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유예되면서 '한국 경제'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외신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향후 90일간 상대국 수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은 관세를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중국 제품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해 부과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중국도 즉각적으로 보복 관세 조치를 취하겠다며 맞섰다.

다행히 미중 무역전쟁은 현실로 일어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업무만찬을 가진 미중 정상은 앞으로 90일간 강제적인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비관세장벽 등의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세계 7위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중의 무역전쟁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대외 리스크 중 하나다. 미중 무역전쟁이 유예되면서 이 리스크 역시 당분간 줄어들게 된 셈이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이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 등으로 나가는 제품 중 전기장비와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군 피해가 클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이번 무역전쟁 유예가 90일뿐이라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미중이 90일간 협상을 벌인 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무역전쟁 불씨가 다시 타올라 한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중이 협상을 벌이기로 결정한 만큼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리스크는 분명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향후 두 국가의 협의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