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신기하게도 컨디션이 좋다. 4박5일 동안 8명의 친구들이 다함께 잠 못 자고 놀았다. 엔돌핀의 대단함을 실감한다. 이 나이에 잠을 못자고 놀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일어나서 짐정리하고 체크아웃하고 택시를 불렀다. 돈무앙공항으로 갔다. 수완나폼공항이 생기기전에 태국으로 들어오던 관문이었다. 국내선에 내렸다.

돈무앙공항
돈무앙공항

보딩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핫야이에 도착했다. 핫야이에 도착하니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이슬람 문화권에 들어온 것이 실감난다. 히잡을 두른 여인들이 많이 보인다. 태국은 불교국가라는 고정관념이 확 깨진다.

핫야이
핫야이

공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를 탔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미니버스가 대기 중이다. 택시기사가 나의 수호천사가 되어 미니버스 티켓을 사고 탈 때까지 지켜봐준다. 항상 느끼지만 태국은 여행자에게 천사의 나라다.

미니버스에 탄 사람들 중 외국인은 나 혼자다. 팍바라까지 가는 도중에 사람들을 원하는 장소에 내려준다. 팍바라에 도착하니 달랑 나 혼자 남았다. 기사에게 보트 타는 곳을 물어보니 내려준 곳 바로 옆을 가리킨다.

코타루타오까지 가는 배편을 물어보니 하루에 한번 있는데 오전에 떠났단다. 내일 표를 지금 사야한단다. 송크란 기간이라 사람들이 매니매니란다. 배표를 사고 나니 숙소도 소개한다. 그렇지 않아도 예약사이트에 방이 하나도 잡히지 않아서 걱정하던 참이었다.

아저씨가 툭툭이에 타란다. 나를 데리고 방갈로숙소에 가더니 방 있냐고 물어본다. 없단다. 다시 태우고 또 어디론가 간다. 또 방이 없단다. 송크란이라 방 잡기가 힘들긴 하다. 결국 골목길 허름한 호텔에 들러서 겨우 빈방을 찾았다. 맘에 안 들지만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내가 어떤 곳에 왔는지 실감이 난다. 외국인관광객은 눈에 뜨이질 않는다.

툭툭이에 태우는 아저씨
툭툭이에 태우는 아저씨

방은 기본적인 침대와 가구 텔레비전이 있다. 에어컨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짐을 풀고 바닷가로 나갔다. 선착장에 가서 바다를 보고 바닷가를 걸었다.

송크란 명절 기간이라 가족을 데리고 놀러온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여자들이 대부분 히잡을 두른걸 보니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해변가 시푸드 식당에 들어가서 망고 솜땀과 게 튀김요리를 시켰다. 영어라곤 원투스리도 통하지 않아 나의 서바이벌테크닉을 총동원해서 겨우 주문했다. 음식은 너무 맛있다.

게튀김
게튀김

바닷가 모래밭에는 아이들이 놀고 있고 어른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살아가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바닷가를 걸었다. 한참 걷다보니 포장마차들이 늘어서 있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놀고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사서 잔디밭에서 소풍 온 듯 즐기고 있다. 배가 불러서 사먹지는 못해도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여행 다녔던 추억이 떠올랐다.

다시 해변을 따라 돌아왔다. 오는 길에 서쪽으로 떠나가는 해를 바라보며 걸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바닷가에는 노는 아이들과 산책하는 사람들 조개 잡는 아저씨도 있다. 축구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축구하는 아이들
축구하는 아이들

왕복 7킬로 정도 걸었더니 기분이 좋다. 숙소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 들러서 딸기맥주와 간식거리들을 사왔다. 서쪽하늘너머 해가 지고 가로등불빛이 하나둘씩 켜진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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