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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사의 여행일기 말레이시아편 Day-8] 쿠알라룸푸르(4)

발행일시 : 2018-05-25 09:00

쿠알라룸푸르시내를 걷다보면 길을 잃고 지도를 보느라 폰을 보며 서있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본다. 길을 물어보는 외국인들도 많다. 심지어 택시기사도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하는 바람에 내 심장이 내려앉기도 했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말레이시아편 Day-8] 쿠알라룸푸르(4)

쿠알라룸푸르지도를 보면 이해가 된다. 도시계획이라는 것이 전혀 되어있지가 않다. 누군가 땅을 가지고 맘대로 큰 건물 지은 다음에 건물들 사이로 되는대로 길을 만든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막다른 골목길도 많다. 방향잡고 가다보면 같은 자리를 뱅뱅 돌기 일쑤다.

세상의 수많은 길을 걸었지만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며 걷기는 처음이다. 도시를 꽉 메운 고층건물들이 내 방향감각을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다. 랜드마크가 이정표역할을 할 수가 없다. 원칙 없는 길들은 미로찾기수준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말레이시아편 Day-8] 쿠알라룸푸르(4)

체크아웃하고 말레이전통 공예품전시장을 찾아갔다. 길에서 지도 보며 확인하기 싫어서 가는 길을 정확히 계산해서 머리에 넣고 출발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중간에 길이 끊어지고 공중보도로 연결된다. 공중보도위에서 머릿속 지도를 열심히 계산해서 탈출구를 찾았다. 공예품전시장을 찾아내니 내 자신이 대견할 정도다.

공예품전시장 <공예품전시장>

힘들게 찾은 공예품전시장은 구경할만하다. 바틱은 고급스럽고 공예품들도 탐나는 것들이 많다. 짐스러운 점만 빼면 사고 싶은 것들이 많다. 갖고 싶은 탐욕을 잠재우고 눈 호사만 누리고 나왔다. 짐만 들어 힘들 자신이 없다.

바틱제품 <바틱제품>

그랩을 불렀다. 픽업위치가 달라서 전화통화해서 겨우 접선했다. 복잡한 쿠알라룸푸르에서 구글지도가 내 위치를 자동으로 지도에 표시하기는 난해한 일이다. 그랩에 픽업위치를 수동으로 입력해주지 않으면 기사와 만나는 것이 007접선수준이 되기 일쑤다.

그랩을 부르고 기사위치를 추적해보면 재미있다. 내 위치로 제대로 바로 오는 기사가 드물다. 대부분 차를 돌리느라 고생들을 한다. 처음에 짜증나서 그랩을 캔슬하고 다시 다른 기사를 부르기도 했는데 도로사정을 이해하고 나니 느긋하게 기다리게 된다.

택시가 그랩영업을 하기도 한다. 택시그랩을 타고 누센트랄로 갔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다가 한식당에 갔다. 여행 중 처음 만나는 한식메뉴가 낯설다. 떡볶이를 시켰다. 반 이상을 남겼다. 백반식 세트로 시킬걸 그랬다.

태국식 마사지샵 <태국식 마사지샵>

태국식 마사지샵이 있어서 들어갔다. 4시까지 예약이 찼단다. 바로 옆의 마사지샵으로 갔다. 태국식 전신마사지를 해준다. 태국식 마사지는 깨끗한 곳에서 받지 않으면 꺼림칙하다.

말레이시아식 마사지샵 <말레이시아식 마사지샵>

말레이시아에서 받은 마사지 중에서 가장 그뤠잇이다. 진작 몰랐던 것이 원통하다. 로드샵에서는 태국식 마사지를 받기 꺼려져서 발 마사지만 받았는데 성에 안찼다. 떠나는 날에야 발견한 것이 아쉽다.

모노레일을 타고 마스지드자멕으로 왔다. 내려 보는 술탄압둘사마드모스크가 아름답다. 방문시간이 지나서 들어갈 수는 없다. 걷는 길이 복잡한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전철타고 다니는 것이 편하다.

모노레일 <모노레일>

센트럴마켓에 들러 바틱 원피스를 사고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어김없이 길을 헤매고 물어보는 외국인을 만난다. 차이나타운을 지나 야시장 쪽으로 걸었다.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것들을 실컷 먹었다. 두리안과 망고 찰밥 등 끌리는 대로 먹었다.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

중국인 인도인 말레이인이 함께 살아가는 말레이시아는 복잡한 듯 단순하다. 사람들은 말레이 언어를 쓰면서 중국말과 영어를 조금씩은 한다. 여행자들이 언어로 인한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술탄압둘사마드모스크 <술탄압둘사마드모스크>

호텔서 짐을 찾고 공항셔틀을 요청하니 택시를 불러준다. 퇴근시간이라 그랩 잡기는 힘들어서 호텔택시를 탔다. 기사는 태국과 말레이혼혈이란다. 그동안 만난 기사들을 보면 인도인 중국인 말레이인을 다 만났다.

택시 <택시>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공사 중인 105층 건물을 만났다. 기사가 사진 찍으라며 잠시 세워준다. 시내에는 불 꺼진 대형빌딩들이 넘치던데 105층 건물을 건설 중이다.

공사 중인 105층 빌딩 <공사 중인 105층 빌딩>

기사 말이 백만링깃이면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준단다. 암팡지역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산단다. 백만링깃을 투자해서 말레이시아에 평생 살 것인가 잠시 생각해봤다.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즐거움과 기쁨을 얻는다. 힘든 일도 겪고 어려움에 빠질 때도 있다. 하지만 돌아갈 집이 있어서 든든하다. 난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내 땅 내 집에서 백만링깃을 쓰면서 살아가고 싶다.

쿠알라룸푸르 공항 <쿠알라룸푸르 공항>

돌아갈 집이 있어야 여행이 행복한 법이다.

[허여사의 여행일기 말레이시아편 Day-8] 쿠알라룸푸르(4)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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