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로 유명한 영국이지만, 이 표현은 미국에서 생겨났다. 1925년 뮤지컬 No, No, Nanette에 처음 등장했고, 1950년 뮤지컬 영화 Tea for Two에서 도리스 데이(Doris Day)와 고든 매크래(Gordon MacRae)가 불러 유명해졌다. 둘만 ‘호젓하게 혹은 오롯이 차를 마시자’는 뜻 외엔 별다른 뜻이 없지만, 이 말이 주는 다정함과 은밀함 때문인지 여전히 쓰이고 있다. 또 다른 유명한 표현으로는 “It’s my cup of tea”가 있는데, 워낙 유명한 지라 거듭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차의 발상지는 중국이다. 지금도 중국의 차 생산량은 어마어마해서 전 세계 차의 4분의 1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된 표현이 ‘not for all the tea in China’이다. 이 표현은 19세기말 20세기초 경에 영어권에서 생겨나 무언가를 거절할 때 ‘중국의 차를 몽땅 다 준다 해도 안 해 혹은 싫어’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즉, 아무리 많은 걸 대가로 제시한다 해도 그 일은 안 해의 의미로 쓰인다고 보면 된다.

차와 관련된 표현으로는 ‘a tempest in a tea pot’이란 표현도 있다. ‘찻주전자 속의 태풍’이라는 이 표현은 별 것 아닌 일로 난리법석 떨 때 쓰면 된다. 태풍이라고 해봤자 찻주전자 속의 태풍은 얼마나 아담한가 말이지.

실제 tea가 삶의 일부인 영국에서는 It’s tea time이라는 말은 굉장히 다양한 뉘앙스로 쓰여서 영국인들이 아닌 사람들이 그 의미를 다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단 야심한 밤 한국에서 남녀 사이라면 “라면 먹고 갈래?”를 하겠지만, 영국에서는 라면 대신 “Care for a cup of tea?”를 쓸 거라는 추측은 능히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어떤 비원어민(?)은 ‘유학시절에 정말로 차를 타주고 차를 먹여서 보냈다’는 말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왜 자정도 지나 새벽에 카페인이 든 차가 그리 마시고 싶은 건지 그때 갸웃거리긴 했었다. 이외에 ‘It’s tea time’은 ‘이제 우리 수다 좀 떨자,’ 이런 뜻으로도 쓰이고, ‘자세한 얘기 좀 해봐’라는 뜻도 된다. “It’s time for T”라고 하면서 이 T가 truth의 T로 쓰여서, ‘진실을 말할 때야’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물론 술 한 잔 하자는 뜻으로도 쓰이고 더 나아가 마약을 같이 하자는 의미로도 쓰이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남녀가 같이 방으로 올라 가자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눈치껏 행동하는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뻔한 사람 앞에서 이 복잡하기 그지 없는 표현을 마구 던지는 원어민은 또 별로 없다는 게 위안이기는 하다.
이제 tea 한 잔을 앞에 두고 생각이 복잡해질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tea는 그냥 tea일 뿐이니 편하게 즐겨도 좋겠다. 모쪼록 좋아하는 사람과 단 둘이 ‘tea for two and two for tea’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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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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