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후 펀드 관계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후 펀드 관계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 가입하며 '극일(克日) 대통령 펀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농협아문디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에 대한 사회 각층의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

30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정치권과 지자체장 등이 앞다퉈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이날 이해찬 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 의원회관내 농협은행 창구에서 각각 1000만원과 100만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27, 28일 각각 가입한데 이어 이날 신동헌 광주시장와 허태정 대전 시장 등이 이 펀드에 가입했다. 전남도와 전북도 등의 경우 다수의 지역 군수가 릴레이 가입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내 농협은행을 찾아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했다. 29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가입한 후 두번째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김승환 전북 교육감도 29일 펀드 투자에 나섰고,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이 이날 펀드에 가입했다.

이처럼 정치권과 지자체장 등이 앞다퉈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것은 필승코리아 펀드가 국내 유망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한 이른바 극일(克日) 펀드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이름에 필승코리아가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애국심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것이 각계 각층의 호응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펀드에 대한 높은 관심은 현대증권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3월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바이코리아 펀드'의 애국심 마케팅을 연상시킨다. 물론 펀드 절대 규모는 아직은 바이코리아와 견줄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바이코리아는 펀드 출시 수개월만에 판매액이 1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국민적 펀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날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28일 기준 필승코리아 펀드 판매액은 376억원이다. 지난 14일 출시한 것으로 10 영업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평균 40억원 안팎이 팔린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펀드 판매 속도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펀드 투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비롯 소재부품장비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충분한 투자매력을 갖고 있고, 운영 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에 기부하는 등 착한펀드라는 이미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펀드 수익은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반도체 경기가 하락을 다지고 반등할 여지도 충분하지만, 하락 저점이 확인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여기에 소재부품장비 유망 기업 투자에 대한 리스크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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