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발행일시 : 2018-10-04 03:40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히말라야 산맥은 오랫동안 나에게 경이로움과 매혹의 원천이었다. 내가 2006년 그 곳을 처음 방문했던 이전부터 솟아올랐던 웅장한 산봉우리들은 먼 황야가 부르는 모험과 신비함으로 가득하다. 장엄한 아름다움과 차가운 위험이 함께 하는 그 곳을 재차 방문하면서 세계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거친 대기와 먼 문화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과 상상력이 더 강해졌다.

높은 고도의 얇고 날카로운 공기는 유명한 미국 산악인이자 산림가 피니스 미첼(Finis Mitchell, 1901-95)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도시 생활의 번잡함을 피해 산을 찾을 때 느끼는 특권의식 같은 갈망과 애상을 느낀다.

산은 마음의 근심을 없애는 최고의 약이다. 사람은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잘 모른다. 만사에 통달했으며 세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다. 오로지 혼자서 산을 돌아다닐 때, 자연과 소통하고, 주변의 미미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오갈 때 자신이 세상에서 단명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

히말라야 산맥의 어느 곳에서도 천둥 용의 땅(Land of the Thunder Dragon)으로 불리는 작은 왕국 부탄만큼 신비함과 신화, 전설이 풍부한 곳은 없다. 동쪽 히말라야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정치적, 경제적으로 우세한 인도와 중국 사이에 불안하게 끼어 있는 부탄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바자라나(Vajrayana) 불교 국가이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고대 영적 전통이 이 외딴 땅의 의식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8세기에 구루 린포체(Guru Rinpoche)로 알려진 인도 불교 거장 파드마삼브하바(Padmasambhava)에 의해 불교가 도입돼 지금까지도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호랑이 둥지(the Tiger’s Nest)로 더 잘 알려진 탁상 팔푸그(Taktsang Palphug) 수도원은 1692년에 세워진 부탄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쉽게 알 수 있는 랜드마크이다. 약 3,120미터 고도, 파르타 계곡에서 900미터 위 깎아 지른 절벽에 위치한, 호랑이 둥지는 부탄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 순례지로 파드마삼브하바와 관련 있다. 그가 3년 3개월 3주 3일 3시간 동안 명상했던 동굴 주변에 수도원이 세워졌다.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호랑이 둥지로 등반에 나섰기에 낮에 성지에 참석하는 순례자 군중을 피할 수 있었다. 게다가 신선하고 고요한 이른 아침 공기 속에서 산을 오르는 특권까지 얻었다.

이 전설적인 땅을 방문할 기회를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고대 영적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신비로운 기념물에 결국 도착한다는 기대감은 실로 엄청났다. 구름의 베일 뒤에 있는 희미한 여명 속에서 내가 수백 미터나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산기슭에서 멀리 떨어진 사원을 처음 보는 순간 내 숨은 멎었다. 내 기대감은 진짜였다! 난 거기 있었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우리는 그간 순례자들과 여행자들이 터를 닦은 발자취를 따라 산을 계속 올랐다. 그 길은 지형과 함께 구불거렸고. 성지와 기도의 바퀴가 있는 곳으로 이어졌고 무성한 나무 사이에 매달려있는 기도 깃발의 화환이 끝없이 펄럭였다. 뱀 모양의 구름은 침묵을 품은 산을 잡고 있었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사원 내부에서는 카메라 사용이 금지됐지만 산에 오르면 사진을 맘껏 찍을 수 있다. 한 걸음씩 산 위로 오를 때마다 산의 깎아 지른 듯한 뚫을 수 없는 벽, 계곡을 가로 지르는 풍광과 호랑이 둥지 신화의 이상이 구름 속에서 휘감겼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흔히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라고 한다. 산에서의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산을 찾는 것은 우리의 여정을 즐기고 산이 가르치는 것들을 배우기 위해서다. 내가 찾았던 호랑이 둥지는 여행과 목적지, 즉 경험과 도착의 참 의미를 알려주었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운이 좋다면 일생 동안 여러 번 멋진 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 둥지로의 첫 방문의 마법은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은 인생에서 있어서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과 기억의 보물로 남아 있다.

[크레이그 루이스의 빛을 따라] 히말라야 기슭 ‘호랑이 둥지’로의 여정

크레이그 루이스 craig@newlightdreams.com 사진 작가이자 산악인인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는 우리를 둘러싼 풍경과 자연 현상의 연약한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색과 빛으로 포착하고 있다. 특히 상호 작용에 중점을 두고 때로는 전통과 현대 사이의 긴장감을 집중 조명한다. 톰슨 로이터(Tomson Reuters)와 다우존스 뉴스와이어(Dow Jones Newswires)의 기자로 일했으며 히말라야 주민들과 문화, 불교적 표현에서 특별한 영감을 얻는다.

© 2018 nextdail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넥스트데일리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85 | 등록일 : 2010년 03월 26일 | 제호 : 넥스트데일리 | 발행·편집인 : 구원모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23, 701호ㅣ발행일자 : 2005년 08월 17일 | 대표전화 : 02-6925-631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성률

Copyright © Next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