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넓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모바일 기기로 처음 등장했다. 이 제품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경계에서 절묘하게 자리를 잡은 제품이었지만, 오랫동안 이동식 IT기기 자리를 지켜온 노트북의 변화를 촉발한 제품이기도 했다.

노트북 역시 태블릿 특성을 이식하며 변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지금 소비자는 노트북과 태블릿 경계를 자유로이 오가는 제품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다양한 형식을 취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모습이다.

대체로 태블릿처럼 터치 디스플레이 지원은 물론, 자판 부위가 모니터 뒷면까지 완벽히 접히는 360 힌지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상황에 따라 ▲노트북 ▲텐트 ▲스탠드 ▲태블릿 모드 변형도 가능하다.

비슷해 보여도 각자 개성과 매력이 있는 법. 고급스런 외관을 지닌 ‘HP 스펙터 x360 13(HP Spectre x360 13)‘은 한 층 더 개선된 성능과 함께 사용자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고 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 럭셔리 디자인에 숨겨진 이동성과 확장성

‘포세이돈 블루 컬러’로 국내 출시된 신제품 HP 스펙터 x360 13(NB-13-AP0085TU)은 첫인상부터 품위 있다. 우선 덮개에는 HP 제품 중 프리미엄 제품에만 있다는 사선 로고가 각인됐다. 칼로 자른 듯한 다이아몬드 연마 디자인에 골드와 네이비 톤 컬러가 조화를 이뤄, 전체적으로 고급 화장품 덮개를 보는 느낌이다. 두께는 14.5mm 무게 또한 1.33kg으로 가벼워 이동이 편하다.

힌지와 가까운 모서리는 사선으로 잘라, 외형은 더욱 세련돼졌다. 왼쪽 모서리 하단에는 전원 버튼이 숨겨져 있고 왼쪽 면에 A형 USB 단자를 배치했다. 반대편 모서리에는 C형 USB 포트가 자리 잡고 있으며, 제품 오른쪽 면에 하나 더 배치돼 총 2개의 C형 USB 단자를 지원한다.

HP 스펙터 x360 13 왼쪽면
HP 스펙터 x360 13 왼쪽면

HP 스펙터 x360 13 오른쪽면
HP 스펙터 x360 13 오른쪽면

HP 스펙터 x360 13은 기본 구성품으로 ▲HDMI, ▲USB C형 ▲USB A형 단자로 구성된 독(Dock)을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할 때 C형 단자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그 외 이어폰 단자, 보안을 위한 카메라 킬 스위치, 마이크로 SD 슬롯 단자 등이 배치돼 있다.

두 개의 C형 단자는 최신 썬더볼트3(Thunderbolt3)를 지원, 더 빠른 데이터 전송과 고속충전이 가능하다. 데이터 전송은 USB 3.1 대비 30Gbit 더 빠르며, 특히 하나의 단자에서 동시에 여러 유형의 단자 연결을 지원해 활용도가 높다.

동시 연결된 2개 C타입 USB는 활용도가 높다. HDMI는 기본 제공되는 확장 슬롯을 활용하면 된다.
동시 연결된 2개 C타입 USB는 활용도가 높다. HDMI는 기본 제공되는 확장 슬롯을 활용하면 된다.

전원공급도 30분 충전으로 최대 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그러나, 실제 전원 연결이나 외장배터리 도움을 받을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완충 시 22시간 30분, FHD 동영상 재생 시 21시간 30분 동안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고용량 배터리를 갖췄기 때문이다.

■ 강한 내구성, 맘껏 눌러 쓰는 즐거움

HP 스펙터 x360 13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힌지를 사용해 태블릿과 노트북 모드 변형이 가능하다. 힌지는 꽤 단단하게 모니터와 자판부를 고정하고 있는데, 그 견고함은 실제로 HP가 2010년도 초반에 고유 특허를 냈을 정도이다. 힌지를 활용해 자판을 어느 정도로 뒤로 젖히냐에 따라 활용은 다양해진다.

먼저 노트북 모드에서 사용하는 자판은 세게 누를 필요 없이 타이핑 감각이 부드럽다. 백라이트 기능을 사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자판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했다. 백라이트 밝기는 보통-강함 단계로 구성해 세부조절이 가능하게 했다.

백라이트 밝기는 보통-강함 단계로 구성해 세부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켜고 끄기만 가능했던 직전 모델에 비해 개선된 사항이다.
백라이트 밝기는 보통-강함 단계로 구성해 세부조절이 가능하다. 이는 켜고 끄기만 가능했던 직전 모델에 비해 개선된 사항이다.

모니터를 뒤로 90도 이상 젖히면 텐트 또는 스탠드 모드로 변환할 수 있다. 이 상태만 돼도, 자판은 눌려도 입력이 안 되도록 자동 비활성화된다. 특히 모니터는 사용자를 바라본 상태에서 자판은 반대편으로 배치돼, 노트북 사용 시 벌어졌던 흔한 고장도 예방할 수 있다. 습관만 들인다면, 마시던 커피 또는 먹던 라면 국물을 자판에 흘리는 일 따윈 없을 듯하다.

완벽히 자판을 젖혀 모니터 뒷면에 밀착시키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위·아래 노치 디자인도 잘 어울린다. 자주 사용되는 터치 디스플레이는 날카로운 펜촉이 자주 닿아, 흠집이 날까 걱정일 수 있다. 그러나, 내구성 강한 ‘코닝 고릴라 글라스(Corning gorilla glass)’가 적용돼 맘껏 눌러 써도 된다. 이는 터치펜을 활용한 스케치와 필기 작업에서 더 제품의 진가를 발휘한다.

일반 펜과 크기가 같은 HP 디지털 펜은 1024단계로 필압을 감지해, 실제 펜을 쓰듯 자연스럽게 쓰고 그릴 수 있다.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며, ▲필기할 일이 많은 학생 ▲스케치할 일이 많은 디자이너 ▲웹툰 작가 등에게 어울린다. 윈도 10에서는 디지털 펜으로 메모, 탐색, 그림 그리기, 낙서, 편집, 만들기가 가능하다.

자체 내장 디지털 펜 앱이 제공하는 편의 기능도 유용하다. 포스트잇 모양의 ‘스티커 메모’는 터치펜을 이용해 간단히 메모할 수 있고, 마우스나 펜으로 표시하는 ‘화면 스케치’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좋다.

■ 강력한 보안 능력, 뺏을 수 없는 나만의 ‘프리패스’ 되다

고급스러운 외형과 뛰어난 기능을 제공하는 값비싼 물건은 도난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이동하며 사용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쓸 일이 많은 노트북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노트북의 강력한 보안 능력은 소비자를 대면하며 보여줄 기본 소양이 된 지 오래다. HP 스펙터 x360 13 역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기능을 두루 갖췄다.

HP 슈어뷰 모드에서는 화면 바로 앞 사용자를 제외하면 아무도 화면의 진짜 모습을 확인할 길이 없다. F1키를 눌러 쉽게 사용할 수 있는 HP 슈어뷰(HP sure view)는 HP 스펙터 x360 13에 적용된 최대 178도 광시야각을 약 90도가량으로 제한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시야각을 제한하는 특수한 3M사의 보안 필름에서 기인한다. 보통 터치 노트북은 이 같은 필름을 디스플레이에 덧붙이게 되면, 터치 성능 저하를 유발한다고 알려졌지만 HP 제품만큼은 예외다.

자판부 오른쪽 아래에서 지문인식 버튼을 확인할 수 있다.
자판부 오른쪽 아래에서 지문인식 버튼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 OS로 윈도 10(Window 10)을 채택한 HP 스펙터 x360 13은 빠르고 강력한 생체인식 보안기술 윈도 헬로(Window Hello)를 제공한다. 빠른 지문인식 속도는 누름과 동시에 접속을 허용하고, 노트북 IR 카메라를 통한 안면 인식은 스치기만 해도 화면 잠금이 풀려버린다. 워낙 간단한 접속에, 기존 암호 입력 방식의 허무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 외 물리적인 보안 장치도 배려가 많이 된 모습이다. HP 스펙터 x360 13에 내장된 웹캠은 와이드비전 FHD IR 카메라로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이 고성능 카메라는 사용할 때는 편하지만, 해킹에 따라 제3자의 눈으로 작동할 경우, 카메라에 비친 사용자의 모든 시야가 모두 공개될 위험도 분명 존재한다.

HP는 이에 앞서 언급한 ‘카메라 킬 스위치’로 카메라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 이 스위치는 평소 웹캠에 테이프를 붙인다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Joseph Snowden)’과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무척 좋아하지 않을까?

HP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출시된 HP 스펙터 x360 13의 일부 모델은 ‘켄싱톤 나노 세이버 록 슬롯(Kensington NanoSaver Lock Slot)’을 활용해 도난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용법은 자전거 자물쇠 사용법과 유사하다. 전용 보안 케이블은 쉽게 절단되지 않는 켄싱톤 사의 견고한 탄소강 소재로 제작됐으며, 4자리 숫자 조합키를 암호로 설정할 수 있다.

■ 눈과 귀가 호강하는 ‘기가급 온라인 콘텐츠’ 감상

외형이나 편의성에 집중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성능 또한 프리미엄급이다. HP 스펙터 x360 13은 인텔 8세대 코어 i7-8565U를 탑재, 1.8GHz 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인텔의 터보부스트 기술이 적용되면, 최대 4.6GHz의 속도와 8MB 캐시, 4코어 성능을 느낄 수 있다. CPU를 보조하는 메모리는 8GB DDR4-2400 SDRAM을 탑재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시연해본 결과, 선명한 화질과 함께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뛰어난 음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화유리 재질이라 반사광이 비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경량화를 위해 내장 그래픽을 채택했지만, 인텔 UHD 그래픽스 620을 탑재해 동영상 감상이나 사진·영상 편집 작업에는 불편함이 없다. 183도의 넓은 시야각과 높은 색 재현율을 제공하는 FHD(1920×1080) IPS 패널 역시, 노트북에서 누리기 힘든 풍부하고 섬세한 표현력을 구사한다. 여기에 전·후면 총 네 군데 위치한 뱅앤올프센(Bang&Oulfsen)의 4중 음향이 더해지면, 입체감 있는 웅장한 울림으로 사용자를 화면 속으로 더 끌어당긴다.

공공장소에서의 노트북 활용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WiFi 무선 속도 역시 빠르다. 스펙터 X360 13에는 최신 ‘인텔 무선 AC 9560 + BT 5’ 모듈이 장착돼 최대 1.73Gbps의 기가급 인터넷 속도를 지원한다.

또 국내에는 아직 출시 미정이지만, 4G LTE-A 모듈을 장착한 별도 모델도 있다. 이 모델은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의 4G 무선 인터넷을 연결하고, 공공 WiFi 없이 최대 1,73Gbps의 속도를 그대로 누리게 해준다. 이 모델의 경우, 마이크로SD 슬롯이 마이크로SD와 나노SIM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콤보 슬롯으로 지원된다고 한다.

■ 360 노트북, 같지만 다른 HP의 매력

사실, 자판부를 뒤로 완전히 뒤집어 젖힐 수 있고 태블릿 모드를 겸할 수 있는 노트북은 시중에 많이 등장한 상태다. 서로 벤치마킹을 한 까닭에 성능으로 따지면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기능 역시 대동소이하며, 차이점 역시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을 뿐이다.

HP 스펙터 X360 13 역시 처음 등장한 제품은 아니다. 같은 시리즈로 여러 신제품이 연달아 등장하며 점차 개선돼 왔는데, 그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이 반영됐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또 직전 모델을 지난 3월 말에 출시한 지 9개월 만에, 개선된 모델을 선보일 수 있는 건 HP의 저력이자 자산이다.

개선점으로는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더 세련돼졌고, C형 USB 단자가 하나 늘어났다. 반발력이 강했던 키보드는 눌림을 완화해 한결 부드러워졌다. 켜고 끄기만 가능했던 키보드 백라이트도 보통 단계를 넣어 밝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특히 보안은 HP 관계자가 “요즘은 주로 외부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다 보니, 해킹 방지를 위해 사소한 기능 하나까지 신경 썼다”고 밝힐 정도로 세심했다. 그 결과 ▲빠른 생체인식 ▲시야각 차단 ▲자물쇠 잠금 ▲카메라 킬 스위치 기능이 추가됐고, 해킹은 물론 도난 방지까지 철통 방어태세를 갖추게 됐다.

HP의 저력은 A/S에서도 나타난다. 외국계 기업이라 어려울 거란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전국 180개 공인 서비스 지정점을 보유하고 있다. 문의 다음 날 현장 방문할 정도로 서비스 질 또한 높다. 제품만으로 선택하기가 곤란하다면, 제품 외적인 부분에서 구매 포인트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때로는 고객을 위한 자상함과 배려가 제품의 우수함보다 더 진실로 다가오는 법이다.

HP는 전국 180개 공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췄다. [사진=HP코리아 홈페이지]
HP는 전국 180개 공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췄다. [사진=HP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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