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에서 흥미로운 점을 하나 꼽자면 LG전자 올레드TV 판매다.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LG디스플레이는 LCD에 집중해 왔고, 이 분야 강점을 지닌 회사다. 올레드(OLED)는 오히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모바일 분야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분위기를 보면 더 큰 패널인 TV에서도 삼성전자가 OLED 제품에 주력할 거 같았지만 오히려 LG전자가 올레드 TV를 먼저 판매하기 시작한다. 올레드 TV는 LG전자 TV사업부 실적을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올레드 TV를 내놓고 있지 않다. LG전자 올레드 TV는 올해 패널 강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α9)을 적용했다. 그래서 제품명이 'LG 올레드 TV AI ThinQ(씽큐)'다. 과연 어떤 제품일까. 65인치 제품(모델명:OLED65E8KNA)을 직접 사용해 봤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

올해 내놓은 LG전자 올레드 TV가 작년과 다른 부분은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축적된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입력과 출력 영상을 비교해 스스로 최적 화질을 구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눈여겨 볼 부분은 소프트웨어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별도 칩까지 제작했다는 것. 이를 LG전자는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α9)이라고 부른다.

알파9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먼저 입력 영상을 분석해 잡티, 뭉개짐 등 노이즈를 제거한다. 물결무늬 밴딩 제거, 컬러 뭉개짐 완화 등 화면 어느 부분에서도 선명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로 영상 입체감도 끌어올린다. 풀HD나 4K나 모두 평면 디스플레이에서 영상이 재생되지만 4K 영상은 큰 해상도로 인한 특유 입체감이 있다. 그런데 알파9은 사물과 배경을 분리한 후 각각 적합한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세팅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물은 좀 더 선명하게, 배경은 좀 더 원근감 있게 만들어 특유 입체감을 살린다.

마지막으로 컬러 조정이 더해진다.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에는 색상보정 알고리즘이 적용돼 있다. 일반 TV 대비 7배 이상 촘촘하게 만든 기준 색좌표를 이용해 정확한 색상을 표현하도록 해준다.

알파9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면 OLED 패널 강점을 살려 화질을 잘 표현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억지로 화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OLED 표현 능력보다 부족한 영상 소스 정확도를 높여 제대로 보여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화질 차이는 분명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하지 않은 작년 모델과 비교하면 명확히 알 수 있는 부분인데, 누가 봐도 알파9이 있고 없음에 따라 화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미니멀리즘

제품이 배송되고 설치된 다음 날 마주친 LG 올레드 TV AI 씽큐(ThinQ) 첫 인상은 꽤 강렬하다. OLED라는 패널 특성을 잘 살려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덜어내고 화면만 최대한 남겨 놨다. 최근 스마트폰을 보면 화면 주변부인 베젤을 최소화해 화면은 커졌지만 제품 크기는 작아지고 있는 추세다. 화면은 클수록 좋고 제품 크기는 작을수록 좋은 건 진리다.

TV도 예외는 아닌데, 이런 점에서 LG 올레드TV AI ThinQ는 거의 정점에 다다른 듯하다. TV를 켜면 하단 받침대를 위한 부분과 스피커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화면으로 가득 채워진다. 받침대를 위한 공간마저도 투명하게 처리해 마치 없는 듯 연출했다. 오롯이 65인치 화면만 눈앞에 펼쳐지는 셈이다.

측면을 보니 패널과 패널 앞 글래스 단 두 장으로 TV가 만들어진다. OLED는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낸다. LCD와 다르게 백라이트가 없다보니 얇은 패널 하나만으로 화면을 그려낸다. TV가 이렇게 얇아졌다니 '격세지감'이다.

▶HDR

최근 영상 해상도 트렌드는 풀HD를 넘어 UHD(4K)로 가고 있다. 화질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화면 크기와 맞물려 해상도가 높아지면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UHD TV를 직접 체험해 보면 풀HD TV와 화질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그런데 4K에서는 단지 해상도만 키운 것이 아니라 생생함을 담을 수 있는 또 다른 무기가 장착되는데 그것이 바로 HDR다. HDR라는 용어는 오디오에서 쓰이기 시작해 사진으로 넘어가더니 영상 분야에서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설명하면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해 주고 색을 담아내는 범위가 기존보다 더 넓어 사실감 있게 표현해 준다.

개인적으로 HDR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빛을 표현하는 영역이었다. 화면에서 보이는 햇빛은 그냥 밝을 뿐 엄청 밋밋하지만 HDR로 표현되는 햇빛은 정말 눈이 부실 듯한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비로소 빛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어두운 부분도 OLED이기 때문에 HDR가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LCD는 검은색을 표현할 때 백라이트를 편광판으로 막는 방식이라 빛샘이 있어 완벽한 검은색 표현이 어렵지만 OLED는 소자의 발광을 멈춰 빛을 내지 않는다. 완전한 검은색 표현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HDR가 요구하는 검은색의 짙고 옅음을 표현할 수 있다.

HDR는 4K라는 해상도와 상관없이 추가하는 기술이다. 한 번 더 손을 타는 만큼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4K 영상 중에서 HDR를 지원하지 않는 때도 있다. 하지만 화질 차이가 크다 보니 최근 동영상을 보면 4K와 HDR가 동일시 될 만큼 기본으로 장착되는 추세다. 한마디로 4K 제품 구매에 있어 HDR는 빼놓을 수 없는 옵션이다.

LG올레드TV AI ThinQ는 HDR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4대 HDR 규격을 모두 제공한다. 돌비비전과 HDR10 프로를 적용한 사례는 다른 제품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 외 테크니컬러 HDR, HLG까지 포함했다. 여기에 일반 영상을 HDR급 화질로 볼 수 있는 영상 모드도 넣었다. 화질만큼은 현재로선 더는 개선이 어려울 만큼 최신 기술을 모두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서 스포츠까지

LG 올레드 TV AI ThinQ를 사용하면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스포츠까지 다양하게 감상했다. 사실 영화는 작년에 이미 4K HDR 작품을 LG올레드 TV로 처음 접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기존에 알던 화면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도 광활한 자연 풍경을 4K HDR로 만나면 전혀 다른 콘텐츠로 다가온다. 65인치 대화면과 4K, HDR 조합은 결국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한 번 더 혹한 게 스포츠 감상이다. 유럽의 다양한 축구 리그를 주로 봤는데, 4K 해상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수 역동성이 굉장했다. 빠른 움직임 탓에 자칫 생길 수 있는 화질 뭉개짐이나 깨진 부분이 완화된다. 여기에 입체감이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실감 영상을 접할 수 있다.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의 힘이다.

올해는 특히 굵직한 축구 경기가 다양하게 진행된다. 현장을 가지 못 하는 이들은 4K TV 구입 여부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터. 고가 제품인 만큼 꼭 매장에 들려 눈으로 확인해 보는 건 기본이다. LG 올레드 TV AI ThinQ를 한번 접하게 된다면 지름신이 여러분 곁을 내내 맴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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