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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5] 아오응덩(3)

발행일시 : 2018-04-18 09:00

까까머리 배 불뚝 아저씨 둘이서 고급와인을 들고 와 코키지 서비스를 받는다. 비치 빈 백에 앉아 라이브공연을 즐기며 밤바다를 바라보며 와인을 마신다. 마카오에서 온 듯한 두 아저씨가 열대의 밤바다를 제대로 즐긴다.

까까머리 아저씨 <까까머리 아저씨>

라이브공연도 좋고 불쇼도 멋있지만 내 앞에 앉은 신기한 조합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사이케우비치의 일출을 보고 아침 먹으러 리조트 식당에 갔다. 전망 좋은 자리는 해가 든다. 해를 피해 자리에 앉아서 아침을 먹는데 까까머리커플이 들어온다. 전망 좋은 자리에 앉는다. 낭만을 제대로 즐기는 브로맨스다.

리조트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 <리조트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

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방에서 뒹굴 거렸다. 티크원목으로 지어진 방이 정겹다. 이런 집에서라면 몇 달을 살아도 좋을 듯싶다. 나이 들면 동남아 물가 싼 예쁜 동네의 전통 집에서 시간을 보낼 구상도 했었는데 포기했다.

뒹굴뒹굴 <뒹굴뒹굴>

교통편하고 경치 좋은 곳은 물가나 집값이 심하게 올랐다. 부자중국이 제주도 땅값을 올린 것처럼 동남아 구석구석을 집값 비싼 곳으로 만들어버렸다. 코사멧도 중국 섬으로 만들어놓았다. 영어보다 중국어가 잘 통하다니 기가 찬다.

12시 페리를 타려고 항구에 와서 탔다. 11시30분에 출발을 한다. 늦게 출발하는 경우는 자주 봤는데 일찍 출발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제시간에 왔으면 어쩔 뻔 했을까 아찔하다. 하긴 돈으로 때우면 된다. 스피드보트가 200바트밖에 안한다.

페리 <페리>

12시10분에 방패에 도착해서 버스 타러 여행사로 갔다. 1시30분에 카오산로드행 버스가 출발하니 1시20분까지 놀다 오란다. 땡볕에 돌아다니기 싫어서 편의점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고 왔다.

앉아있으니 오늘 버스가 바뀌어서 미니버스로 간단다. 시간도 2시로 변경되었단다. 나가서 과일사와서 먹었다. 망고스틴이 싱싱하다. 망고하고 망고스틴으로 배를 채웠다.

망고스틴 <망고스틴>

2시가 되어도 버스가 안 온다. 물어보니 10분 더 기다리란다. 동남아에서 이럴 때 짜증내면 나만 손해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맘을 다스렸다.

버스는 미니버스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젊디젊은 백인남녀가 가득하다. 빈자리에 껴서 탔다. 방콕행 버스는 한 시간마다 있다는데 그걸로 탈걸 그랬다. 올 때는 VIP버스에 널찍하게 타고 왔는데 돌아가는 버스는 입장이 완전 바뀌었다. 태국여행에서 일관성을 기대하는 내가 어리석다.

버스에 탄 젊은이들은 다들 코창에서 출발했단다. 코창에서 출발해서 방패에 들러서 나를 픽업한 모양이다. 다들 섬에서 얼마나 놀았는지 떡실신해서 잔다. 미니버스는 총알택시처럼 쌩쌩 달린다.

휴게소 <휴게소>

휴게소 겸 주유소에 서더니 10분의 시간을 준다. 화장실 갔다가 아이스크림 사먹었다. 독일청년 3명이 코끼리처럼 엄청난 양의 간식을 사먹는다. 덩치만큼 위대한 모양이다.

라오스로 떠나는 독일청년들은 공항에서 내리고 아가씨 4명은 활람퐁역에서 내리고 러시아아가씨와 나는 카오산로드까지 같이 왔다. 코팡안으로 간단다. 코창 갔다가 바로 밤 버스 타고 코팡안으로 간다니 놀랍다. 젊은이들이라 하루도 쉬지 않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떠난다.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에 도착했다. 동해여행사로 갔다. 픽업버스와 일정들을 다시 체크했다. 기차시간이나 온천시간들을 다시 확인해서 일정을 수정했다.

호텔체크인하고 마사지샵으로 갔다. 날 기억하고 반겨준다. 지난번 마사지해줬던 아줌마가 또 내 담당이 되었다. 90분 동안 주물림을 당했다.

마사지샵 <마사지샵>

공항 갈 시간이 다가온다. 내 여고동창들이 방콕으로 날아온다. 며칠 전부터 카톡방이 터질 듯 시끄럽다. 8명이서 태국을 누빌 일이 눈에 선하다. 가슴 설레는 50대 중년의 수학여행이 시작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태국편 Day-5] 아오응덩(3)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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