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북 S' MS '서피스 프로 X LTE' 등
통신사 구매 시 공시지원금에 15% 추가 지원
할부 기간·통신 요금 등 조건 잘 따져봐야

보통 노트북PC를 구매할 땐 가장 먼저 전자제품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떠올린다. 하지만 올해 PC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이동통신사 매장까지 시야를 확대하길 권장한다. 최근 코로나19 출현은 중국의 PC부품 생산 차질을 유발해 올해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을 급감시켰지만 대응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며 PC 수요는 도리어 폭증한 상황이다. 물건은 부족하고 사려는 사람은 많다. 당분간 쉽게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현명한 PC 구매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올웨이즈 커넥티드 PC(ACPC)가 괜찮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PC와 같은 듯 다른 ACPC 매력은 무엇일까.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노트북? 태블릿? ACPC는 무엇.

'올웨이즈 커넥티드 PC'는 의미 그대로 항상 연결된 PC를 지향한다. 이전까지 PC에서 무선 네트워크 연결은 주로 와이파이만을 의미했지만 이 새로운 PC는 스마트폰처럼 최신 와이파이6는 물론 롱텀에벌루션(LTE)과 5세대(5G) 이동통신 무선 네트워크까지 기본 지원한다. 여기에 기본 운용체계(OS)로 윈도10을 적용하고 대체로 투인원(2in1)으로 설계돼 태생상 노트북과 태블릿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CPC 등장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기존 비즈니스 틀을 넘어서려는 퀄컴의 시도가 큰 역할을 했다. 회사는 그동안 스마트폰 부문에서 축적했던 저전력 고효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과 무선안테나 기술 노하우를 노트북에도 적용하려는 방안을 연구해왔고, 이 과정에서 전작 '스냅드래곤 850'에 이어 지금의 7나노(㎚) 기반 '스냅드래곤 컴퓨트 플랫폼' 3종(8cx, 8c, 7c)이 나왔다.

스냅드래곤 컴퓨트 플랫폼 [사진=퀄컴]
스냅드래곤 컴퓨트 플랫폼 [사진=퀄컴]

신제품 3종 개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업했다. 기존 스냅드래곤 850 탑재 PC가 윈도 환경에서 속도가 크게 저하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윈도10에 최적화된 스냅드래곤 컴퓨트 플랫폼이 적용된 최신 노트북은 MS 서피스 프로 X를 비롯해 삼성 갤럭시 북 S, 레노버 요가 5G 등이 있다.

레노버 요가 5G [사진=레노버]
레노버 요가 5G [사진=레노버]

ACPC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스냅드래곤 AP의 높은 전력효율성도 그대로 계승했다. 사실 ACPC도 퀄컴이 지향하는 '올웨이즈 온 올웨이즈 커넥트'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최신 ACPC는 이동통신 지원 외에도 기존 스마트폰에서 경험했던 향상된 배터리 성능과 최신 '퀵차지4+' 고속충전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ACPC는 퀄컴 말고도 CPU 강자인 인텔도 선보인 바 있다. 인텔은 XMM 7560 모뎀으로 LTE 연결을 지원했는데 HP에서 선보인 비즈니스 노트북 △엘리트 드래곤플라이 △HP 엘리트북 x360 1040 G6 △HP 엘리트북 x360 1030 G4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모두 4x4 LTE 안테나를 내장하고 기가비트급 4G LTE Cat16 광대역 무선망 접속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인텔은 미디어텍과 5G 지원 칩셋도 개발 중이며 내년 중 선보일 전망이다.

HP 엘리트 드래곤플라이 [사진=HP]
HP 엘리트 드래곤플라이 [사진=HP]

앞서 열거한 ACPC는 이동통신 말고도 와이파이 연결도 기본 제공하지만 굳이 와이파이에 의존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인터넷 연결을 위해 근처 와이파이 수맥을 찾아 헤매거나 중계기를 휴대할 이유가 없다. 특히 위험한 미확인 와이파이 연결을 사전 차단함으로써 멀웨어 침입 또는 해킹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점도 따라온다.

◇또 다른 매력 '가성비'

또 다른 ACPC 매력을 꼽자면 바로 가격이다. 모든 ACPC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되는 기기는 공시지원금과 15% 추가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 중인 ACPC를 비교하면 통신사 모델이 가격에서 더 합리적인 편이다. 가격은 할부 기간과 통신요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ACPC로 오로지 와이파이만 사용할 게 아니라면 어차피 통신사 요금제 가입을 해야 하므로 구매단계부터 통신사별 요금제를 선택해보고 서로 비교해보길 추천한다.

국내 통신사에서 판매 중인 최신 ACPC는 갤럭시 북 S(256GB)와 서피스 프로 X 2종으로 모두 LTE 노트북이다. 스마트폰 구매와 마찬가지로 공시지원금과 제휴카드·포인트·상품권 할인이 가능하다. 5G 노트북은 국내 밀리미터파(mmWave) 상용화 이후 출시가 예상된다. 이 중 갤럭시 북 S는 온·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판매되고 있다. 출고가는 129만6900원이며 판매처에 따라 실거래가 차이를 보인다. 최근 LG유플러스에서는 온라인 개학 시즌에 맞춰 '인강 태블릿/노트북 종결전' 프로모션을 10일부터 진행하며 갤럭시북 S도 판매했는데, 이 제품은 개시 후 4일 만인 14일에 완판됐다. 현재 이 ACPC는 재고 부족으로 해당 행사 목록에서 빠진 상태다.

삼성 갤럭시 북 S [사진=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북 S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북 S보다 비싼 서피스 프로 X LTE는 지난 7일 국내 출시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각각 개인용과 기업용 모델로만 판매되고 있다. 이 중 기업용 모델은 온라인 개학이나 재택근무 등 원격근무 환경에 최적화됐으며 MS 보안 SW를 통한 수준 높은 보안성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X LTE [사진=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X LTE [사진=한국마이크로소프트]

◇PC업계가 말하는 ACPC 전망

ACPC는 본래 이동통신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휴대용 PC다. 모바일 시장의 대화면 선호 경향이 태블릿 범주를 벗어나자 이동통신이 노트북까지 확장된 것이다. 그러나 ACPC는 일반적인 비즈니스에는 적합해도 기존 고사양 PC 역할이었던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 등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앱) 실행에는 버거울 수 있다. 다만 길게 보면 게이머나 크리에이터에게 ACPC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지금도 모든 업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장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면서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서버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클라우드 게임도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데스크톱PC와 고사양 노트북PC 수요는 줄어들고 ACPC가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단 현 시점에서 PC 수요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이다. 레노버는 “코로나19 여파로 3·4월 초 전년 동기 대비 PC 판매량이 3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으며, 에이수스는 “2월에 지난 3년간 노트북 최고 판매수를 기록했다”면서 “2018년 2월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 더 많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HP는 구체적인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재택근무, 재택교육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따라 일부 제품군에서 수요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급격한 PC 수요 증가는 평소처럼 얼리어답터가 주도한 게 아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 PC를 장만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소비자에게 고사양 PC보다 원격화상회의에 특화된 기업용 PC 또는 ACPC를 권하는 게 올해 상반기 업계에 주어진 역할인 듯 싶다.

물론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ACPC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HP에서는 그 요인으로 △공공 와이파이 보안 취약성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의 꾸준한 증가세 등을 꼽았다. HP 관계자는 “지금은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유일 5G 노트북 '요가 5G'를 선보인 레노버는 아직 국내 출시를 미루고 있다. 주로 실내에서 사용하는 ACPC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밀리미터파(mmWave) 전송이 원활해지며 5G 단독모드(SA)가 본격 상용화되는 시점을 출시 적기로 가늠하는 듯하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