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화장품은 11일 자사 창업주 송파 유상옥 회장(사진 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50여 년 동안 모아 온 화장(化粧) 관련 유물 4800여점을 코리아나 화장품 법인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사진=코리아나 화장품 제공
코리아나 화장품은 11일 자사 창업주 송파 유상옥 회장(사진 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50여 년 동안 모아 온 화장(化粧) 관련 유물 4800여점을 코리아나 화장품 법인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사진=코리아나 화장품 제공

한 기업인이 평생 정성을 들여 모아온 문화재급 전문 유물들을 과감하게 법인에 기증했다.

코리아나 화장품(대표 유학수)은 지난 11일 자사 창업주 송파 유상옥 회장이 50여 년 동안 모아 온 화장(化粧) 관련 유물 4800여점을 코리아나 화장품 법인에 기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스페이스 씨’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 주요 문화계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 기증식을 통해 유상옥 회장이 지난 수십 년간 개인적으로 모아온 화장 유물 등이 포함된 총 4826점이 코리아나 화장품 법인에 기증됐다. 이로써 코리아나 화장품은 유상옥 회장이 기증하는 유물과 기존의 소장품을 더해 76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게 된다.

기증된 유물로는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유물로 도자기, 장신구, 복식, 화장도구 및 고문서와 서화 등이다.

이 가운데 청자상감 기법으로 만든 청자상감모자합과 조선 시대 공예품의 정수를 보여주는 화각경대는 조형적 우수성과 희귀성으로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유물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기증식에 유상옥 회장은 “50여 년에 가까운 유물 수집과 30년의 기업 경영을 하면서, 국가의 힘은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국민의 문화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경제 대국의 위치에 올랐으나 문화를 창조하는 데는 소홀하여 아쉬움이 많다”라며, “특히 문화를 더 성장시키는 역할을 개인이 아닌 기업들이 더욱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본인 소장 유물을 기업에 기증해 기업의 문화경영에 모범을 보이고, 코리아나 화장품은 기증받은 문화재를 전시와 학술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리 문화 보전에 힘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기증식에 참석한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는 축사를 통해 “유상옥 회장과의 인연은 33년이 넘었지만 문화에 대한 열정은 내가 아는 컬렉터 중 가장 이상적인 분이다. 유 회장은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에게 박물관 건축을 맡겨 스페이스 씨를 그의 대표작으로 만들고, 4000점이 넘는 유물을 기증해 한 인생을 살면서 문화재를 사랑하는 방법과 그것을 마지막에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유상옥 회장은 코리아나 화장품 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2003년에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 박물관인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과 ‘미술관’을 15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7권의 수필집을 내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필력을 인정받는 등 지속적인 문화경영 활동을 펼쳐 온 문화경영자이다.

특히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2006년부터 ‘한국의 화장문화’전을 파리, 런던, 베이징, 도쿄, 오사카에서 개최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한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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