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 이후 서비스업 대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경제구조를 고려해 상품무역에 집중된 한·중 간의 무역구조를 서비스무역까지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한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가 중국 주요도시 5곳에 매장을 동시 오픈한 가운데 현지 소비자들이 한 점포에 가득차 있다.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 이후 서비스업 대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경제구조를 고려해 상품무역에 집중된 한·중 간의 무역구조를 서비스무역까지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한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가 중국 주요도시 5곳에 매장을 동시 오픈한 가운데 현지 소비자들이 한 점포에 가득차 있다.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 이후 서비스업 대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경제구조를 고려해 상품무역에 집중된 한·중 간의 무역구조를 서비스무역까지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이재영)이 최근 펴낸 ‘대중국 서비스무역 활성화 방안: 주요 업종별·지역별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과거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달하던 고속성장기를 벗어나 최근 성장률 6~7% 수준의 중속성장기로 접어들었다.

중국이 변화된 경제환경에 성장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다. 특히 중국 정부의 육성정책의 도움으로 중국의 서비스업은 ▲성장속도 ▲성장동력 ▲경제구조 ▲고용 등 경제 전반을 주도하며 과거 제조업의 위상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추진될 중국의 주요 국가정책을 총망라한 ‘13·5 규획’에서는 서비스업의 개방과 생산자 서비스업의 육성을 강조해 향후 중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첨단산업과 함께 서비스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중국정부는 과거 제조업의 빠른 발전을 이루기 위해 개방정책을 펼친 것처럼 최근에는 서비스업 발전과 서비스무역 확대를 위해 이에 초점을 맞춘 대외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비교역적이고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갖는 서비스업은 앞으로 내수와 소비주도형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서비스업은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제조업의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 상무부는 2016년 6571억 달러에 달한 중국의 서비스무역 규모가 2020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2011~2016년 중국의 상품무역은 연평균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서비스무역은 연평균 8.0% 성장했으며 해당 기간 액수는 무역총액 대비 10.9%에서 15.1%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중국의 서비스무역은 수출보다 더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 서비스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에 따르면 2011~2016년 대중 상품무역은 연평균 -0.8% 성장률을 보이며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서비스무역은 연평균 6.0% 증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3년 이래 중국은 한국의 최대 서비스수출국이자 서비스수지 흑자국이 된 셈이다”며 “이처럼 중국의 서비스수입과 한국의 대중 서비스수출이 모두 확대되는 현상은 향후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서비스협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국정부는 2016년 이후 ‘서비스무역 혁신발전 시범지역’과 ‘서비스무역 발전 13·5 규획’을 발표해 서비스무역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중점지역을 지정하고 각종 시범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를 도입한 ‘외상투자산업지도목록’과 ‘자유무역시험구’ 정책을 발표해 서비스업의 대외개방 확대와 다양한 정책 및 제도 개혁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서비스업에 대한 빠른 정책변화와 개방속도를 고려할 때 한·중 FTA 서비스 및 투자 분야 후속협상으로 높은 수준의 서비스시장 개방 달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한·중 FTA 협정문 부속서에 기재된 것처럼 네거티브 리스트에 기초한 자유화 방식이나 미래 최혜국 대우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강조했다. 서비스시장 개방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과 홍콩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서 취했던 점진적 보충협상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중국 서비스 수출과 서비스업 진출에 있어서는 중국 내 서비스수입시장 규모, 서비스공급의 부족 정도, 우리 서비스업 시장 경쟁력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의료, 문화콘텐츠, 물류서비스업이 대중국 서비스업 진출 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서비스업의 규모와 산업기반, 서비스무역 규모와 시장성, 서비스업 관련 정책 등을 보면 한국이 우선적으로 진출해야 할 지역은 광둥성, 베이징, 상하이, 산둥성 등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해당 지역들은 각각 서비스업과 관련된 대표적인 시범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세부적으로는 ▲중국과 홍콩의 CEPA 시범지역(광둥성) ▲서비스업 개방 선도지역(베이징) ▲자유무역시험구를 통한 서비스업 개방지역(상하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 전환 촉진 및 한·중 FTA 시범사업 추진지역(산둥성) 등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 시에는 중국과 홍콩의 CEPA 협상시스템을 고려할 수 있다고 연구원을 강조했다. CEPA에서는 광둥성을 선행시험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에서 우선적인 개방조치를 시행한 바 있어서다.

이런 방식은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개방에 비해 리스크가 적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중 FTA에서도 양국의 특정 지역을 선행시험지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의 연구진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된 한·중 FTA 후속협상을 통해 이미 서비스업 대국으로 변모한 중국시장에의 진출을 확대하고 양국간 경제협력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며 “상품무역 중심의 대중국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대중국 서비스무역 활성화를 새로운 수출동력을 발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보고서는 중국의 서비스무역 현황과 육성 및 개방 정책 전반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업종별·지역별 대중국 서비스무역 확대방안을 모색했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관련 후속협상에 대비한 정책적 시사점도 제시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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