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5일 분기로 직원 수를 공시하는 국내 금융사 321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40명(0.9%)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표=CEO스코어 제공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5일 분기로 직원 수를 공시하는 국내 금융사 321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40명(0.9%)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표=CEO스코어 제공

지난해 국민·KEB하나·우리·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역대급의 실적을 냈다고 자화자찬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작년 영업이익(이하 별도기준)이 2조6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123%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우리은행은 1조7900억원으로 41% 증가했고 KEB하나은행은 전년대비 79% 늘어난 2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한은행도 전년 대비 19% 증가한 2조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의 실적호조에는 오랜 기간 온각 시련을 참아가며 정성을 다해오 던 해고 직원들이 피눈물이 고여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선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마저 비웃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25일 분기로 직원 수를 공시하는 국내 금융사 321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40명(0.9%)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금융권을 떠난 직원은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만385명(4.7%)이나 줄어들어 금융권 고용감축 추세가 최근 3년 동안 가파르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 중 직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은행들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10만8927명으로 2015년 3월 말 대비 9725명(8.2%)이나 줄었다. 이는 금융권 전체 감소인원의 93.6%에 해당하며 비대면 채널 수요 증가로 은행은 직원들을 계속 내았다.

은행 다음으로 생명보험사가 1875명(7.0%) 줄어 두 번째로 감원이 많았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 및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구조조정이 이어진 결과다.

보험사 중에선 생명보험사 직원이 크게 준 데 반해 손해보험은 오히려 290명(0.9%) 늘었다. 손보사의 경우는 자동차보험 등 단기보험 비중이 커 금리변동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 외에 증권사가 466명(1.3%), 투자자문사 6명(1.6%) 순으로 줄었다. 사실상 은행과 생보사 직원이 대폭 줄면서 금융권 전체 직원이 감소한 셈이다.

업체별로 국민은행이 2만1143명에서 1만6816명으로 3년 동안 4327명(20.5%)이나 줄었고, 하나은행 2815명(17.4%), 우리은행 1154명(7.6%)도 1000명 이상씩 줄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규직은 1만3419명으로 2016년 말 기준 1만3819명 보다 400명이 감소했다. 3년 동안에는 694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어 메리츠화재 864명(33.6%),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733명(14.5%), 농협은행 699명(5.1%), 미래에셋생명 410명(25.1%), DB손해보험 408명(8.2%), NH투자증권 363명(11.4%) 등이 감원 ‘톱10’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해상으로 983명(30.3%)이나 증가했다. 이어 중소기업은행 680명(5.7%), 한화손해보험 464명(15.8%) 순이다.

이번 조사는 3월 말 기준으로 직원 수를 공시하지 않는 신용카드사와 리스사, 할부금융사 등은 집계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한편 4대 시중은행들의 직원 감소폭이 큰 것은 점포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은행들은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대신 돈 안 되는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줄이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점포수는 총 6972개로 2016년 말(7280개) 대비 308개 줄었다. CD·ATM 등 자동화기기 역시 4만4596개로 1년 전에 비해 3878개가 사라졌다. 영업점포는 KEB하나은행이 1년 동안 87개 줄었고 국민은행은 69개, 우리은행은 17개, 신한은행은 6개가 각각 문을 닫았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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