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반도체 영업익 3조9900억원...매출 17조6400억으로 최대
삼성측 "신속한 대응과 투자로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겠다”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으로 매출 55.33조원, 영업이익 6.45조원의 2020년 1분기 실적을 29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충격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다.

매출에서는 CE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7.6% 하락하며 약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DS부문에서 서버와 PC용 부품 수요가 증가했고 매출이 5.6% 상승하면서 CE부문의 매출 하락을 상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방위 산업구조 재편 현상이 사업부문별 실적으로도 나타난 것이다.

삼성전자 사업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삼성전자 사업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이 같은 현상은 영업이익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에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모바일 수요 지속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으며, 시스템 반도체는 주요 고객사 모바일용 부품 공급 확대로 이익이 증가했다. DP 부문은 비수기 영향으로 중소형 패널은 전분기 대비 이익이 줄었으나, 대형 패널은 판가 하락폭 둔화로 적자폭이 다소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1분기 매출 17.64조원, 영업이익 3.99조원을 기록했다. 1분기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돼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기존 높은 성과를 보여왔던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주춤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빠른 대응으로 큰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IM 부문은 판매량이 감소에 S20 등 플래그십 출시에 따른 제품 다양화와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그러나, CE 부문은 비수기와 코로나19 영향이 겹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하만 부문도 유럽 내 공장의 이전 관련해 1회성 비용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실적이 하락했다. 1분기 환영향 관련해, 달러와 유로화 강세로 부품 사업 중심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으나, 주요 성장 시장 통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환영향은 미미했다.

1분기는 선방했지만, 향후 2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주요 제품 수요가 2분기 들어 크게 줄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서버와 PC 메모리 수요 증가세 지속을 기대할 수 있으나,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기존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 따른 관련 부문의 위축을 완전히 상쇄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하반기는 들어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상반기 부진 만회를 위한 업체 간 경쟁 또한 심화될 전망이다.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이 안정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삼성전자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어떤 출구전략을 추진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요약재무상태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삼성전자 요약재무상태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삼성전자는 사업부별로 출구전략을 다각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속적인 시설투자로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금보유량 대비 부채 비중도 훨씬 적어 출구전략과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사업운영도 가능할 전망이다.

부품 사업은 메모리에서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기술리더십과 원가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TB 이상 고용량∙고부가 서버 SSD 수요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5세대 V낸드 전환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OLED는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신규 응용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트 사업은 혁신 제품 준비를 지속하고 무선은 폴더블과 노트 신제품 및 중저가 5G 확대 등 선택폭을 늘린다. 네트워크는 5G 사업 강화를 위한 기술과 글로벌 역량 제고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CE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별 시장상황을 고려해 효율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설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1분기 집행된 시설투자 규모는 약 7.3조원으로 사업별로는 반도체 6조원, 디스플레이 0.8조원 수준이다. 메모리는 기존 계획대로 증설과 공정전환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파운드리는 EUV 미세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증설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실적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1분기 어려운 경영여건 가운데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기술 리더십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사업과 고객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전략적 R&D 투자 등 미래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한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율(ROE)과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등 주요 수익성 지표는 급격한 변동 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요 수익성 지표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삼성전자 주요 수익성 지표 [출처=삼성전자 경영설명회 보고서]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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