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고(수말, 2세)’의 ‘미국 브리더스컵’ 준우승으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해외종축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닉스고’는 마사회가 2015년부터 시작한 해외종축사업인 ‘케이닉스(K-Nicks)’ 기술로 선발한 경주마다. ‘케이닉스’는 DNA정보를 분석해 어린 시기에 말의 능력을 사전에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사회는 저렴한 가격에 잠재력이 높은 경주마를 조기에 발굴하여 씨수말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종축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닉스고
닉스고

씨수말은 말산업 육성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말산업 경제규모만 약 30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말산업이 급진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씨수말 도입이 있다. 선데이사일런스, 댄싱브레이브, 포티나이너 등 일본은 미국의 연도대표마, 챔피언 등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수입했다.

2008년부터는 일본산 씨수말들이 리딩사이어(Leading Sire·자마들의 상금액이 최고인 씨수말)로 자리매김하며, 세계적인 경마 대회를 휩쓸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해외종축사업을 통해 씨수말 구입액(평균 2~40억원)의 1/4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우수 씨수말을 발굴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줄여 수익률을 높이고, 우리 고유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닉스고’뿐만이 아니라, 마사회가 해외종축사업으로 선발한 ‘미스터크로우’, ‘제이에스초이스’ 등의 경주마가 이미 몸값을 훨씬 넘는 수익을 거두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이번 브리더스컵 준우승으로 ‘닉스고’는 내년 미국의 삼관경주 중 하나로 총상금만 23억에 이르는 켄터키더비에 출전할 예정이다.

현재 ‘닉스고’의 성적만으로도 최소 $10,000달러 이상의 교배료로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씨수말로 데뷔 후 연간 100회 정도 교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최소 12억원의 수익이 창출된다.

통상 씨수말이 교배하여 자마가 태어나서 경주에 출전할 때까지 4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이후 닉스고의 자마로 벌어들이는 경주 우승 수익(약150억원)과 자마의 경매가(약120억원), 교배료(약 40억원) 등을 감안하면 최소 3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되는 셈이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후년쯤이면 닉스고가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우수 종축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국산 경주마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한국 경마산업의 국제화 달성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항준 기자 (jhj@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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