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SKT·KT·LGU+ 3사 요금제 분석 개선 권고

이동통신 3사의 실버요금제 및 일반 저가요금제 비교. 표=한국소비자원 제공
이동통신 3사의 실버요금제 및 일반 저가요금제 비교. 표=한국소비자원 제공

우리나라는 2020년이면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의료 발전 등의 영향으로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최근 2년 동안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이동통신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 접수건수가 2017년 112건에서 지난해 119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공공기관이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실버요금제에 대해 비교한 결과 해당 업체들이 고령자를 우롱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실버요금제라는 이름으로 마치 고령자를 우대하는 것처럼 홍보해 왔지만 실제로는 일반 저가요금제와 차이가 거의 없었고 데이터 사용량은 물론 통화량 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실속을 챙겨 온 것이다.

27일 한국소비자원이 이동통신 3사(SK테렐콤(이하 SKT), KT, LG유플러스(이라 LGU+))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버요금제에 대해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부가서비스를 제외한 통화·문자 및 데이터 제공량 등에서 최근 출시된 각 사의 일반 저가요금제(SKT T플랜 스몰, KT LTE베이직, LGU+ LTE데이터33)와 차이가 최대 300원에 불과했다. 특히 일부 실버요금제의 경우 일반 저가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과 통화·문자 제공량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제로 SKT의 실버요금제인 ‘band 어르신 1.2G’의 경우 월정액은 3만7400원이었지만 일반요금제인 ‘T플랜 스몰’은 월정액이 3만3000원으로 더 저렴했다. 제공하는 데이터는 1.2GB로 같았으며 집전화·이동전화 무제한과 문자 기본 제공은 동일했다. 허울 좋은 상품이었던 것이다.

KT와 LGU+의 소비자 우롱 실속 챙기기도 마찬가지였다.

KT의 실버요금제인 ‘LTE 데이터선택 시니어 32.8’ 요금제(3만2890원)‘는 저가요금제인 ‘LTE베이직(3만3000원)’과 비교해 통화와 문자 제공량은 같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400MB가 적으로면서도 가격 차이는 단 110원에 불과했다.

LGU+의 실버요금제 ‘LTE 시니어 29.7’은 월 2만9700원을 받으면서도 단 300원 저렴한 저가요금제인 ‘LTE데이터33’보다 데이터는 100MB가 적었고 무료 제공하는 집전화와 이동전화는 150분, 문자는 250건으로 각각 제한했다.

게다가 이동통신 3사와 CJ헬로, SK텔링크, 인스코비 등 알뜰폰사업자 3개사(2017년 기준 가입자순 상위 3개사)의 이용약관을 확인한 결과 5개 업체에서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내용을 명시하고 있었지만 고령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조항은 6개 업체 모두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아 시정이 요구됐다.

소비자원 측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실버요금제가 차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요금제 운영 개선 ▲통신요금 감면정책 홍보·안내 강화 ▲사업자 이용약관에 고령소비자 보호 관련 조항 신설 등을 해당 사업자에게 권고했다"며 "관계부처에는 ▲실버요금제 등 고령자용 표준안내서 마련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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