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넓은 책상을 좋아한다. 책상에 이것저것 잡다하게 물건을 올려 놓다보니 넓은 공간을 선호한다. 업무할 때 사용하는 PC 환경에도 영향을 끼쳐 넓은 모니터를 찾게 되는데, 작업 공간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듀얼 모니터는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찾게 된 제품이 2개 화면을 붙인 '한 화면' 비율을 지닌 모니터다. 리뷰한 제품은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이다. 모니터 화면 크기로는 29인치이지만 화면 비율이 21:9로 익숙한 화면비인 16:9보다 가로로 더 길쭉한 제품이다. 거의 정사각형 2개를 붙여 놓은 셈이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사진1.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
사진1.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

◇21:9 화면 비율

해상도는 WFHD(2560 x 1080)로 풀HD(1920 x 1080) 화면 대비 가로로 약 30% 정도 늘어났다. 웹브라우저 창 2개를 나란히 띄워도 가리는 부분 없이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화면이 가로로 길쭉한 만큼 분할해서 쓴다면 좀 더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전용 프로그램에 화면 분할 기능을 넣었다. 이를 사용하면 2분할, 3분할, 4분할이 쉽게 된다. 업무상 여러개 창을 띄워놓고 문서 작업과 동시에 다양한 정보를 찾다보니 창 전환을 자주한다.

하지만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에서는 두 창을 한 번에 모두 띄워 놓을 수 있다. 30인치 이상 크기 모니터도 2개 창을 띄우면 겹칠 수 밖에 없는데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는 좌우로 길쭉한 화면이다 보니 2개 창을 띄워도 겹치지 않는다. 창 전환 빈도는 확연히 낮아졌고 한눈에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특히 차트 정보는 일반 모니터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식 등 차트를 많이 보는 이들에게 효용성은 더 높은 제품이 아닐까 싶다.

재밌는 점은 21:9 화면 비율이다. 다시 계산하면 약 2.33:1 비율이 나오는데, 극장용 영화 스코프 화면 비율인 2.35:1과 거의 비슷하다. 한마디로 스코프 영화를 보게 되면 검은색 공간 없이 꽉 찬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상하 검은색 여백 없이 펼쳐진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극장 부럽지 않다. 극장용 영화를 볼 때 더할 나위 없는 화면 비율인 셈이다. 물론 모든 극장용 영화가 스코프 비율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패널은 IPS로 sRGB 영역을 100% 담아낸다. LG IPS는 믿고 쓴다고 할 만큼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IPS 특징인 178도 광 시야각은 기본. 군더더기 없는 외형은 한눈에 봐도 LG 제품임이 느껴지며 화면 주변부인 베젤은 생각보다 공간이 있는 편이다. 전면과 측면은 블랙, 후면은 화이트 톤을 적용했다. 연결 단자는 HDMI 2개, 디스플레이 포트 1개, 헤드폰 단자 1개가 제공된다. 맥북프로 사용자로서 USB-C타입 단자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HDR가 지원되는 모니터

HDR는 4K 해상도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기술이다. High Dynamic Range 약자인 HDR는 음향 쪽에서 사용하던 용어지만, 사진 영역으로 넘어와 쓰이기 시작했고 영상 영역으로 넘어온 상태다. 영상에서 HDR는 명암 범위를 확대한 것을 말한다. 인간 눈은 4만니트까지 밝기를 감지하지만 우리가 쓰는 모니터 밝기는 기술적인 한계로 1000니트도 넘지 못 하는 것이 현실이다. 카메라 빛을 담아내는 범위 또한 인간 눈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더 넓은 범위 빛을 담아내서 표현해 주는 것이 HDR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HDR는 4K 전유물처럼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고가 모니터에서만 접할 수 있는데, 의외로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에도 HDR가 지원된다. 제품 가격을 고려한다면 다소 의외다. HDR 기능을 제대로 체험하려면 영상 소스도 HDR가 적용해야 한다. 아직 HDR로 제작된 영상이 많지는 않지만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유튜브나 넷플릭스에는 HDR 영상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직접 HDR 동영상을 재생해 보니 HDR를 끈 상태와 켠 상태 차이는 눈에 띌 만큼 차이가 났다. 사실 모니터 제원만 놓고 보면 HDR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어렵지만 대부분 화면은 250니트 이내에서 표현할 수 있다 보니 HDR 선명함을 경험하기엔 충분했다. 게다가 HDR가 아닌 일반 콘텐츠도 HDR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제법 그럴듯하게 작동한다.

◇게임용으로도 쏠쏠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 게임용으로 만들어진 모니터는 아니다. 그럼에도 게임을 고려한 기능이 몇몇 제공된다. 일단 AMD 그래픽 카드를 쓴다면 '프리싱크(FreeSync)'를 쓸 수 있다. 모니터 화면에서 마우스가 움직이고 게임 화면에서 캐릭터가 움직인다. 모니터는 어떻게 이걸 화면에 그려낼까? 간단하다.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을 빠르게 넘기면 그 안에 피사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모니터도 정지 화면을 빠르게 그려낸다. 한번 그려내는 화면을 프레임이라고 하고, Hz 단위를 쓰며 주사율이라고 부른다. 60Hz는 1초에 60번 화면을 그려낸다는 뜻이다.

그런데 모니터 주사율과 그래픽 카드가 렌더링으로 만들어 내는 주사율은 일치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게임 화면이 찢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프리싱크는 바로 이 주사율을 동기화해서 화면이 찢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버벅거리지 않는 부드러운 화면들 만들어 준다. 프리싱크 주사율은 40~75Hz다.

다크맵 모드(Black Stablilizer)는 어두운 화면의 명암비를 높여 색감 차이를 드러나게 해주는 기능이다. 어두운 곳에 숨어있는 적을 식별하기 어려울 때 활용하면 좋다. 액션 모드(Dynmic Action Sync)는 그래픽카드 인풋 신호를 모니터 스케일러를 거치지 않고 전달해 지연 없이 즉각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요즘 배틀그라운나 오버워치 같은 FPS 게임을 즐기는 이가 많은 탓인지, 이런 종류의 게임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듀얼 모니터보다 와이드 모니터

개인적으로 듀얼 모니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 다른 모니터이다 보니 화면 색감이 달라 엄청 거슬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니터 2개를 구매해야 하는 비용 측면과 모니터 2개가 차지하는 공간 마련도 문제다.

그런 점에서 LG전자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9WK600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모니터 하나로 듀얼 모니터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HDR 적용은 제품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모니터 화면이 답답했던 이라면 고려 해봐도 좋은 놈이 아닐 수 없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