석버스는 승객 406명 중 14명(3.4%)만 고속도로에서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어 착용률이 매우 저조했다.

게다가 직행좌석버스 1개 노선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기점 및 경유지에서 승객 승차 때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안전띠 착용 안내’ 방송을 하지 않고 있었다. 또 직행좌석버스 7대 차량에는 안전띠 착용 안내 스티커나 해당 문구가 인쇄된 머리 시트가 없어 승객의 안전띠 착용 유도를 하지 않았다.

특히 ‘도로교통법’에서는 승객 안전을 위해 고속도로 주행 때 입석 등 승차정원을 초과하는 승객의 탑승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급행버스(M버스)는 입석 금지제로 운행되는 것을 제외하고 직행좌석버스 15대 차량은 출·퇴근 혼잡시간대에 고속도로 구간에서 입석승객이 최대 15명에 달했다.

소비자원 측은 “좁은 복도에 서 있는 입석 승객은 교통사고 발생 때 차량 내부에 부딪혀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다”며 “버스 증차와 환승 시스템 확장을 통해 고속도로 입석 운행을 제한하는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때 차량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기 위한 비상망치는 광역급행버스 1대 차량에 설치된 10개 중 1개가 없어진 상태였고, 직행좌석버스 5대 차량에 부착된 38개는 형광띠가 없어 화재 때 어두운 상황에서 망치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없었다.

차량 내 소화기는 소화기의 능력에 따라 최소 2개 이상이 설치되어야 하지만 직행좌석버스 2대 차량에는 1개의 소화기만 설치되어 있어 부적합했다. 광역급행버스 및 직행좌석버스 6대 차량의 소화기 2개 중 1개는 승객 좌석 밑이나 하차문 옆 좌석 하단부에 설치되어 있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사용이 어려워 개선이 필요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안전띠 착용률 제고 방안 마련 ▲고속도로 주행노선 입석승차 제한 방안 마련 ▲고속도로 주행 광역버스 안전띠 미착용 단속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고속도로 진입 전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할 것 ▲승차정원을 준수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고 버스를 이용하고, 광역버스 좌석 예약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