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준철의 라이프 트렌드 읽기]Destination Spa에서 Destination Spot

발행일시 : 2018-02-27 00:00
[안준철의 라이프 트렌드 읽기]Destination Spa에서 Destination Spot

라이프 에너지(Life Energy)를 얻기 위해서는 회복(Restore)하고 치유(Heal)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몰입(Immerse)하고 집중하면서 지적 호기심(Intellectual curiosity)을 채우는 방법을 택한 것은 최근 일상이 꽤 지루해졌던 것도 있지만 따르고 싶은 사람의 생각을 쫓으면서 얻어지는 자극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쫓는 여행의 시작점으로 기차역을 조망하는 것은 인상 깊은 일이다 <생각을 쫓는 여행의 시작점으로 기차역을 조망하는 것은 인상 깊은 일이다>

언젠가 항구도시 고베의 골목길을 샅샅이 둘러보며 안도 다다오(Ando Tadao)의 생각을 읽어보려 애쓴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번엔 도쿄로 향했다. 오롯한 관점으로 세상을 정의하고 실현하는 CCC그룹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야키를 느끼기 위함이었다.마스다의 생각을 읽고 나서 자주 그의 생각을 인용하고 언급하게 되면서 마음의 부담이 커졌다.그가 만든 것을 실제로 보고 경험하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1983년 문을 열어 1500여개 매장에 일본 인구 절반인 6천만명의 회원을 가진 츠타야 서점을 기획 CCC(Culture Convenience Club)그룹의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상품과 플랫폼의 시대를 넘어 현재를 서드스테이지(3rd Stage)로 규정하고 제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했다.이런 생각이 있었기에 CCC그룹이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생각의 정점으로 도쿄 다이칸야마에 만든 T-SITE(다이칸야마 츠타야 북스토어)에서는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받을 수 있다.

최고의 기획 회사를 꿈꾸며,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던지는 CCC그룹 마스다 무네아키 <최고의 기획 회사를 꿈꾸며,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던지는 CCC그룹 마스다 무네아키>

다이칸야마 T-SITE를 들르기 위해 가까운 다이칸야마역이 아닌 나카메구로역에서 내린 것은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토의 사찰 닌나지(仁和寺) 같이 본당까지의 어프로치를 찬찬히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오랫동안 간절히 가고 싶었던 곳이었던 만큼 멀리서부터 천천히 흔적을 느끼면서 다가서고 싶었던 것이다.

T-SITE가는 길은 사찰의 본당을 가기 위해 마련한 길인 산도를 걷는 느낌 <T-SITE가는 길은 사찰의 본당을 가기 위해 마련한 길인 산도를 걷는 느낌>

생각과 제안이 잘 반영된 스팟(Spot)이 있으면 그 영향력은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서도 느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제법 먼 거리를 걸으면서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나카메구로역에서 이미 츠타야서점을 만났고(물론 이로 인해 T-site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목적지와 좀 더 가까운 역인 다이칸야마역에 다다라서는 그 설레임에 어지러움을 느꼈을 만큼 고조되었다.역이 있다고 하지만 찾기가 어려웠던 것은 역이 숨겨져 있어서였고 그런 배려로 전체 조망(landscape)을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았다.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거리,그곳에 비쳐 드는 햇빛과 그늘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풍경이 만드는데 다이칸야마역은 그 조화를 깨뜨리지 않게 역의 번잡함을 잘 숨겨놓구 있었다.

다이칸야마역의 차분함은 바로 옆의 풍경을 감성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다이칸야마역의 차분함은 바로 옆의 풍경을 감성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이곳에 뭐라도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일상이 가득한 동네를 걷다 느닷없이 불쑥 T-SITE에 다다랐다. 3개의 큰 건물이 T자형태인 곳이기에 그 규모감 때문이라도 한눈에 가득할 것이란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다. T-SITE의 설계를 담당한 클라인 다이섬 아키텍처(Klein Dytham Architecture)는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있으나 각 건물의 가장자리 위치를 미묘하게 어긋나게 해서 사각지대를 만들었고 이런 이유로 건물 전체를 조망할 수 없게 했다고 한다.사람은 너무 넓은 공간에 방치되면 불안해 하기에 그 점을 고려해 공간을 휴먼스케일(Human Scale)로 만든 것이란다.이미 다이칸야마역에서 내가 생각하는 휴먼스케일을 경험했기에 그 조화로움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게 되었다.

편안함을 주는 휴먼스케일로 공간배치가 된 다이칸야마 츠타야 북스토어   출처: CCC홈페이지 <편안함을 주는 휴먼스케일로 공간배치가 된 다이칸야마 츠타야 북스토어 출처: CCC홈페이지>

젊은 세대(Younger Generation)중심의 공간에 많이 익숙해졌기에 프리미어 에이지(Premier Age)를 추구하는 T-SITE가 자칫 무겁고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는 서점안을 들어선지 얼마지 않아 이내 깨졌다. 인구 구성의 변화를 고려해 실버세대를 타겟으로 했지만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서점은 그저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받는 곳이란 생각으로 책과 잡지가 쏟아내는 다양한 제안을 경험할 수 있어 마치 삶의 활력을 충전 받는 곳이 되었다.

- 테마별로 큐레이션된 분류와 책의 전면을 보여주는 전시에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풍부해진다 <- 테마별로 큐레이션된 분류와 책의 전면을 보여주는 전시에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풍부해진다>

그저 책이나 잡지였을 것이나 츠타야에서는 그 속에 담겨진 컨텐츠가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영화를 통해서는 상상력을,음악으로 감성을 살려낸다.T-SITE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여 바로 내일부터라도 새로운 일상을 꾸밀 생각에 마음이 바빠진다.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티사이트가 자랑하는 컨시어지(Concierge)와 깊은 대화나 조언을 얻어도 좋을 것이다.365일 매일 한 권씩 읽는 서적 컨시어지,쟝르별로 있는 음악 컨시어지를 통해 뜻하지 않은 추천을 받아볼 수도 있다.작년 연말 우리나라를 찾은 티사이트 뮤직 컨시어지가 일러준 에스토니아 피아노 트리오, 토누 나이소(Tonu Naissoo)의 재즈앨범 ‘1967’은 지금도 일할 때 종종 틀어 놓을만큼 즐기는 곡이다.티사이트에서 왜 가장 반응이 좋았을까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와서 보니 이 곳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고 컨시어지의 취향이 충분히 반영됐을 것이란 추리도 해본다.

피로감이 덜한 낮은 조명, 편안함이 가득한 책상, 음식과 차를 함께 할 수 있기에 일상 충전이 가능한 공간 <피로감이 덜한 낮은 조명, 편안함이 가득한 책상, 음식과 차를 함께 할 수 있기에 일상 충전이 가능한 공간>

티사이트를 나와서 좀 더 깊숙히 다이칸야마를 걸었다. 대사관저가 즐비해 이국적이면서 조용한 이 곳에 왜 티사이트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티사이트가 다이칸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보고자 한 것인데 간결하게 동네 한 바퀴만 돌아도 짐작이 갔다. 일본에서 인구구성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실버세대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점이 프리미어 에이지(Prenier Age)의 놀이터를 지향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을 것이다. 츠타야의 근간이 되는 책, 음악, 영화가 라이프스타일 제안에 유리함을 알고 있기에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나 어반그래니(Urban Granny)에게 마음껏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제안은 자신의 삶에 충실한 밀레니얼 세대까지도 이어지기에 무리가 없다. T-SITE에서 일상을 풀어가는 다양함이 제시되기에 다이칸야마는 더더욱 이국적이고 개성을 들어내기에 유리한 곳이 되어버렸다.

T-SITE가 다이칸야마에 조화롭게 자리잡으면서도 동네에 주는 영향은 크다 <T-SITE가 다이칸야마에 조화롭게 자리잡으면서도 동네에 주는 영향은 크다>

서점이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츠타야서점은 어디에든 사람들 생활에 들어가 있다. 생활의 일상을 지배하는 브랜드는 강력해질 수 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는 것과 느리게 변하는 간극을 기획의 힘으로 채워가며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츠타야는 일상에 깊이 들어와있다. 한 헤어브랜드가 츠타야공간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츠타야는 일상에 깊이 들어와있다. 한 헤어브랜드가 츠타야공간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프에너지가 고갈되면 충분한 회복이 필요하다. 그래서 데스티네이션 스파(Destination Spa)에 몰두할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는 자극이 삶의 활력을 높여줄 수 있다.생각에서 멘토로 따르는 분을 찾아 그 지점(Spot)에서 자신의 얽혀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잃었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데스티네이션 스파가 아니라 데스티네이션 스팟인 것이다.

안준철 showmethetrend@gmail.com 비즈니스 컨셉크리에이터/ 금융, 유통 ,광고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를 넘나들며 ‘Boundary Crosser’를 지향하면서도 일관되게 브랜드,마케팅 스페셜리스트로서 삼성,GS,한화그룹에서 활동해 왔으며 신규사업, 전략 ,브랜딩 등 새로운 관점의 컨셉을 제시하는 컨셉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골목을 걸으면서 세상 관찰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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