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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3] 아오응덩(1)

발행일시 : 2018-04-13 09:00

천둥번개소리에 잠을 깼다. 폭우가 쏟아진다. 물 축제 송크란을 제대로 맞이한다. 날이 밝아지는데 하늘을 보니 잿빛이다. 돌아다닐 일이 걱정이다.

짐을 챙기고 나가서 호텔 옆 맥도널드로 갔다. 호텔에 식당이 없으니 아침은 알아서 해결해야한다. 배낭여행 족들이 비를 피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자의 다양한 사연들이 느껴진다.

투어버스 <투어버스>

큰 가방은 호텔에 맡기고 여행사 앞으로 갔다. 착하게 생긴 아저씨가 앉아있다. 담넌사두억 가는 투어버스를 기다리신다.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방콕볼거리들을 요약해드렸다. 볼거리 할거리 들이 워낙 많은 방콕이라 취향에 맞춰 몇 개만 지도에 점찍어 드렸다. 전자지도에 표시해드렸으니 길을 헤맬 일은 없을 것이다.

내 버스가 먼저 왔다. 서로의 행복한 여행을 빌면서 헤어졌다.

미니버스는 잠시 뒤 대형 2층 버스에 우리를 내려준다. 2층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이런 버스라면 하루 종일 타고 가도 힘들지 않을 듯하다. 대형버스는 고속도로 진입 전 몇 군데 더 들러서 손님을 계속 태운다.

내 옆자리에 중국 여인이 앉았다. 영어도 안 되고 태국말도 안되어서 중국말로 이야기했다.덕분에 짧은 중국어로 실전 연습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3] 아오응덩(1)

코창에 간단다. 친척이 하는 리조트에 간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탭에든 사진들을 죄다 보여준다. 코창은 오래전 가본 적이 있는데 다시 가고 싶을 만큼 기억에 남는 곳은 아닌데 리조트사진은 좋아 보인다.

내 중국어실력이 짧은 관계로 우리의 대화는 짧게 끝났다. 중국 언니는 바로 잠에 빠지신다. 버스는 도중에 어설픈 휴게소에 선다. 새우 팟타이를 먹었다. 자카르타에서 온 청년들하고 함께 먹었다. 한국에 와서 KTX를 타본 적도 있단다. 태국은 4번째란다. 송크란 축제마다 온단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파타야 방콕에서 일주일이상을 머물 거란다.

송크란이 글로벌 젊은이들의 축제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듯 싶다. 옛날 옛적 송크란 때 외국인들은 카오산로드에서 물싸움을 즐기는 정도였다.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이번에 확실히 느껴볼 참이다.

대형버스에서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30분정도 달려서 방패에 도착했다. 페리에 타서 옆에 앉은 스웨덴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코사멧이 처음이라며 물어보기에 이것저것 알려주다가 결국은 아가씨 여행전체를 손봐줬다. 태국여행을 마치고 호주에 간단다. 오래전 정보라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니 내기분도 좋다.

코사멧으로 가는 페리 <코사멧으로 가는 페리>

드디어 코사멧에 도착했다. 송태우들이 줄지어있다. 숙소이름을 말하니 같은 방향의 사람들을 모아서 한차에 태워준다. 송태우는 달리면서 사람들을 차례차례 내려준다.

송태우 <송태우>

오늘의 목적지인 아오응덩에 도착했다. 롱롱타임 어고우 묵었던 곳이다. 당시에는 현지인 민박수준인 카티지가 하나 달랑 있었는데 변한 모습에 입이 딱 벌어진다. 고급리조트들이 비치를 가득 채우고 있다.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두개의 비치를 끼고 튀어나온 곶에 위치하고 있다. 번화한 쪽은 아오응덩 비치고 한적한 쪽은 아오초 비치다. 양쪽으로 두개의 비치를 즐기는 재미가 특별한 곳이다. 방에서 보이는 바다풍경이 예술이다. 멀리 사이케우 비치가 보인다.

아오응덩 비치 <아오응덩 비치>

옷을 편하게 갈아입고 비치로 나갔다. 먼저 마사지부터 받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사지 받으니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아줌마의 손길이 약하다. 타이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는데 뭔가 빠진 느낌이다. 바다바람도 설렁설렁 불고 마사지도 설렁설렁이다.

마사지 받고 쏨땀이 맛있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쏨땀하고 홍합찜을 시켰다. 홍합찜에 레몬그라스와 생강과 방아를 넣고 삶았다. 양념장을 넣으니 국물 맛이 끝내준다. 몸보신 제대로 한 기분이다.

쏨땀과 홍합찜 <쏨땀과 홍합찜>

숙소로 돌아와서 아오초 비치에 갔다. 고급리조트 가든에서 백인들이 모여서 파티를 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결혼식을 한다. 리조트전체를 다 빌린 모양이다.

야경도 볼 겸 다시 아오응덩 쪽으로 갔다. 내 눈에 번쩍 두리안이 들어온다. 통째로 사서 그 자리에서 폭풍흡입을 했다. 맛은 그다지 별로다. 아직 제철이 아니다.

두리안 <두리안>

멀리 비치 쪽에서 불쇼를 한다. 두리안을 다 먹고 갔더니 끝났다. 코사멧의 볼거리인데 놓쳐서 아쉽다. 맨발로 비치를 걷고 또 걸었다. 단체관광객들이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 비치를 가득 메우고 있다. 중국의 해안도시에 온 듯 모두 중국인들이다. 오래전 한적하고 조용했던 바닷가마을이 비치휴양지로 바뀐 것이 낯설다.

리조트수영장에서 한 바퀴 돌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워서 사이케우 비치의 야경을 볼 수 있다니 환상이다. 결혼식파티의 음악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한 쪽 비치는 중국인들이, 다른 쪽은 백인들이 밤늦도록 향연을 즐긴다.

사우케우 비치 야경 <사우케우 비치 야경>

내가 기억하던 아오응덩은 전설이 되어버렸다. 사방이 칠흑 같이 어둡고 고요하던 바닷가는 더 이상 없다.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기대하고 왔는데 별 볼일이 없어졌다. 내 꿈이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바닷가의 화려한 야경이 보기 좋으면서도 씁쓸하다. 내 기억 속 낙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3] 아오응덩(1)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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