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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5] 마나슬루 트레킹(12)

발행일시 : 2018-03-07 08:00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5] 마나슬루 트레킹(12)

자다가도 배가 아파서 몇번을 깻다. 화장실갈 힘이 없어서 억지로 참았다. 자기전에 팬티안에 패드를 깔고 잠들긴 했는데 항문에 힘주고 참으니 괜찮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뱃속에 남은 것을 다 쏟아냈다. 오히려 개운한 기분이다.

굶고 출발하기로 했다 <굶고 출발하기로 했다>

 남편이 걱정스럽게 본다. 그냥 내려갈까 한다. 여기까지 와서 마나슬루를 못보고 가는건 말이 안된다. 오늘 하루 컨디션조절 잘하면 괜찮을듯 하다.

남편은 아침을 먹고 나는 굶었다. 굶는것이 정답일듯 하다. 다행히 오늘은 코스가 짧다. 고산적응을 위해서 로까지 간단다. 4시간에서 5시간정도 예상하면 된단다.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며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며>

다행히 비탈길이 심하지않다. 어제 먹은것을 다 쏟아내고 아침도 못먹었으니 걸을 힘이 없다. 스틱에 의지해서 겨우 걸었다. 가는 길에 아름다운 마을들을 지난다. 힘이 없지만 사진 몆장 찍었다.

티벳복장을 한 아이 <티벳복장을 한 아이>

티벳복장을 하고 망태를 메고 엄마를 따라가는 아이가 대견하다. 오늘은 유난히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순박한 모습들이 너무 귀엽다. 따시뗄레하면 같이 인사해주는 것이 이쁘다.

큰 불이 났다 <큰 불이 났다>

돌아보니 우리가 지나왔던 쭘밸리입구쪽에 큰불이 난듯 보인다. 연기규모를 보니 대형산불이다. 건기다보니 대책없이 타는 모양이다. 비도 안오는데 어떻게 끌지 걱정이다.

소를 지나서 산길모퉁이를 돌아서니 마나슬루가 보인다. 아프던 것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바라던 마나슬루를 드디어 만났다. 오래전 고르카에서 먼 발치에서 보고 계속 동경하던 산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5] 마나슬루 트레킹(12)

마나슬루가 담배를 피는듯 눈구름을 뿜어낸다. 뒷쪽바람이 센 모양이다.
담배연기같던 구름이 점점 많아진다. 마나슬루뒤에서 눈바람을 밀어올리는 힘이 대단하다. 구름은 계곡아래 산불이 난쪽으로 향해간다.

아파트처럼 생긴 마을 <아파트처럼 생긴 마을>

로에 도착하니 숙소들이 죄다 문을 닫았다. 아무리 비수기지만 심하다. 하긴 동네에 손님이라곤 우리 둘이 다이다. 마나슬루트래킹은 퍼밋도 까다롭고 가이드없이는 올수없는곳이라 할수없다.

다행히 한군데가 문을 열었다. 방도 맘에 딱 든다. 이불도 새이불이다. 이번 트래킹중 제일 넓고 괜찮아 보인다. 로에 좋은 롯지들이 많아서 서로 경쟁하는듯 보인다. 로가 마나슬루를 가장 아름답게 볼수있는 곳이라 보통의 경우 로까지만 왔다가 하산하기도 한다.

점심을 먹고 곰파로 올라갔다 <점심을 먹고 곰파로 올라갔다>

주인아저씨에게 맨밥과 삶은감자 그리고 모모를 주문했다. 다행히 밥은 만들어놓은것이 있다. 밥에다가 양배추 마늘 넣고 푹 삶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주먹밥 양념을 넣고 먹었다. 세상이 달라보인다. 삶은 감자도 좀 먹고 모모도 2개정도 먹었다.

점심먹고 곰파로 올라갔다. 동네 앞산에 있는데 마나슬루 전망보러 가는곳이기도 하단다. 생각보다 가파르고 힘들다. 밥을 먹었어도 여전히 힘들다. 겨우 올라가보니 곰파마당에 어린 스님들이 양지바른 곳에 오글오글 앉아서 작업중이다.

곰파마당 <곰파마당>

스님이 곰파본당 문을 열어주신다. 들어가서 불전과 사탕등을 올렸다. 절도 올렸다. 본당을 나와서 전망대로 올라갔다. 아쉽게도 마나슬루께서 구름연기를 더많이 뿜으셨다.남편도 마나슬루와 함께 담배연기를 뿜으신다.

다시 비탈길을 내려와서 집으로 왔다. 부지런한 주인아저씨가 마당에서 일을 하신다. 마당에 뭔가를 심었는지 열심히 물을 주신다. 우리도 슬리핑백 깔고 옷도 갈아입고 푹 쉬었다.

눈구름에 석양빛이 <눈구름에 석양빛이>

저녁먹으러 나오는데 마나슬루에서 쏟아내는 눈구름이 석양빛을 받아 아름답다. 오늘 아침까지도 하늘에 구름 한조각없이 깨끗했는데 희한하다.

식당에 들어가니 아저씨한분이 앉아있다. 일하는 아저씨란다. 장작도 패고 소도 먹이고 하는 분이라는데 한잔하신 모양이다. 락시를 데워서 짬파에 섞어 마신다.

짬파와 뜨거운 락시를 섞어 마심 <짬파와 뜨거운 락시를 섞어 마심>

저녁도 역시 밥을 삶아서 먹었다. 주인아저씨가 나를 불쌍한 눈으로 본다. 그래도 밥을 삶아먹을수 있으니 다행이다. 난로가에 둘러앉아서 옹기종기 시간을 보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히말라야편 Day-15] 마나슬루 트레킹(12)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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