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을 한편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있을까? 지난 4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DDP 배움터 디자인 전시관에서 전시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은 우리가 지금까지 영상물로만 접해왔던 장편 애니메이션들의 뒷배경과 기록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디즈니 대표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의 1928년 작품 <증기선 윌리>를 시작으로 하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부터 올해 12월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2>까지 한 세기 가까이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작품들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의 원화 작품들은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특수 효과 영상으로 재해석된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을 커다란 멀티미디어 월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바로 이어지는 미키 마우스 형태의 입구를 지나면 초창기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되었던 대형 조이트로프와 미키 마우스의 친구들 격인 미니 마우스, 도날드 덕, 데이지 덕, 플루토, 구피 등의 반가운 모습들을 통해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 3월, 실사영화로 개봉되었던 <덤보>와 <밤비>, <피노키오> 등 디즈니의 초기 장편 애니메이션들의 제작 비하인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디즈니 클래식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대사 한마디 없이 눈과 표정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낸 덤보의 원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디즈니 스튜디오가 제작했던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작품별로 섹션을 나누어 전시되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관련된 전시공간으로 연결되는 통로는 마치 관람객이 앨리스가 되어 버린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애니메이션 속의 세상과 사뭇 닮아있었다.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뮬란> 등 이름만 들어도 어린 시절 설렘이 추억으로 떠오르는 작품들의 원화 스케치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시금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비교적 최신작인 <라푼젤>, <주먹왕 랄프>, <빅 히어로>, <주토피아>, <겨울왕국> 등은 어른이 되어 보아도 유치하거나 조잡하지 않은 훌륭한 작품이기에 당시를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되기도 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얼마 후인 5월에 라이브 액션 영화로 개봉 예정인 <알라딘>의 섹션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1992년 작품인 애니메이션 <알라딘>이 실사 영화로 만들어져 수일 내로 상영관에서 모습을 드러낼 터인데 이러한 때에 시의적절하게 전시 관람객들에게 <알라딘>과 관련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2006년 디즈니에 합병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들도 전시되지 못한 점 역시 관객의 입장에서는 서운한 부분이다. 이번 전시가 디즈니 스튜디오가 보유하고 있는 원화 작품들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어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은 전시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기는 하지만 일반인 들의 경우 <카> 시리즈나 <라따뚜이>, <월-E>,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인 사이드 아웃> 등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을 기대하고 전시장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피터팬>, <로빈 후드>, <곰돌이 푸>, <헤라클레스> 등의 디즈니 스튜디오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들이 있어 해당 작품들을 희망하며 전시장을 찾는다면 낭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겨울왕국>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이라면 이전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국내에서 최초 공개되는 <겨울왕국2>와 연관된 작품을 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라기보다는 어릴 적 보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이 보면 좋을 전시라는 생각이다.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들의 제작 과정과 원화 스케치 작품들을 직접 눈에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전시의 말미에 마련된 디즈니 스튜디오 직원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어릴 적의 꿈과 희망이 디즈니에 입사하여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100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전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상징으로 디즈니 스튜디오가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해주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디즈니 스튜디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찾아 잊고 지냈던 옛 추억 한자락을 꺼내보면 좋을 듯하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