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색종이 제공
사진=청색종이 제공

청소년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하연 시인이 자신의 이야기와 그간 만났던 여러 아이들의 마음을 함께 시로 담아냈다.

조하연 시인은 지난달 26일 동시집 '눈물이 방긋'을 출간했다.

삐딱하고 허름하고 후미진 구석에 깃든 아픈 마음을 시로 보듬어온 조하연 시인은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서 아이들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

'원래 그런 녀석'에서 "원래 그런 녀석이/삐끗 실수라도 하면/금세/'그럼 그렇지!'가 되곤 했다"는 말처럼 늘 핀잔을 듣던 아이의 입장에서 세상의 편견을 읽고 상처 받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한다.

'남향집'에서 "빚더미에서/빠져나오자//엄마는/다시 빚을 내//남향집을 얻었다"라며 여러 아이들과 가까이 만나오면서 시인 역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

시인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으로 여겨지는 이야기 속에는 그 '빚'이 "다섯 가족/종아리 위로" 뽀얗게 내리는 '빛'이 된다.

이렇듯 이번 동시집 안에는 시인의 개인사적 체험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겪었을 안타까운 사연들이 함께 시 속에 내려앉아 있다. 시인 자신도 아이들의 이야기도 모두 다르지 않으며 마음으로 따뜻하게 연결돼 있다.

유독 가족에 관한 동시가 많은 이유는 이 사회의 아픔과 기쁨이 고스란히 가족 관계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은 따뜻하며, 다른 이에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은 정겹다.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을 잃은 곳에서 조하연 시인은 다시 우리가 잃어버린 그 어떤 정서를 붙들고 있다. 다르지 않고 하나로 끌어안아 모두가 되는 기적이 조하연 시인의 동시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조하연 시인은 말놀이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말놀이에서 시작한 아이들이 어느덧 이 세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동시집의 표제는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여러 제목을 앞에 놓고 고민하던 시인은 꿈결에 아버지를 뵙게 된다. 애타게 그리워하는 아버지에 대한 시인의 마음은 서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 먼저 다른 세상으로 건너간 아버지를 시인은 늘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 아버지가 꿈결에 나타나 시집을 읽다가 펼쳐놓고 가셨다. 바로 '눈물이 방긋'이라는 시였다. 시인은 두 말 않고 아버지가 펼쳐놓고 가신 시를 이번 동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한편 조하연 시인은 청소년의 마음을 보듬는 '곁애(愛)'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동시집 '하마 비누', 그림책 '형제설비 보맨', '소영이네 생선가게' 등을 출간했다.

이상인 기자 lsi@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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