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필기 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해 2011년 등장한 '삼성 갤럭시 노트'는 익숙한 아날로그 습관과 정서를 현대 기술에 반영하는 데 기여했다. 아울러 분야와 세대를 가리지 않는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며 전에 없던 새로운 스마트폰 사용 방식을 제시했다. AI와 IoT가 접목된 '갤럭시 노트9' 또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이전보다 역할과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S펜과 손바닥 크기로 응축된 놀라운 성능이 조화를 이뤄 활용도와 가능성이 확장됐다.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더 분명해진 존재감, 'S펜'과 '빅스비'

S펜은 기존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글쓰기·그리기와 기능과 더불어 ▲스마트 셀렉트 ▲캡처 후 쓰기 ▲라이브 메시지 ▲번역기 ▲글랜스 ▲돋보기 ▲빅스비 비전 등의 다양한 스마트펜 기능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S펜은 기존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글쓰기·그리기와 기능과 더불어 ▲스마트 셀렉트 ▲캡처 후 쓰기 ▲라이브 메시지 ▲번역기 ▲글랜스 ▲돋보기 ▲빅스비 비전 등의 다양한 스마트펜 기능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일개 액세서리에 불과했던 'S펜'은 이제 블루투스로 노트9을 원격제어한다. TV 리모컨처럼 사용돼 기존 S펜 활용도가 적었던 사용자 또한 쓸 일이 많아질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 S펜 버튼으로 원격 제어 가능한 앱은 카메라, 갤러리, 음성 녹음, 삼성 뮤직, 삼성 비디오, 유투브, 스냅챗, 스노우, B612, MS 파워포인트, 한컴 오피스 쇼 등 11개다.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Software Developer Kit)를 공개했기 때문에, S펜으로 원격 제어 가능한 앱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현재 스마트 S펜 버튼으로 원격 제어 가능한 앱은 카메라, 갤러리, 음성 녹음, 삼성 뮤직, 삼성 비디오, 유투브, 스냅챗, 스노우, B612, MS 파워포인트, 한컴 오피스 쇼 등 11개다.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Software Developer Kit)를 공개했기 때문에, S펜으로 원격 제어 가능한 앱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인공지능(AI)에 목소리로 명령할 필요도 없다. 셀카 봉 없이 멀리서 S펜을 누르면 그만이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유튜브 동영상이나 음악 재생도 가능하다. 미러링된 파워포인트 화면도 S펜 버튼을 눌러 진행할 수 있다. 손에 S펜을 들고 발표나 강연을 할 수 있으니 레이저 포인터 기능을 추가했으면 정말 완벽했다.

빅스비와 연동된 앱에 다양한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다
빅스비와 연동된 앱에 다양한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다

빅스비는 “에어컨 꺼줘”라는 명령에서 알 수 있듯 홈 IoT와 연계할 조짐을 보였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한 단계 진화한 지능형 어시스턴트 '빅스비'를 지원해 다양한 IoT 제품을 연결하고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노트9으로 IoT 원격 제어가 가능한 가전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갤럭시 노트9 왼쪽 밑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빅스비를 실행하면, 현재 빅스비로 음성제어 가능한 앱 목록과 예시 명령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빅스비 비전 실행 모습
갤럭시 노트9 왼쪽 밑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빅스비를 실행하면, 현재 빅스비로 음성제어 가능한 앱 목록과 예시 명령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빅스비 비전 실행 모습

빅스비 음성 인식은 연계할 수 있는 앱 증가로 인식 범위도 확장됐다. '빅스비 비전'을 통한 비전 인식도 강화됐다. 증강현실(AR)로 QR코드나 사물을 인식해 정보를 제공하고, 카메라에 비친 외국어를 번역하거나 근처 명소까지 알려주니 신기할 따름이다.

◇과도한 사용에도 끄떡없는 배터리와 냉각시스템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노트9은 4000㎃h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배터리가 줄어드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고 별다른 사용이 없다면 3일도 거뜬해 보였다. 배터리 소모가 심할 경우는 주로 장시간 게임과 동영상 시청, 또는 덱스로 외부 디스플레이와 연결했을 때뿐이었다. 과도한 사용에도 여전히 잔량이 남아있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오래가는 배터리는 확실한 장점으로 보였다. 스마트폰이 전혀 뜨거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특히 흥미로웠다.

갤럭시 노트9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장면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갤럭시 노트9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장면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노트9 냉각 시스템은 삼성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 Z'에 탑재된 'Z 에어로플로'라는 수랭식 시스템을 연상케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냉각시스템에 대해 “스마트폰은 '갤럭시 S7'부터 적용되고 있으며, 노트9에서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랭식 시스템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한 열에너지가 열전도관에 들어있는 물을 기화시키고, 이때 생성된 수증기가 온도 낮은 쪽으로 이동해 다시 액화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노트9 또한 이러한 흡열·발열반응 반복을 통해 효과적으로 열을 제어한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수랭식 시스템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한 열에너지가 열전도관에 들어있는 물을 기화시키고, 이때 생성된 수증기가 온도 낮은 쪽으로 이동해 다시 액화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노트9 또한 이러한 흡열·발열반응 반복을 통해 효과적으로 열을 제어한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수랭식 시스템으로 노트9이 어떻게 데스크톱 성능을 낼 수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수랭식 냉각은 노트8 대비 33% 개선된 CPU와 23% 향상된 GPU 성능을 늘 100% 가까이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덱스로 경험하는 몰입감 높은 '모바일 PC'

삼성 덱스 실행 화면
삼성 덱스 실행 화면

노트9 '삼성 덱스(Samsung Dex)'는 S펜을 마우스처럼 사용해 작업이 수월하다. 노트9과 연결된 외부 화면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볼 수도 있고 블루투스 키보드까지 연결하면 여느 데스크톱 부럽지 않은 문서작업용 투 모니터 모바일 PC가 뚝딱 만들어진다.

갤럭시 노트9을 모니터와 연결해 덱스로 미러링한 모습. 화면만 크다면, 넷플릭스 영화 감상에도 적합하다
갤럭시 노트9을 모니터와 연결해 덱스로 미러링한 모습. 화면만 크다면, 넷플릭스 영화 감상에도 적합하다

덱스 미러링은 영화 감상에 적합하다. 최대 1.2Gbps를 지원하는 고성능 10㎚ 프로세서가 탑재돼 버퍼링 걱정도 없다. TV처럼 음향장치까지 탑재한 일부 디스플레이는 소리도 지원한다. 큰 화면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콘텐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으니 안방극장이 부럽지 않다.

프로게이머 정재준 씨가 노트9으로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하는 장면, 왼쪽에 덱스로 미러링 된 화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프로게이머 정재준 씨가 노트9으로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하는 장면, 왼쪽에 덱스로 미러링 된 화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덱스 미러링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도 색달랐다. 노트9은 애초부터 고해상도 그래픽을 제공하기에 미러링 화면 또한 고해상도였다. 일반 스마트폰 미러링 화면이 저해상도로 보이던 현상과는 확실히 구분됐다.

이미 16대9 넓은 화면을 자랑하는 노트9이지만 덱스를 활용한 플레이는 상대를 압도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여기에 '모바일 트리거'까지 동원한다. 아울러 하만 AKG와 돌비 애트모스 입체음향 기술로 상대 플레이어 위치까지 알아낼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정말 반칙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을 읽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4K급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게 하는 노트9 고해상도 카메라 렌즈는 AI와 만나 더욱 똑똑해졌다. 사람·음식·풍경 등 20개 대상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알아서 각각 장면에 최적화된 색감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대상에 따라 최적화된 촬영 조건을 설정하는 AI는 전문가처럼 명암, 밝기, 채도, 화이트밸런스 등 복잡하고 어려웠던 설정을 알아서 처리했다. 심지어 단체 사진 촬영에서 누군가 눈을 깜빡이거나 카메라가 흔들린 것까지 찾아내니 마음을 읽어 척척 알아서 하는 느낌이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카메라가 복잡한 설정을 자동화해 최적 사진을 제공하는 것은 유용하나 한 번 촬영에 딱 한 장만 제공되는 건 약간 아쉬웠다. 같은 장면이라도 사진작가마다 각자 개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듯, 인텔리전트 카메라도 한 번 촬영으로 다양한 설정으로 연출된 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9은 1200만 화소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로 이뤄진 듀얼 카메라에, 사람의 눈처럼 빛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듀얼 조리개(F1.5 렌즈, F2.4 렌즈)가 추가됐다. 이를 기반으로 어두운 곳에서는 더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도록 렌즈를 열어, 더 밝고 또렷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노트9은 1200만 화소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로 이뤄진 듀얼 카메라에, 사람의 눈처럼 빛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듀얼 조리개(F1.5 렌즈, F2.4 렌즈)가 추가됐다. 이를 기반으로 어두운 곳에서는 더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도록 렌즈를 열어, 더 밝고 또렷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개선된 카메라 덕에 야간 촬영이나 실내 촬영이 거뜬하다. 여러 장의 이미지를 합쳐 한 장의 또렷한 사진으로 보여주는 '멀티 프레임 합성 기술'은 라이브 포커스와 HDR 기능에 적용됐다. 저조도 촬영 시 흔하게 발생하는 노이즈, 불빛 번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별 것 아닌 일상을 특별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싶다면 초고속으로 동작하는 '싱글 테이크 모드'를 사용해보자. 최대 0.4초 순간까지 포착하고 초당 960개 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다.

◇1TB 차별성과 덱스로 확인하는 노트9 본질

노트9이 자랑하는 1TB 메모리는 기본 제공사항이 아니다. 대신 원하는 소비자에 한해 최대 1TB를 확보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1TB를 확보하려면 8GB RAM/512GB를 제공하는 스페셜 에디션을 구매하고 별도 512GB 마이크로SD까지 구매 후 탑재해야 한다.

갤럭시 노트9에 탑재할 수 있는 512GB 마이크로 SD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갤럭시 노트9에 탑재할 수 있는 512GB 마이크로 SD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일반 소비자는 6GB RAM/128GB 메모리도 다 소화하지 못하는 까닭에 이 대용량 이점에 대해 특별한 매력을 못 느낄 수 있겠지만 활동성을 요구하는 4K 동영상 제작자라면 1TB를 지나쳐선 안 된다.

스마트폰 전용 짐벌에 갤럭시 노트9을 연결한 모습
스마트폰 전용 짐벌에 갤럭시 노트9을 연결한 모습

이미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영화 제작이 가능할 정도로 향상된 지 오래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영상 제작을 돕는 전용 드론과 짐벌 등 다양한 영상장비 또한 시장에 등장했기에 노트9이 과연 이들과 결합해 얼마나 놀라운 결과물을 선보일지도 기대된다. 덱스가 처음 선보였을 때 삼성 갤럭시는 다른 기기와 연결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음을 느꼈다. 계보를 잇는 노트9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노트9을 평가하려면 다른 기기와 연결과 활용법까지 주목해야 한다. 사용자에 따라 알맞게 적응하고 언제든 스마트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응축된 모바일 PC. 그것이 노트9 본질이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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