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틴 스피릿'은 17살 소녀 바이올렛의 세계적인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기를 다룬 영화이다. (사진 = 주인공 바이올렛 역을 맡은 엘르 패닝)
영화 '틴 스피릿'은 17살 소녀 바이올렛의 세계적인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기를 다룬 영화이다. (사진 = 주인공 바이올렛 역을 맡은 엘르 패닝)

보통 ‘아쉽다’는 표현은 대부분 마음에 드는데 한두 곳 옥에 티가 있을 경우에 사용한다. 할리우드의 핫한 스타 엘르 패닝과 ‘라라랜드’ 제작진을 앞세워 제대로 음악영화 맛집 홍보를 한 것에 비하면 정작 영화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아쉬움 보다는 안타까운 감정이 앞서는 영화 ‘틴 스피릿’.

내용은 간단하다. 바이올렛(엘르 패닝)은 음악에 대한 열정 가득한 꿈 많은 17세 시골 소녀다. 우연한 계기로 ‘틴 스피릿’이라는 세계적인 오디션 무대에 참여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서 우승한다. 10대 청소년의 성장기이자 성공 스토리를 다룬 클리셰 가득한 뻔한 이야기다.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컷.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컷.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틴 스피릿’을 선택한 관객들은 많지 않을 거다. 대부분은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느껴지는 엘르 패닝의 존재감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속 음악을 관람 포인트로 꼽는다. 내용과는 별개로 영화가 주는 음악적 감성이 ‘틴 스피릿’을 기대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주인공 엘르 패닝은 역할에 억지로 짜 맞춘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고 음악은 생각만큼 황홀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바이올렛은 오디션 매 라운드를 거듭할 때 마다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매번 비슷한 수준에 머무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파에 의한 억지 감동마저 느끼기 쉽지 않다.

주인공 '바이올렛' 역을 맡은 엘르 패닝이 극중, 노래하는 모습.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컷)
주인공 '바이올렛' 역을 맡은 엘르 패닝이 극중, 노래하는 모습. (영화 '틴 스피릿' 스틸 컷)

음악 영화의 대명사 ‘라라랜드’에 참여한 마리우스 드 브리스 음악 감독과 아버지 안소니 밍겔라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맥스 밍겔라 감독의 콜라보레이션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엘르 패닝의 연기도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지 못한 채 겉돈다.

강점이라던 음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 아울 시티와 칼리 래 젭슨 ‘Good Time’, 티건 앤 사라 ‘I Was a Fool’, 시그리드 ‘Don’t Kill My Vibe’, 로빈 ‘Dancing on My Own’, 엘르 굴딩 ‘Lights’, 메이저 레이저 ‘Lean On’, 노 다웃 ‘Just A Girl’ 등의 주옥같은 팝 음악들은 엘르 패닝 캐릭터와 색을 맞추지 못하며 관객의 흥을 돋우는데 실패했다. 칼리 래 젭슨이 작곡한 오리지널 송 ‘Wildflowers’ 역시, 큰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명성과 재능을 겸비한 두 감독의 만남 그리고 엘르 패닝이라는 확실한 할리우드 스타 배우와 익숙한 팝 음악들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영화 ‘틴 스피릿’이 보여준 퀄리티는 심히 유감스럽다.

9월 4일 개봉, 93분, 12세 관람가.

<사진 제공 = 찬란>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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