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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2] 카오산로드(2)

발행일시 : 2018-04-11 09:00

몇 시간 자지도 못했는데 5시에 눈이 떠진다. 한국시간은 7시다. 머리는 잊어버리는 것들을 몸은 기억한다. 뒹굴 거리다 나가서 시장통 쪽으로 갔다.

스님 <스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탁발모습을 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루앙프라방의 탁발행렬보다 좋다. 관광객을 위한 의례가 아니라 순박한 태국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신발을 벗고 스님께 공양을 바치는 모습은 성스럽다.

길을 돌아 유명한 갈비국수집으로 갔다. 소위 태국3대국수의 반열에 오른 집이다. 유명한 값을 제대로 한다. 부드러운 갈비살이 국수와 함께 입에 착착 감긴다.

국수 <국수>

골목을 누비며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입구에 한인여행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오산로드 입구 대로변에 한인여행사가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기차표도 사야하고 친구들과 함께 타고 다닐 차도 알아봐야한다. 직접 기차역가서 사면 좀 싸게 사겠지만 교통비등 생각하면 수수료내고 편하게 사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한인여행사 <한인여행사>

예전에 알던 한인여행사는 골목 후미진 곳에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야했다. 그래서 큰길에서 보이는 현지인여행사를 찾아 해결하는 편이었다.

깔끔한 한인여행사의 주인이 생각보다 젊다. 처음엔 무뚝뚝하더니 말해보니 솔직담백하다. 손님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니 상냥하지는 않지만 태국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준다. 가격만 알아보고 나가는 손님한테도 그다지 서운해 하지 않는다.

한인여행사 주인 <한인여행사 주인>

배낭여행자들의 특징이다. 여러 여행사들을 다니면서 가격비교하고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싼 여행사를 찾아간다. 더운 날씨에 고생을 사서 한다. 젊은 사장도 그런 손님들에게 단련이 된 모양이다. 젊어서 그런지 소위 쿨하다.

수코타이 가는 기차표를 물어보니 송크란 축제기간이라 기차표는 일찌감치 동이 났단다. 버스는 8시간을 타고 가야되는데 VIP좌석이 없단다. 이 나이에 로컬버스를 8시간 앉아서 타고갈수는 없다. 사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코사멧으로 가기로 했다. 오래전 한번 갔었는데 잠시 머물러 아쉬움이 많은 곳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2] 카오산로드(2)

며칠 후 여고동창들과 만나서 여행을 마친 후 기차를 타고 말레시아로 가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었다. 17일까지 송크란 때문에 기차표는 기대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추석을 상상하면 간단한 일이란다. 할 수없이 항공권을 구입했다.

다음 주에 사용할 미니버스도 예약했다. 8명이 4일 동안 타고 다닐 차라서 좋은 차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8명이 타고 다닐 미니버스예약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동선을 미리 정하고 예상시간도 대충 맞춰 놓아야한다. 오래전 내가 다녔던 방콕언저리에서 좋았던 내용들을 짜깁기하니 일정은 좋은데 동선은 복잡하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시간 맞춰야 볼 수 있는 거라 일정 짜는 것이 녹녹치 않다.

이번 태국여행의 큰 틀이 한자리에 앉아서 다 해결되었다. 위대한 인터넷 세상이다. 숙제를 해결하니 속이 후련하다. 여행사는 게스트하우스도 겸하고 있다. 알고 보니 얼마 전 기사에서 읽었던 송크란 원정대를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단다. 파타야에서 요트를 빌려서 송크란 물놀이를 할 거란다. 상상이 잘 안 되는 조합인데 궁금하다.

송크란 <송크란>

송크란에 태국여행온 것이 이번이 3번째다. 날이 갈수록 송크란의 규모도 커지고 축제가 활발해지는 느낌이다. 송크란에 참여하는 것이 좋으면서도 걱정이 된다. 세상만사가 양면을 가지고 있는 이치다. 복잡한 교통망을 어떻게 뚫고다닐지도 걱정이다. 덕분에 친구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면 좋을 일이다. 송크란 기간이라 차량섭외가 녹록치 않아서 예산을 다소 초과했다. 기사들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간이다 보니 구하기 쉽지 않단다. 덕분에 송크란을 즐기는 것은 친구들 복이다.

예약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으러 유명한 베트남식 국수집으로 갔다. 자리에 앉는데 예쁜 아가씨가 먹는 것이 맛있어 보여서 똑같이 주문했다. 한국아가씨다. 나보고 혼자 여행한다고 대단하단다. 내 눈에는 예쁜 아가씨 혼자가 더 대단해 보인다.

국수와 스프링롤 <국수와 스프링롤>

국수와 스프링롤이 유명하다는데 맛있긴 하다. 주관적으로 베트남국수는 베트남에서 먹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내 입맛에는 라임 짜 넣고 야채 듬뿍 내 맘대로 넣는 베트남쌀국수가 더 맛있다.

마사지샵 <마사지샵>

호텔건물에 마사지샵이 붙어있다. 유난히 한국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요란하다. 박지성과 류현진이 마사지 받은 샵이란다. 한국여행자들에겐 유명한 곳이란다. 타이 마사지 아로마마사지 두시간 받았다. 한국여행자들 필수코스인듯 마사지샵 벽을 한글리뷰들로 도배를 했다.

박지성 선수 사인 <박지성 선수 사인>

안마사가 간단한 한국말을 한다. 다리를 대패로 밀 듯이 밀면서 딱딱하다고 뭐라 한다. 내 다리가 딱딱하면 박지성 선수 다리는 철근 콘크리트였을 텐데 싶다.

마사지를 마치니 노곤하다. 배가 고프진 않은데 태국여행 필수인 두리안과 쏨땀을 먹어야한다. 카오산로드 들어서자 바로 두리안이 눈에 들어온다. 내 눈에는 두리안만 보인다. 아직 철이 아닌지 싱싱해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한 팩 사서 먹었다.

두리안과 쏨땀 <두리안과 쏨땀>

쏨땀과 로즈맥주를 시켰다.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로즈맥주를 쏨땀과 함께 시키다니 미친 게다. 먹고 싶은 대로 생각하다가 이성을 잃었다. 오랜만에 먹는 쏨땀인데 그닥이다. 쏨땀은 역시 아줌마들이 길에서 이것저것 절구에 넣고 갈아 넣는거 보면서 침 흘린 뒤에 먹어야 제 맛이다. 생음악 나오는 유럽 비치풍의 식당에서 분위기 잡고 먹을 일은 아니다.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에 조명이 들어오고 화려해지기 시작한다. 다들 차려입고 나와서 사진 찍고 난리 부르스다. 정작 나는 마사지 받고 부스스한 머리에다 민낯에 옷도 잠옷수준이다. 지난밤 못 잤더니 졸리기까지 하다. 카오산 야경의 유혹이 졸림을 이기지 못했다.

호텔로 돌아와 잠에 취해 쓰러졌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2] 카오산로드(2)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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