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경찰이 용산 참사 당시 화재 위험을 알고도 무리하게 경찰력을 투입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이목을 받고 있다.

5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벌인 용산 참사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용산 참사는 지난 2009년 서울 용산재개발사업 관련 시위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경찰은 용산 현장진입 때 망루 진입 방법, 망루 구조 분석, 화재 발생 등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다”며 “진압작전계획에 명시됐던 사전 예행연습을 할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진상조사위는 “1차 진입 후 망루 내에 인화성이 강한 ‘유증기’가 가득 찼고 경찰특공대에 배정된 소화기가 상당 부분 소진된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 변화를 외면하고 2차 진입을 강행한다는 것은 경찰특공대원들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수행”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명박 청와대는 용산 참사에 쏠린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을 이용하라고 경찰에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모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용산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사건’의 수사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군포연쇄살인사건은 강호순이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아내를 살해한 이래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7명의 여성을 연쇄 납치해 살인한 사건을 말한다.

강씨는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지난 2009년 1월24일 검거됐는데 다수 언론이 그간의 관행과는 다르게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는 등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이은수 기자 eslee@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