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보건복지부 공무원 등에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병원장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 선정 주무부처인 복지부 공무원에게 수차례 뇌물을 전달하고 국회의원들에게는 정치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경찰은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복지부 국장급 허모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허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길병원 원장 이모씨와 비서실장 김모씨는 업무상 배임·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길병원은 2013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허씨에게 병원 법인카드 8개를 제공했다. 허씨는 유흥업소와 스포츠클럽, 마사지업소 등에서 이 카드로 약 3억5000만원을 결제했다. 그는 골프 접대 등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이씨는 연구중심병원 선정이 이뤄지면서 허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길여 길병원 이사장 등 병원 최고위층 연루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이씨는 병원으로부터 가지급금 명목으로 법인자금을 받아 정치후원금으로 이를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병원 소재지인 인천지역 국회의원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낸 혐의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허씨를 직위해제하고 징계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허씨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부터 대기발령 상태였으며 복지부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허씨를 직위해제 한 후 내부 징계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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