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3년 9월 출시된 농심의 대표 장수제품 `안성탕면`이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사진=농심 제공
지난 1983년 9월 출시된 농심의 대표 장수제품 `안성탕면`이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사진=농심 제공

지난 1983년 9월 출시된 농심의 대표 장수제품 ‘안성탕면’이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안성탕면은 구수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해 8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이 150억개를 넘었다. 이는 국민 1인당 300개씩을 섭취한 양이다. 누적 매출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누적 판매량이 150억개를 넘어선 제품은 부동의 1위 신라면(300억개)과 안성탕면 두 가지뿐이다.

현재까지 판매된 안성탕면을 일렬로 이으면 둘레 4만㎞ 정도인 지구를 75번 휘감을 수 있다.

이 제품의 이름은 경기도 안성의 지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안성이라는 지명을 상품 이름에 끌어 쓴 것은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더해주기 위해서였다. 예로부터 안성은 곡창지대, 우시장으로 소문난 지역이었으며, 유기가 유명해서 ‘안성맞춤’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던 인심 좋은 고장이었다. 농심은 안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점에 착안, 지명과 국물맛을 강조한 라면이름을 지었다.

이렇게 안성탕면이 35년 동안 인기장수 제품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농심 측은 흉내 낼 수 없는 특유의 구수하고 진한 국물맛을 꼽았다. 실제로 안성탕면은 된장을 기본으로 소고기와 고춧가루가 어우러진 우거지장국 맛을 구현했다.

특히 안성탕면은 1963년 이후 라면시장 정상을 지켜온 삼양라면을 제치고 처음 1위에 오른 제품이다. 농심의 시장역전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은 1985년 3월, 안성탕면의 인기에 힘입어 시장 1위에 올랐다.

안성탕면은 경남과 부산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이 지역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성탕면이 신라면을 제치고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농심은 된장문화에 익숙한 경상도민의 입맛을 인기비결로 꼽았다.

한편 농심이 국내 라면 탄생 55주년을 맞아 장수 브랜드의 누적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100억개를 넘어선 브랜드는 신라면(1986~2017년 300억개), 안성탕면, 삼양라면(1963~2018년 8월, 110억개)등 3가지였다. 이 제품들은 모두 라면시장 1위를 경험한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뒤로 짜파게티, 너구리, 진라면, 육개장사발면 순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반세기 국내 라면 역사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맛본 브랜드는 단 3개뿐이다.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과 농심의 ‘안성탕면’, 그리고 ‘신라면’이다.

삼양라면은 국내 처음 출시돼 안성탕면이 가세하기 전까지 20여 년 선두를 차지했다. 이후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면서 출시 4년 만인 1987년 매출 442억원, 점유율 12.9%로 삼양라면을 처음으로 제치고 시장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안성탕면은 1991년 들어 ‘사나이 울리는 매운 맛’ 신라면(1986년 출시)에 1위 바통을 넘겨줬으며, 현재까지 신라면과 함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이들 장수제품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창적인 맛과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아온 간판스타들”이라며 “한국 라면시장의 역사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시장의 산증인이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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