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발행일시 : 2019-08-05 09:05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한 달 전, 어떤 모임에 나가게 됐다. 바로 ‘단톡방’으로 초대됐다. 그날부터 매일 일어나는 행사들, 각자가 진행하는 일들에 대한 보고와 칭찬의 텍스트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네이버 밴드는 또 어떤가. 단체 모임이나 학습자 모임에도 어김없이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을 하면 마지못해 동의한다. 대부분 개설 후 1년 전후로 이야기가 시들해진다. 누구누구 생일축하 알림만 날아온다. 그런 모임만 몇 개다.
 
지인이 밴드를 개설했다. 예술 감상 문화 확산과 정보교류를 위해 만들었다. 회원이 늘면서 밴드 규모가 1천 명을 넘어섰다. 문제가 생겼다. 회원 중 한 사람이 공연 티켓 판매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지도 했지만, 더 말리지 못했다. 무료 표도 제공하고 할인 판매도 시작했다.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특정인의 영업 창구로 변했다.
 
왜 우리는 ‘방’을 만들까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나는 단톡방에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올라온 내용을 그냥 보고 만다. 충성 회원도 아니다. 내가 여기 왜 들어와 있는 거지, 내가 이 이야기를 왜 들어야 하는 거지.
 
얼마 전에 같은 모임에 내가 아는 분이 들어와서는 나를 안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분이 ‘세상 참 좁다’는 말을 남겼다. 나도 놀랐다. 어떻게 그분이 거기에. 적당한 때에 나갈 궁리 중이다. 동기들끼리 만든 방에서 나왔다. 정치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방 안에서 이러쿵저러쿵 복사한 메시지를 옮겨 나르는 글을 굳이 봐야 하나 싶다. 방을 나왔다. 나를 다시 초대했다. 이야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다시 나왔다. 나를 더 부르지 않는다.​
 
일하면서 사람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다. 어느 순간 지쳤다. 관계를 줄여나갔다. 저녁 모임 나가는 일도 줄었다. 마음이 편했다. 일은 줄었다.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이 다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크든 작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보험’을 든다고 하는 걸까. 하는 것만큼 표가 날 수밖에 없다. 내가 속한 단톡방에 있는 한 사람은 모든 사람의 글에 댓글과 인사를 남긴다. 99%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할까.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시간을 들여 누군가 글을 읽어주고 댓글 다는 일은 고마운 일이다.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는다. 다만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좀 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팔려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의 힘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도록 나는 어떤 관계 형성을 위해 오늘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이 책에서 아이디어의 창조, 포지셔닝, 마케팅과 플랫폼에 대해서 다룬다.​
 
자신이 만든 혹은 만들고자 하는 창작물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어떻게 패키징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고 말한다. 출판 작가로서 아이디어의 창조와 확산을 위해 그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다루고 있어서 아이디어 실현 과정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도 소비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창작물을 소비하기 위해 어떻게 지갑을 열게 할 것인가? 자신의 창작물에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유인책을 갖고 있는가. 핵심은 빼놓고 주변부만 맴도는 일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라이언 홀리데이는 체스 판의 말이 되지 말고 체스 선수로서 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결정적 기회를 남이 갖는 것만 보고 살 것인가.
 
그 방에 다시 들어갈까.​ 한때 북적거렸던, 생일 알림만 오는 밴드를 살려볼까.
 
“천재적인 작품을 창조한다고 해서 관계가 저절로 형성되지 않는다. 관계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고 노력으로 유지된다. 만약 당신이 관계 형성의 ‘명인grandmaster’가 되고 싶다면 체스 선수가 돼야지 체스 판의 말이 돼서는 안 된다. 당신의 열렬한 팬들에게 집중하느라 중요한 협력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등한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팬들만큼 이 관계 역시 중요하다. 관계 형성은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고 독자적인 생존력이 강한 플랫폼을 세우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275쪽,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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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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