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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발행일시 : 2019-05-23 02:00

블록체인은 철없는 이상주의자들의 '무모한 도박'일까, 아니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변화의 시작'일까.

극단적인 회의론자들은 무모한 도박을 넘어서 철저하게 계산된 사기극이라고 단언한다. 그 반대편에 선 사람들은 변화의 파도가 넘쳐 결국 경제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신경제를 열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냥 믿는 것이 아니라 신앙에 가까운 열광적인 신념이다.

넥스트데일리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근거없는 열광이나 무조건적인 비판은 자제하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이 기술이 과연 인터넷처럼 디지털세상을 바꿔놓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인지 점검해보는 기획특집을 연재한다.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블록체인 파헤치기(1)]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 블록체인의 등장배경은 데이터 독점에 대한 저항

미국 월스트리트의 전설이자 암호화폐 거물로 꼽히는 마이클 노보그라츠(Michael Novogratz)가  비트코인이 2021년까지 3배로 오를 것이라고 최근 전망을 내놓은 이후 이른바 '불장'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노보그라츠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솔트 컨퍼런스(SALT 2019)에 참석해 “암호화폐는 향후 18개월 동안 3배로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2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대장주가 얼마나 오를까에 대한 투자적 관점 보다는, 근복적으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기본개념을 이해하고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시점이라고 ICT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15년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세상은 지금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시대에서 DT(Data Technology, 데이터기술) 시대로 가고있다'고 언급해 큰 화제가 됐다. 그의 말처럼 데이터가 신경제 시대의 새로운 석유이자 자원이다.

IBM의 전망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컴퓨팅 장치가 오는 2020년에는 약 250억 개, 2050년에는 1천억 개로 늘어난다. 사물인터넷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을 두고 발전해 왔다.

이대로 가면 컴퓨터장치가 증가할수록 중앙 서버 역할을 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필요하다.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확장성과 보안성, 그리고 데이터 독점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모든 사물을 컨트롤하는 데이터 센터가 해킹을 당하면 도시 전체가 마비될 지도 모르며 데이터 독점 기업이 국가를 뛰어넘어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지도 모른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독점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개별 기기 스스로가 블록체인의 노드로 작동하게 되며 중앙에 대형 서버가 불필요 해진다. 참여 노드가 많아질수록 데이터의 위변조도 어렵다.

데이터 독점에 대한 저항정신과 함께, 블록체인은 초연결사회를 위한 기반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로 진보적이고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이 발전하면 미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간다. 인터넷·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었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에 연결되어 자동으로 컨트롤 되는 초열결사회가 될 것이다. 사람이 배제된 기계간(Machine to Machine) 거래도 가능해질 것이다.

초연결사회의 핵심기술은 블록체인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의 저자 윌리엄 무가야는 "블록체인 기술이 월드와이드웹 이후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웹이 IT 생태계를 뒤흔들고 다양한 산업에 변화를 불러왔듯 블록체인 역시 중앙집중형 시스템 체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1세대 암호화폐 비트코인, 완전히 새로운 지불시스템의 등장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1세대 암호화폐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디지털 암호화폐는 존재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비트코인은 익명의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1월, 백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를 공개함으로써 세상에 등장했다. 제3자를 배제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개인 간에 거래하고 그 정보를 함께 검증,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중앙집권적인 통제, 관리 기구가 없다는 점이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Bitcoin.org’ 웹사이트에서는 비트코인을 ‘새로운 지불 시스템’이자 ‘완전한 디지털 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합의된 네트워크’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아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참여자들을 노드라고 부르는데 각각의 노드는 모두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서 생성된 거래 데이터를 공유하고 각자 저장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거래한 기록을 동시에 여러 대륙에 퍼져 있는 참여자 노드들이 검증하고 모두가 다 같이 블록 단위로 추가 생성되는 원본을 저장한다. 이러한 설명을 들으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길 것이다.

거래 기록의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무한정 발생하는 수많은 거래 기록을 개인 PC에 저장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암호화(Cryptography)와 분산네트워크를 통해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 블록체인의 기초 : 전자지갑과 공개키, 개인키란 무엇인가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키, 공개키, 전자지갑 같은 기초개념들을 이해해야 한다. 우선 전자지갑은 개인이 암호화폐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은행계좌와 같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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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지갑을 만들면 개인키와 공개키가 생성된다. 은행을 이용할 때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듯, 개인키와 공개키는 전자지갑을 이용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전자지갑에서 ID나 계좌번호 같은 개념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키가 '공개키'다. 은행의 계좌번호가 그렇듯 공개키만으로는 입금과 잔액까지 확인 가능하다. 상대방에게 내 공개키를 알려주면 상대방으로부터 암호화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공개키가 ID, 계좌번호와 비슷한 개념이라면 개인키는 비밀번호라고 할 수 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금과 송금이 가능한 것처럼, 전자지갑을 이용할 떄에도 나의 암호화ㅖ를 거래하려면 개인키를 알아야 한다.

◆ 비트코인의 암호화 기술(Cryptography)...핵심은 해시함수와 디지털서명

네트워크상에서 모든 거래를 전파하고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상상해보자. A가 B에게 1비트코인을 전송하면 A의 잔액은 1비트코인이 줄어들고 B의 잔액은 1비트코인이 늘어난다. 이러한 거래를 있는 그대로 공유한다면 누가 얼마를 소유했는지, 누가 누구와 거래했는지 비밀이 사라지게 된다. 프라이버시 문제와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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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차와 방식이 투명한 것은 좋지만 내 잔액이 얼마인지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내 지갑에 남아있는 비트코인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두어서도 안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암호화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해시함수 = 거래 내역을 암호화 하는 데 해시 함수가 쓰인다. 해시 함수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정보 보안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함수로 데이터를 정해진 길이의 무작위 문자열로 치환하는 함수다. 동일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해시 함수의 결과값이 항상 동일하게 나타나고, 입력 하는 데이터에 아주 미세한 변화만 주어도 결과값은 완전히 다르게 바뀐다. 결과값에서 규칙성을 찾을 수 없어 역으로 입력 데이터를 추론할 수 없다. 우연히 다른 데이터를 입력했을 때 동일한 결과값이 나올 경우도 있으나 확률은 극히 낮으며 이러한 특성 때문 에 입력 데이터의 추론은 더욱 불가능하다.

▶‘SHA-256’ 함수 = 비트코인에서 쓰이는 해시 함수는 ‘SHA-256’이라는 함수다. SHA(Secure Hash Algorithm) 함수는 199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처음으로 설계했으며 SHA-0, SHA-1, SHA-2로 점차 변형되며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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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 함수 ‘SHA-256’은 입력하는 데이터의 내용과 상관없이 항상 64자리의 16진법 문자열을 산출한다. 특정한 문자열이 나오게 하는 입력 데이터를 찾으려면 2의 256승개(256비트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의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2의 256승개를 10진법으로 표시하면 10의 77승 정도다. 해시 값으로 입력 데이터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 모든 비트코인 거래 내역은 해시함수로 암호화 돼 일정시간마다 순차적으로 블록이 생성된다. 비트코인은 공개된 퍼블릭 분산원장으로서 비트코인 주소 간에 발생한 거래 내역을 어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암호화된 주소가 누구의 소유인지는 장부 자체만으로 알아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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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서명 : 개인키와 공개키 = 모두가 공유하는 원장에서 내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앙 서버에 원장을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 사이트에 접속해 내 계좌를 확인하고 송금할 때 우리는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를 사용한다. 이와 유사하게 비트코인 분산원장에서는 내가 소유한 비트코인의 주소에서 송금할 때 디지털 서명을 사용한다.

디지털 서명은 개인키(Private key)와 공개키(Public key)가 쌍으로 구성된다. 개인키는 공개키에 대한 비밀번호 같은 것으로 개인키로부터 공개키를 알아낼 수 있으나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알아낼 수는 없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송신자는 ‘거래 내역’과 ‘자신의 개인키로 암호화한 디지털 서명’ 두 가지를 동시에 수신자에게 보낸다. 수신자는 디지털 서명이 된 데이터를 송신자의 공개키로 복호화하고 이를 같이 받은 거래 내역과 대조하여 일치하는지를 체크함으로써 전송 과정에 위변조가 없는지를 검증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디지털 서명의 체인이다. 코인 소유자는 거래 내역에 디지털서명 을 한 후 다음 사람에게 전달하고 이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공개키를 코인 맨 뒤에 붙인다. 돈을 받은 사람은 앞 사람이 유효한 소유자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혹자는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 암호화된 데이터가 모두 복호화될 수 있다고 우려 한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인증, 보안 기술이 무력화될 것이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쓰이는 암호학과 정보보안 기술 역시 함께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 비트코인의 분산원장기술

블록체인은 피어 간(Peer to Peer)에 완전하게 공유되는 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피어(Peer)라는 의미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개인이 서로에게 동료이자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모든 노드(node)가 네트워크를 함께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의 경우 중앙 서버에 모든 원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분산된 서버로서 네트워크 참여자들 모두가 각각 전체 원장을 공유하고 보관한다.

분산원장 네트워크 방식 / 중앙집중식 서버클라이언트 방식 자료=BIS. <분산원장 네트워크 방식 / 중앙집중식 서버클라이언트 방식 자료=BIS.>

블록체인을 암호화폐가 존재하지 않는 분산원장만 개발하자고 한정한다면 분산형 데이터베이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 타당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여러 개의 노드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은 블록체인 이전에도 존재했던 기술이며 지금도 클라우드 컴퓨팅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비트코인에 적용된 암호화 기술과 분산 원장 기술 각각만 놓고 보면 대단한 혁신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각각의 요소기술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혁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존재하는 요소 기술들을 잘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소통 방식을 성공하게 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서로 모르는 사람 또는 기계 간에 중앙집권적 기관이나 서버 없이도 정보를 교환하고 장부에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서로는 모르는 상태에서 네트워크에 전파되는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어떻게 확인하고 기록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채굴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알고리즘

비트코인을 채굴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땅을 파내듯 디지털금맥을 캐내란 얘길까. 채굴은 아주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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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채굴 = 새로운 비트코인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채굴(mining)이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채굴이란 비트코인 입출금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이를 담은 신규 블록을 생성하는 작업이다. 신규 블록을 생성하는 채굴자에게 채굴 보상으로 새로운 비트코인이 발행된다. 채굴에 참여 하는 모든 참가자는 거래 내역을 해시 함수로 돌려 시스템이 요구하는 목표값을 찾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 작업증명(PoW) = 목표값을 찾는 작업을 작업증명(Proof of Work)라고 하며 이는 끊임없는 해싱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채굴자들은 직전 블록의 해시값과 미승인 거래기록(UTXO; Unspent Transaction Output)에 논스(nonce)라 불리는 임의의 숫자를 입력함으로써 새로운 블 록의 해시값을 계산해 목표값과 비교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 블록 구성 = 특정 참여자가 목표값을 찾는 데 성공하게 되면 블록을 발행하고 네트워크에 이를 전파 한다. 블록에는 이전 블록을 해싱한 해시값, 현재 블록의 타임스탬프, 난이도(해시 목표 값), 논스값, 그리고 현재 블록에 기록된 거래내역을 모두 담은 해시값이 기록된다.
채굴은 끊임없는 해싱 작업을 통해 임의로 나오는 값을 목표값과 대조해보는 작업이기 때문에 컴퓨팅 파워를 많이 투입할수록 목표값을 찾아내는 경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트코인 채굴 초기에는 노트북 등 일반적인 개인용 컴퓨터의 연산능력으로도 채굴이 가능했으나 트랜잭션이 증가하고 채굴 노드가 증가할수록 채굴의 난이도가 높아져 전문적인 채굴용 장비가 개발, 활용되고 있다.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블록보상과 수수료 = 목표값을 찾아내는 참여자에게는 블록발행에 대한 보상으로 신규 비트코인과 수수료가 지급된다. 2009년에는 블록발행 보상으로 지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50비트코인이었으나 약 4년 뒤인 2013년 말부터 25비트코인으로 줄었으며 2016년 7월부터는 그 절반인 12.5비트코인으로 줄어들었다.

블록 하나 당 채굴되는 비트코인은 21만번째 블록이 생성되는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총량은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다. 현재까지 1,702만 개 이상이 채굴되었다.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탭스콧은 비트코인의 채굴이 종료되는 시점을 2140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늘어나는 분산원장 용량, 생각보다 크지 않다 =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최초의 블록 생성 후 발생한 모든 거래 내역이 암호화되어 저 장되어 있다. 암호화 기술을 통해 공개된 원장에서 익명으로 각자 본인의 거래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해시 함수를 통해 거래기록의 용량은 현저하게 축약돼 저장된 다. 비트코인은 약 1MB로 제한된 한 개의 블록에 약 2천건의 거래를 저장할 수 있으며 약 10분마다 1개씩 신규 블록이 생성된다.

지난 10년간 거래기록 전체를 보관한 분산원장의 용량은 현재 약 167GB로 개인 PC에 도 보관이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현존하는 암호화폐 중 전세계에 걸쳐 가장 널리 퍼져있는 공개된 분산원장이자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다.

◆ 비트코인에 제기되는 논란: 마이닝 풀(Mining Pool)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P2P 거래의 무결성을 추구했으나 암호화폐 채굴 풀(Pool)이 기업화되면서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해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과반수 이상의 다수결을 참(True)으로 보는데 채굴 노드의 51% 이상을 특정 집단이 차지하게 되면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장부 조작이 가능하다.

출처=BitcoinWiki <출처=BitcoinWiki>

현재 비트코인 마이닝 풀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상위 3개사가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미 대기업이 된 마이닝 풀 몇 개가 모여 담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로는 담합에 의한 블록체인 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블록을 조작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것과 협력하는 것 중 협력하는 것이 참여자에게 유리하다. 비트코인 장부를 조작하는데 성공하게 된다면 이는 곧 비트코인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되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붕괴시킬 것이다.

특히 이미 기업화된 마이닝 풀은 채굴 보상뿐 아니라 수수료 수익도 얻고 있는데 네트워크가 붕괴되면 수익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이미 150조원이 넘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없애고 이로부터 발생할 수수료 수익까지 없애는 데 동의할 채굴업자가 얼마나 나타날 수 있겠는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물론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악의적인 노드의 51% 공격 가능성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제기되는 리스크 요인이다.

◆ 비트코인이 반갑지 않은 정부...자금세탁과 지하경제

대부분의 정부가 비트코인을 반기지 않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익명성으로 인해 탈세나 검은 거래, 즉 지하경제에서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국경을 넘어 거래되고 있으며 암호화로 익명성이 보장돼 탈세와 자금세탁에 쓰일 수 있다.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유로 폴 (Europol) 은 최근 유럽에서 콜롬비아의 마약조직에 코카인 대금을 지불하는데 암호화폐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범죄자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유로를 암호화폐로 교환해 디지털 지갑으로 송금한 후 이 암호화폐를 다시 온라인 거래소에서 페소로 교환했다. 이 과정에 암호화폐를 수십 개의 주소로 나눠 송금함으로써 자금 세탁을 했다고 한다.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주요 거래소들은 자금세탁방지 (AML; Anti-Money Laundering)와 고객알기제도(KYC; Know Your Customer)를 따르고 있다. 실명인증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거래의 경우 여전히 익명성을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암호화폐의 성격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조세 회피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상품인지, 화폐인지에 따라 과세 기준이 달라지게 되는데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다. 조세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 황에서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탈세 행위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외환거래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 한국의 비트 코인 가격은 다른 나라 대비 약 40%까지 프리미엄이 상승했다. 외국 거래소에서 비트 코인을 매수한 후 한국 거래소에서 매도하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정확 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차익거래로 환치기를 했던 사람들이 있었 다고 보도됐다. 탈세와 외환거래법 위반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비트코인을 범죄행위에 사용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이에 대한 규제 논의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처럼 인터넷을 완전히 검열하지 않는 한 범법 행위를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암호화폐로 인한 범죄가 우려된다고 해서 인터넷을 모두 검열할 수도 없다. 정부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 19일부터 20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각 국은 암호화폐를 가상 자산으로 규정 <지난 3월 19일부터 20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각 국은 암호화폐를 가상 자산으로 규정>

G20 정상회담에서도 이는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앞으로도 많은 국가들이 논의하게 될 것이다. 장점이 많은 기술이라 해도 나쁜 용도로 쓰이게 되면 규제는 강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리스크 요인이다.

◆ 하드포크란 무엇이고, 비트코인 캐시는 왜 만들어졌을까

블록체인은 새로운 블록이 거의 동시에 생성될 수 있고 이때 분기(fork)가 일어난다. 한 줄기에서 나와 여러 줄기로 갈라지는 모양이 실제 포크 모양과 비슷하다. 이때 노드들은 길이가 긴 쪽을 참으로 보고 작업증명을 수행한다.

누구나 비트코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하고 함께 변경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노드를 운영하고 있는 참여자들이 동의하면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실행하게 되는데 이전 버전으로 생성된 블록들과 호환이 가능한 변경을 소프트포크(soft fork), 호환되지 않는 완전한 변경을 하드포크(hard fork)라고 부른다.

2017년 8월 1일,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로 갈라지는 하드포크가 일어났다. 블록 사이즈와 처리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논의해온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합의를 이루지 못해 비트코인은 478558번 블록에서 두 줄기로 갈라졌다.

완벽한 사기극 vs 신경제의 초석, 본질부터 따져보자

오리지널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측을 비트코인 코어 진영이라고 부르는데 블록스트림 (Blockstream)의 CEO인 아담 백(Adam Back)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 코어 진영의 개발자들은 비트코인의 블록사이즈를 늘리면 블록체인의 용량이 빠르게 증가해 개별 노드의 서버가 대형화되어야 하므로 개인들의 참여를 유지하기 위해 블록 사이즈를 늘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일부 개발자들은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할 필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아담 백은 비트코인을 현금처럼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블록 사이즈를 늘리는 대신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주장하고 있다.

비트코인 캐시를 지지하는 측의 주장은 이렇다. 마이닝 풀 비트메인(Bitmain)사의 중국인 CEO 우지한은 비트코인 캐시가 진짜 비트코인이라고 주장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화폐 시스템으로서 진짜 화폐처럼 거래 가능해야 비트코인 정신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사이즈를 늘려 더욱 빠른 거래가 가능해야 화폐로서 비트코인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측은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상대측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한다. 아담 백은 블록스트림이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해 돈을 벌기를 바라기 때문에 비트코인 코어를 지지하는 것이라는 공격받는다. 한편, 거래건수를 늘리고 블록 생성 시간을 줄일수록 마이닝 풀은 채굴 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모두 늘릴 수 있다. 채굴 수익이 늘어나면 채굴기 판매도 함께 늘어난다. 우지한은 채굴기 판매와 채굴 수익을 모두 높이기 위해 비트코인 캐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비난 받는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의 하드포크 이후에도 비트코인 골드 등 하드포크로 새로운 암호화폐 발행이 지속됐다. 2017년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거센 상황에서 하드포크로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들면 기존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 자동으로 새로운 코인이 생성된다는 것은 보너스를 주는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보너스가 생성된 것이 아니라 기존 커뮤니티가 갈려나간 것이다. 커뮤니티의 가치가 커지기보다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는 요인이다.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참여자가 검증 해왔다는 점이 비트코인의 강점인데 하드포크가 잦아지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집단 지성이 토론해 다각도로 시험해 볼 수 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는 블록체인이 살아남을 것이기에 하드포크 자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커뮤니티 구성원들 간의 합의와 하드포크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이슈다.

 강민욱 기자 kmu@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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