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문장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2)은 최근 성폭력 해군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군사법원의 2심 판결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문 의원은 “이번 판결이 국민정서에 반한 판결이며 성적 소수자와 약자보호를 외면한 판결이라”며, 향후 남은 대법원 판결에서는 성폭력에 적극적 대응하는 판결이 나오길 촉구했다.

이번 판결은 2016년 당시 해군 중위로 복무하던 여성 중위가 상급 남성장교로부터 성폭행 당한 후 피해 사실을 알려 가해 간부들이 지난해 7월에 구속 기소됐다. 가해 간부들은 지난 4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8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을 판결한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기억이 변형 내지 과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강간죄 구성요건인 폭행협박이 동반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군 검찰은 즉각 상고하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문 의원은 “한 함정에서 두명의 남성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중절까지 한 하급장교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고려가 판단에서 배제됐으며, 시간이 지나 기억이 변형내지는 과장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은 건전한 상식과 국민정서에 반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군내 성평등의식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성폭행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이 나온 이후, 여성 시민단체와 군 인권센터 또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등군사법원은 합리적 이유나 근거 없이 피해자 증언을 배제하면서 가해자의 주장은 무턱대고 신뢰했다”며 “군대 내 성폭력과 혐오범죄를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