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마을. 거제 도장포마을

발행일시 : 2018-03-19 00:00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마을. 거제 도장포마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거제도.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으로 62개의 부속섬을 가지고 있다. 삼한시대에는 마한, 진한, 변한 3한중 변한12개국중 하나인 독로국 이었으며, 섬의 해안선은 굴곡이 심해 크고 작은 만들이 많다. 일 년 중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온화하며 여름철에도 25도정도로 그렇게 덥지 않아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에 최적이다.

지리적으로 일본과도 가까와 왜구의 침입을 자주 받았으며, 임진왜란의 주요 해전으로도 유명하며,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귀양살이의 섬이라고도 불리었다. 한국전쟁 당시에 전쟁포로를 수용한 곳으로 가슴 아픈 기억을 간직 하기도 했으며, 근대에는 조선소들이 들어서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자료출처 : 경암건축 <자료출처 : 경암건축>

거제도는 우리 경제사에 최고 위기였던 1997~2001년까지 IMF 경제위기에도 조선업으로 다른 지역보다 어려움이 크지 않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 경제위기 이후에 근처의 통영 같은 도시들이 그 이후 발 빠르게 관광의 도시로 변모해 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거제도는 그 외환 위기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이유로 거제도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경제화하는 데 주변 지역보다 늦어졌다. 활황기부터 지속된 부동산투자 열풍에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고 최근에도 많은 공동주거들이 지어지고 있다.

하지만 2007~2008년의 미국에서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으로 인해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조선업에 치명타를 맞아 현재는 많은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파트의 미분양이 많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다.

거제도는 사실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명하다. 해금강과 외도, 검은돌로 유명한 몽돌해변, 그리고 드라마 촬영지인 바람의 언덕 등으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는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경기도나 강원도, 특히 서울에서는 거제도 까지 차량으로 약 5시간 전 후가 소요되어 가깝고도 먼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거제도의 유명한 관광지 중에 ‘바람의 언덕’으로 알려진 “도장포마을”이 있다. 마을 이름은 중국의 원나라 시대에 일본과 무역하던 도자기 배의 창고가 이 지역에 있어서 유래됐다고 한다.

도장포마을의 전경 <도장포마을의 전경>

그 동안 지역경제와 개발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던 도장포 마을은 지난해 11월부터 어촌계와 새마을회, 부녀회 이하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지속개발 하여 후세에도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관광자원으로 마을을 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한번도 마을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주민의견을 수렴한 “도장포 마을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는 지자체에서 개발계획을 하는 마스터 플랜과 비교해 적은 규모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마을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미있는 시도였다.

도장포 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아름답고 고즈넉한 마을을 느낀다. 그러나 마을 크기에 비해 바람의 언덕을 찾는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 주차가 어렵고 방문자들의 체류시간이 일반관광지에 비하여 너무 짧아(약 한 시간 내외) 교통이 혼잡하다. 바람의 언덕에 가는 길에 마을 노인들이 몽골텐트 9개소에서 같은 특산물을 팔고 있고 경쟁력도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방문객들이 먹을 수 있는 식당은 회집 3~4개소와 커피숍 2개소정도에 불과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은 차량통로와 주차장으로 보차가 분리가 되어있지 않아 위험하고 바람의 언덕 올라가는 입구에는 편의점 하나와 핫도그 가판대 하나만 있을 뿐이다.

지난 해 새로 생긴 제트보트와 기존의 해금강과 외도에 다니는 유람선만이 활성화 된것 같다. 마을발전을 위해 마을 주민이 협력하여 종합 레포츠시설들과 풍성한 먹거리, 기존의 마을 골목을 활성화 하는 방법, 그리고 새로운 매립지에 만들 주차타워와 공동 회센터 등에 대하여 계획을 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레포츠 시설 중 하나로 마을 어귀에서부터 약 220미터를 바다를 가르는 짚라인을 만들고 그 짚라인 타워를 마을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였다. 이를 토대로 도장포 마을만의 관광, 경제, 문화를 도출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라는 원대한 꿈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도장포어촌체험센터 근처의 전경 (자료제공 경암건축) <도장포어촌체험센터 근처의 전경 (자료제공 경암건축)>

그렇게 마을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마스터플랜이 도면화돼 1차 안이 작성되었다. 1차안을 놓고 m 단위로 그들 만의 공간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이 원하는 모든 아이디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약 한 달 동안 지속적인 수정 보완작업을 이장님 이하 어촌 계장님 등 마을 주민대표단이 직접 참여했다. 이 결과물이 전문적인 도면으로 표현됐고 지역경제와 문화를 살리는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됐다.

도장포마을 마스터플랜 계획안 (자료제공 건축가 윤창기, 경암건축) <도장포마을 마스터플랜 계획안 (자료제공 건축가 윤창기, 경암건축) >

마을의 테마는 전문적인 스토리작가의 도움이 필요했으나 이장님과 대표단과 함께 직업 이야기를 만들어 기본계획을 만들었다. 남의 손에 맡기는 것보다 자신들의 손에서 만들어 내겠다는 바람직한 의지의 소산이다.

집라인이 설치될 예상 전경 (사진 윤창기) <집라인이 설치될 예상 전경 (사진 윤창기)>

마을을 레포츠의 장으로 활성화하는 것에 필자는 그다지 동의하지는 않지만 경제 활성화에 중심을 둔 마을의 의지는 강했다. 집라인을 바다를 가로지르는 코스로 만들고 싶어했다. 집라인의 출 도착지의 타워는 기존 다른 지역의 철골구조물로 보이지 않도록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예산 문제로 최대한 기능적인 구조물에 바람과 태풍의 영향이 최소화 하도록 외피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집라인 타워의 기획안 (자료제공 윤창기, 경암건축) <집라인 타워의 기획안 (자료제공 윤창기, 경암건축)>

필자가 도장포마을의 개발 속에서 한 일은 건축가로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기술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 스스로 건축가와 도시 계획가, 그리고 재생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마을의 미래를 설계한 것이다. 그들의 노력에 진심을 담은 박수를 보낸다.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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