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강서점 문화센터에서 모델들이 문화센터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강서점 문화센터에서 모델들이 문화센터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대형마트에 이용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홈플러스(사장 임일순)에 따르면 ‘워라밸’을 위해 퇴근 후 대형마트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홈플러스에도 새바람이 일고 있다. 문화센터 ‘워라밸’ 강좌 수강생은 대폭 늘어났다. 정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아이 손을 잡고 문화센터를 방문하는 워킹맘, 워킹대디들이다.

또 홈플러스 옥상 풋살파크는 퇴근 후 동료들과 스포츠를 즐기려는 넥타이부대로 가득 찼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저녁있는 삶’이 확산되면서 온라인으로 돌아섰던 2030 직장인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업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의 경우 지난 7월부터 가을학기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저녁시간대 ‘워라밸’ 강좌에 전년 대비 47% 이상 늘어난 인원이 접수를 했다. 요가를 비롯해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강좌는 물론 드럼, 바이올린, 캘리그라피, 수채화 등 힐링, 자기계발을 테마로 한 강좌에 직장인이 대거 몰린 것이다. 특히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평일 저녁 6시 이후 강좌 신청율은 전년 대비 120% 이상 폭증했다.

다양한 저녁 강좌 중에도 2030 젊은 직장인 문센족을 공략한 이색강좌가 인기를 끌었다. 개인의 취향과 적성에 맞는 강좌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미니멀라이프 수납, 재테크, 비즈니스 스피치 등 직장인 관심분야를 주제로 한 이색 강좌들이 주목받았다. 일부 강좌의 경우 개설 하루 만에 등록이 조기마감 될 정도로 직장인 수강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듣는 주말 베이비 강좌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워라밸’ 열풍의 일환으로 육아에 동참하려는 아빠들이 늘면서 ‘아빠와 함께하는 트니트니 목욕놀이’, ‘아빠와 함께 빼빼로 만들기’ 등 관련 강좌를 지난해(700여 종)보다 30% 가까이 늘려 총 906종의 강좌를 마련했다. 주말근무 대신 유모차를 밀고 아이와 함께 문화센터로 출근하는 워킹대디는 지난해(3400여명)보다 40%나 늘어났다.

맞벌이 워킹맘, 워킹대디 방문비중이 높은 오피스 및 주거상권 인근 점포의 경우 그 증가폭은 더욱 크다.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수강생 1만명을 돌파한 대구 성서점의 경우 평일 저녁과 주말 베이비 강좌 비중이(52%)이 전체 평균(39%)보다 13%p 가량 높게 나타났다. 늘어난 강좌 수만큼 베이비 강좌 수강생(6374명) 또한 급증해 전체 점포 평균(1576명)보다 300%나 높게 나타났다.

문화센터 이외에도 전국 13개점 홈플러스 옥상을 이용해 조성한 풋살파크도 이용객이 많아졌다. 평일 저녁 퇴근 후 동료 또는 동호회 사람들끼리 풋살경기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면서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전국 13개 지점 풋살파크 평균 대관시간 역시 7월 430시간, 8월 450시간, 9월 470시간으로 지속 증가했다. 각 지점 평균 이용객수는 7월 6460명, 8월 6750명, 9월 7050명으로, 주 52시간제 시행 전인 6월 6130명에 비하면 3개월 동안 15% 가량 늘었다.

부대시설의 이용객 증가는 매출 신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강좌나 경기를 위해 주 1~3회씩 정기적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수업 또는 경기 후 쇼핑하기 때문이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앞으로도 ‘워라밸족’을 위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해 2030 직장인들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원경 홈플러스 문화센터팀장은 “향후 주 52시간제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됨에 따라 퇴근 후 자기계발에 나서거나 취미를 즐기는 ‘직장인 문센족’이 더 늘 것으로 본다”며 “문화센터가 직장인들의 저녁시간대 놀이터가 되는 것을 넘어서 대형마트로 고객을 이끄는 ‘키 테넌트’가 될 수 있도록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발맞춘 다양한 수업을 선보여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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