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6종 (NEW 제공)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6종 (NEW 제공)

영화 ‘특별한 형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세상에서 둘도 없는 존재인 세하(신하균 분)와 동구(이광수 분)의 이야기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목 아래는 전신마비 상태로 평생 휠체어 신세인 세하와 건강한 신체을 가지고 있지만, 지적 장애를 지닌 동구는 장애인 복지시설인 ‘책임의 집’에서 처음 만나, 20년 동안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한 몸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특별한 형제(세하와 동구)의 보금자리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신부님(권해효 분)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설에 지원금이 끊기게 되고, 다른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형 세하는 ‘책임의 집’을 지키고 동생 동구와 함께 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평소 수영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동구를 수영대회에 출전시켜 상금도 타고 사람들의 이목도 집중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를 위해, 구청 수영장 안전요원 ‘미현’(이솜 분)을 동구의 수영코치로 영입하고 동구를 훈련시킨다.

세 사람의 팀워크로 동구는 수영대회에 출전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지만, 함께 살아갈 꿈에 부풀던 형제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난다. 동구의 친엄마가 동구를 찾기 시작하면서 친형제보다 더 각별한 특별한 형제 세하와 동구는 또 다시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뗄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인 두 사람은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보도스틸 (NEW 제공)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보도스틸 (NEW 제공)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나올 법한 설정이고 스토리도 매우 평이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낳은 사랑, 기른 사랑’ 같은 말들이 떠오른다.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거나 특색이 있지는 않지만 ‘나의 특별한 형제’는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며 뻔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큰 불편함이나 걸림 없이 무난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내용은 다소 식상할 수 있으나,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은 훌륭하다.

연기 경력 20년, 맡은 캐릭터마다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이는 ‘연기의 신‘ 신하균은 휠체어를 타고 목 위로만 움직일 수 있는 신체적 제약이 많은 캐릭터 세하 역을 맡았다.

몸이 아닌, 오로지 표정의 변화와 대사에 의지해 감정 연기를 하는 것은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세하의 신체 중 자유로운 부분이 입뿐이었기에 말은 항상 빠르고 정확해야 했다. 신하균은 그 어느 때보다 정확한 발음과 대사 전달력으로 속사포처럼 내뱉는 대사를 날카롭게 구사하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광수는 예능 프로에서의 코믹한 이미지를 버리고, 180도 변화된 모습으로 지적 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동구는 대사 위주의 연기가 아닌, 행동·눈빛·표정 등을 이용한 감정 표현이 많은 캐릭터다. 육상효 감독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이광수가 가진 감수성을 믿고 캐스팅했다”며 이광수의 연기력에 대한 믿음을 표시했다.

이에 보답하듯 이광수는 동구 캐릭터에 녹아들어 기쁨과 감동을 모두 주는 열연을 펼쳤다. 또한 수영을 좋아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4달여간 수영 연습에 매진하며 더욱 생생하게 인물을 묘사했다.

영화 ’소공녀’로 충무로의 스타로 떠오른 이솜은 이번 작품에서 세하와 동구의 조력자인 취준생이자 수영장 알바생 ‘미현’ 역을 맡았다. ’소공녀’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실에서의 각박한 청춘의 삶을 대변한다.

처음에는 동구의 수영강사로 인연을 맺었지만, 그들에게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미현의 모습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워나가는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다. 미현은 관객들과 가장 비슷한 입장에서 세하와 동구를 바라보는 인물이기에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소재이다. 신선한 소재를 다루지도 장르적인 차별화를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가진 편견의 틀을 깨고 순수함과 감동을 주는데 부족하지 않다.

아울러,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신하균과 이광수의 노력과 둘의 찰떡궁합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실제 형제보다 더 형제 같은 모습을 보이며 뭉클함과 애절함의 끝을 보여준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 중에,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고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가장 많기도 하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5월에 가장 어울리는 내용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5월 1일 개봉, 114분, 12세 관람가.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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