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거대한 박물관이었다.

LG V30과 함께한 끼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기

숲속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로 들어가는 길목.
숲속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로 들어가는 길목.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몬떼 도 고소 언덕.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몬떼 도 고소 언덕.

스페인 이베리아반도 서북부 갈리시아 자치 지방의 수도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는 예루살렘(Jerusalem), 로마(Rome)와 함께 유럽 3대 순례지의 하나이다. 까미노 프란세스(Camino Frances)의 종착점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는 현대적인 신시가지와 성 야고보(Saint Jacques)가 잠들어 있는 구시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신시가지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단정했다. 큰 도로를 중심으로 공원과 카페 그리고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오는 반면, 역사적인 건물로 가득한 구시가지는 좁고 미로 같은 골목이 연결되어 마치 중세와 현대를 넘나드는 영화 속 한 장면인 듯 착각하게 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신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신시가지.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목.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목.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목.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목.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에 진입한 기쁨도 잠시 순례의 중심 산티아고 대성당이 있는 구시가지까지는 약 1시간 이상을 더 걸어가야 한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순례를 완주한 증명서인 꼼포스델라(Compostela)를 발급받기 위해 순례자 사무실에 도착하면, 또 한 번 길게 늘어선 줄에 비명을 지르게 된다. 길면 2시간 짧게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까미노 프란세스를 완주한 증명서를 받고 나면 비로소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에 입성한 감동이 밀려온다. 사람마다 순례길을 걷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은 순례자 모두가 비슷하다.

꼼뽀스뗄라를 발급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순례자.
꼼뽀스뗄라를 발급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순례자.

순례길을 위한 기념품.
순례길을 위한 기념품.

‘별들의 들판’이라는 뜻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는 10세기 이슬람의 침공으로 파괴된 후 11세기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7개의 성문이 있는 견고한 성벽 안에 형성된 구시가지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로마네스크(Romanesque) 양식의 진수라 불리는 대성당과 함께 도시 곳곳에 퍼져있는 고딕(Gothic) 양식, 르네상스(Renaissance) 양식, 바로크(Baroque) 양식 등 중세 시대 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으로 유럽의 건축 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신도시의 대형 아파트 단지와 현대적인 건물들에 비교해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구시가지의 존재감은 마치 천정이 열려있는 거대한 박물관처럼 느껴졌다. 역사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함의 결정체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의 중심은 역시 대성당이다. 여러 세기에 걸쳐 확장과 개축이 이루어진 대성당은 예수님의 십이사도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된 자리에 건축되면서 도시가 형성되었다.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는 중세 시대부터 성 야고보의 유해가 묻혀 있다고 알려지자 유럽 각지에서 이곳을 향한 대규모 순례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회랑.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회랑.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주제단 밑에 있는 성 야고보의 무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 주제단 밑에 있는 성 야고보의 무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대성당에서는 매일 12시 순례자를 위한 페레그리노 미사(Peregrino mass)가 열린다. 미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백 명이 대성당 밖에 대기하고 있다. 나는 대성당 박물관을 관람하던 중에 성당과 연결된 문을 통해 얼떨결에 들어가 운 좋게 앞자리에서 미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 미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세계 여러 국가가 호명된다. 그 안에 물론 꼬레아(Corea) 대한민국이 속해있다. 호명된 국가는 순례자 인증서인 콤포스뗄라를 받은 순례자의 국가명이다. 대한민국이 호명되는 순간 뭉클함은 대성당의 높은 천장을 뚫고 나갈 정도로 벅차오른다. 흡사 올림픽에서 자국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느낌과 비슷하다.

페레그리노 미사.
페레그리노 미사.

페레그리노 미사.
페레그리노 미사.

거대한 향로인 브타후메이르.
거대한 향로인 브타후메이르.

페레그리노 미사 최고의 순간은 역시 거대한 향로인 브타후메이르(Botafumerio)의 강복 의식이다. 파이프 오르간(Pipe Organ) 연주와 함께 성가대의 웅장한 합창이 성당 안을 꽉 채우며 장엄하게 울려 퍼진다. 천장에 매달린 황금빛 향로를 붉은 수단을 입은 8명의 수사가 온 힘을 다해 흔들면, 하얀 연기와 함께 향을 뿜어내는 향로가 대성당 회랑을 그네를 타듯 좌우로 비행하는 감동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

카페가 즐비한 구시가지 골목.
카페가 즐비한 구시가지 골목.

브타후메이르 의식은 중세 시대 먼 길을 걸어온 지친 순례자를 위해 향로에 향을 피워 마음에 위안을 주고 땀으로 찌든 순례자들의 냄새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작된 의식이 오늘날 순례자를 위한 전통으로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나는 종교도 없고, 스페인어도 모른다. 그러나 페레그리노 미사는 종교와 언어를 초월한다. 더럽고 냄새나는 육신뿐 아니라 영혼마저 깨끗해지는 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오브라도리오 광장.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오브라도리오 광장.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오브라도리오 광장.
성당 박물관에서 내려다본 오브라도리오 광장.

중세의 낭만을 즐기며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을 거닐다 보면 도시는 흡사 콘서트홀을 방불케 한다. 재즈, 바이올린, 기타의 멋들어진 연주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천년이 넘는 세월을 거슬러 중세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골목 풍경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의 숨은 보석이다. 특히 대성당 앞 오브라도리오(Obradoria)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미로 같은 골목길에는 식당과 카페가 가득하다. 이곳의 식당들은 겉에서 보면 잘 모른다. 안과 밖이 놀라울 정도로 판이하다. 겉에서 보면 중세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모던한 디자인으로 안과 밖이 중세와 현대로 나뉘는 색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구시가지의 집.
구시가지의 집.

구시가지의 악사.
구시가지의 악사.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의 식당 내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의 식당 내부.

두 면이 바다와 접해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는 풍부한 해산물로 순례자나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은 곡창지대가 있어 유럽의 나라 중 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로 맵고 짠 요리를 먹는 것이 우리의 입맛과 유사하다. 쌀을 주로 한 요리 파에야(Paella)는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스페인 요리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음식이다. 전통적인 파에야는 장작불을 집혀서 만든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의 밥 짓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쌀을 많이 먹는 스페인은 음식이든 사람이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맛본 음식들로 인해 친밀감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식당 안에는 해산물 냉장고가 따로 있다.
식당 안에는 해산물 냉장고가 따로 있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굴.
애피타이저로 나온 굴.

대구 요리.
대구 요리.

스페인 대표 음식 파에야.
스페인 대표 음식 파에야.

에필로그를 끝으로 총 11편의 순례기의 사진은 전부 LG V30으로 촬영했다. 사실 순례길 출발 직전까지 카메라 종류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 일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가벼운 카메라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사진의 품질과 무게를 동시에 만족하는 LG V30은 순례길의 동반 카메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특히 걸어가면서 촬영을 해도 흔들림이 적고, 깊고 풍부한 색감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다재다능한 LG V30은 고단하고 막막했던 나의 첫 번째 순례길을 멋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새로운 친구가 되어 주었다.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LG V30으로 촬영한 음식 사진.

고재선 객원기자 (jaesunkoh@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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