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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포트]모바일 게임 필승 전략, '현실 아이템!'

발행일시 : 2019-01-08 00:00

글로벌 게임과 스포츠 분석 업체 뉴주(Newzo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활동하는 게이머 수는 2억2000만명에 달하고, 한국에는 2800만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게이머 중 53%가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연 평균 6.2% 성장률을 보인다.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기존 인기 PC 게임 모바일 버전을 잇달아 출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기기와 게임 간 호환성을 높이고자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기존 PC에서 경험한 방대한 게임 세계를 작은 폰 화면에서 실행한다. 조작방식도 PC를 활용한 기존 키보드와 마우스만큼 손에 익숙지 않기에, 플레이가 서툴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막상 게임에 접속하면 오산이었음을 쉽게 깨닫는다. 엄지 컨트롤이라 믿기 어려운 섬세한 플레이. 실력일까, 편법일까.

김광회기자 elian118@nextdaily.co.kr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 주역, 게이밍 폰 등장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플레이 장면 [사진=포트나이트 코리아]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플레이 장면 [사진=포트나이트 코리아]>

모바일 게임 인기는 스마트폰에서 즐길 콘텐츠가 풍성해졌다는 방증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애니팡, 윈드러너 등 간단한 퍼즐이나 아케이드 부류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펄어비스 '검은 사막', 펍지 '배틀그라운드',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등 고사양 PC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에 옮겨놓기도 한다.

모바일 게임 등장 배경에는 스마트폰 고사양화에다 최적화 엔진 개발과 관계가 깊다. 일부 제품은 지난해부터 '게이밍 폰'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원조 게이밍 폰인 레이저 '레이저폰'과 에이수스 'ROG폰', 샤오미 '블랙샤크 헬로'가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들 제품은 해외직구로만 접해왔지만, 지난해 11월 '레이저폰2'가 처음 국내에 출시됐다.

왼쪽부터 대만 에이수스의 ROG폰, 중국 샤오미의 블랙샤크 헬로, 미국 레이저(Razer)의 레이저폰 2 <왼쪽부터 대만 에이수스의 ROG폰, 중국 샤오미의 블랙샤크 헬로, 미국 레이저(Razer)의 레이저폰 2>

게이밍 폰은 후면에 화려한 LED가 각인됐고, 대체로 게임 조작에 필요한 전용 액세서리를 갖췄다. 필요하면 게임에 방해되는 베젤, 지문인식 키, 홈 키, 뒤로가기 키, 심지어 걸려오는 문자와 전화도 생략해준다.

최대 120㎐ 높은 화면 주사율로 끊김 없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고, 웅장한 전면 듀얼 입체 사운드로 상대 위치까지 쉽게 파악한다. 최신 제품 모두 8GB 이상 램, 3D 그래픽 처리가 뛰어난 아드레노 640 GPU가 탑재된 '스냅드래곤 845'를 모바일 AP로 채택했다. 효과적으로 열을 방출하기 위한 '바이퍼 챔버 쿨링'(수랭식)과 4000㎃h 고용량 배터리도 겸비했다.

일부 제품은 게임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 개발사와 협업해 전용 엔진을 개발해왔다. 같은 게임이라도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이린 응 레이저 수석 부사장은 “게임 최적화를 위해 세계 개발자와 협력하고 앞으로 한국 개발자, 퍼블리셔와 협력도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게이머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존 스마트폰 업계

게이밍 폰과 모바일 게임 시장 급성장은 기존 스마트폰 업계 제품 개발과 마케팅 방향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9', LG전자 'V40 ThinQ'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지만 △꽉 찬 대화면 △높은 주사율 △풍부한 음향 △탁월한 발열 관리 △고용량 배터리 등 게이밍 폰 못지 않은 성능을 고루 갖췄다. 때로는 게이밍 폰이 아님에도 마케팅에 게임을 접목해 홍보하는 모습도 보인다.

갤럭시 노트9 출시 당시 직접 써보고 제품을 추천했던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갤럭시 노트9 출시 당시 직접 써보고 제품을 추천했던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9를 출시 초부터 게임에 강한 폰으로 강조했다. 덱스(DEX)를 활용한 PC 모바일 게임 플레이도 신선했다. 관계자는 “게이밍 폰 개발 계획이 없다”면서도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메이저 게임 개발사와 연계 마케팅 협력을 시작해 현재는 삼성 IAP 적용 및 갤럭시 앱스 입점 등 협업 범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지스타 2018 넥슨 부스에서 게이밍 폰 콘셉트로 전시된 LG V40 ThinQ [사진=소셜 LG전자] <지스타 2018 넥슨 부스에서 게이밍 폰 콘셉트로 전시된 LG V40 ThinQ [사진=소셜 LG전자]>

LG전자도 게이밍 폰 개발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 넥슨 부스에서 LG V40 ThinQ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6.4인치 올레드 풀비전과 붐박스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게이밍 폰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는 출시 초 펜타폰으로 카메라 성능을 주로 강조하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게이밍 '폰 + 액세서리', 모바일 게임 필승 위한 현실 아이템

아이페가의 모바일 게임패드. 기존 모바일 게임 플레이에서 시도하기 어려웠던 섬세한 조작을 돕고 화면을 직접 건드리지 않아,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사진=아마존] <아이페가의 모바일 게임패드. 기존 모바일 게임 플레이에서 시도하기 어려웠던 섬세한 조작을 돕고 화면을 직접 건드리지 않아,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사진=아마존]>

게이머는 원활한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이밍 폰에 관심을 갖지만 압도적인 플레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 조작을 돕는 여러 종류 액세서리는 지기 싫어하는 게이머 심리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이다. 게이머가 승리를 위해 현실 세계에서 투자하는 아이템과 같다.

ROG폰 외장 냉각기는 폰 후면 가운데 위치해 게임패드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 [사진=에이수스] <ROG폰 외장 냉각기는 폰 후면 가운데 위치해 게임패드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 [사진=에이수스]>
ROG폰 트윈 뷰 독(확장 디스플레이)은 스마트폰 화면을 투 모니터처럼 사용하도록 돕는다. 외장배터리와 쿨러 일체형 제품이다. [사진=에이수스] <ROG폰 트윈 뷰 독(확장 디스플레이)은 스마트폰 화면을 투 모니터처럼 사용하도록 돕는다. 외장배터리와 쿨러 일체형 제품이다. [사진=에이수스]>
ROG폰 모바일 데스크톱 독(PC 연결 장치)은 PC 환경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사진=에이수스] <ROG폰 모바일 데스크톱 독(PC 연결 장치)은 PC 환경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사진=에이수스]>

에이수스 ROG2 전용 게이밍 액세서리는 필승을 위해 게이머가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전용 게임패드 △공랭식 외장 냉각기 △확장 디스플레이 △PC 연결 단자 등은 플레이어를 도와 필승을 이끄는 현실세계 아이템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게이밍 액세서리는 꼭 에이수스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특정 게이밍 폰 전용이 아닌 경우라도 여러 유형 제품이 다양한 스마트폰과 연결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PC에서 앱플레이어를 실행한 모습. 이를 통해, PC 환경에서도 손쉽게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C에서 앱플레이어를 실행한 모습. 이를 통해, PC 환경에서도 손쉽게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바일 게임 고수 등극에는 게이밍 액세서리가 아니더라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방안도 이전부터 널리 쓰였다. PC나 노트북에서도 모바일 게임을 하도록 돕는 블루스택(BlueStacks), 녹스(Nox), 미뮤(Memu) 등 앱 플레이어는 게이머가 손에 익은 도구를 활용해 민첩한 조작을 가능하게 해주며, 일부 매크로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키마(키보드와 마우스), 매크로, 핵이 판치는 모바일 게임

[사진=배틀그라운드 공식카페] <[사진=배틀그라운드 공식카페]>

“어휴, 진짜 클린하게 게임하기 힘드네요. 콘솔 쪽은 키마가 판치고 PC 쪽은 매크로에 핵에…”.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에 올라온 한 게이머 게시글은 현재 게임 조작방식을 두고 벌어지는 현상을 잘 표현한다. 콘솔 등 모바일 게임용 액세서리와 앱 플레이어는 게이머 편의를 위해 등장했지만 이 방식을 정당한 플레이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게이머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한 손 키보드(왼쪽)와 게이밍 마우스는 모바일 게임패드 조작이 어려운 게이머를 위해 판매되고 있는 대표 액세서리다. 제품 모두 왼쪽에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는 단축키가 있다. [사진=아마존] <한 손 키보드(왼쪽)와 게이밍 마우스는 모바일 게임패드 조작이 어려운 게이머를 위해 판매되고 있는 대표 액세서리다. 제품 모두 왼쪽에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는 단축키가 있다. [사진=아마존]>

그러다 일부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는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시중에서 '프로게이머 필수품'처럼 소개되며 판매되고 있는 이들 제품은 앱 플레이어가 아니더라도 모바일 게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매크로라고 해서 꼭 부정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편의를 위해 행동을 단축하는 용도면 상관이 없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의도와 상관없이 게임 내 질서를 무너뜨리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변질되기 쉽다.

과거, 게임 던전 앤 파이터에서 남용되면서 문제가 된 바 있는 퀵키(USB 키보드 마우스 가속기)는 일반 물리 조작에서 할 수 없는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게임 개발사가 난이도를 높게 기획하는 원인이 됐다. [사진=퀵키] <과거, 게임 던전 앤 파이터에서 남용되면서 문제가 된 바 있는 퀵키(USB 키보드 마우스 가속기)는 일반 물리 조작에서 할 수 없는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게임 개발사가 난이도를 높게 기획하는 원인이 됐다. [사진=퀵키]>

기술을 좋은 의도로 사용할지, 편법으로 사용할지는 게이머에게 달렸다. 건전한 게임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로 질서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면 운영자는 문제가 되는 특정 행동 유형에 대해 일괄 제재하는 수밖에 없다. 기록(Log)만으로 게이머 의도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제재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도 종종 발생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10호'는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비인가 하드웨어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근거한 게임업계 대응도 단호하다. 인기 FPS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펍지는 지난해 11월 이용약관 제3조(제한되는 행위) 항목에 비인가 하드웨어 기기를 추가하고 제재에 나섰다. 펍지가 지난해 11월 11일부터 17일까지 비인가 불법 프로그램 사용 혐의를 적발해 영구 이용 정지한 이용자는 13만6129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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