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데일리와 비플라이소프트가 한 주간 네이버 포털의 IT/과학 뉴스를 대상으로 주요 이슈와 댓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게재한다.<편집자>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IT/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 키워드는 ▲이태원 클럽에서 재확산이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진자 추적 ▲아이폰, 갤럭시, 벨벳 시리즈 등 신형 스마트폰 출시 발표와 신형 스마트폰에 적용된 신기술 ▲방사광가속기 입지 발표 ▲온라인 쇼핑업계별 매출 성적 등이 있었다.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비플라이소프트]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비플라이소프트]

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먼저, 코로나19 이슈는 비단 재확산만이 아니라, 허위연락처 기재로 연락을 거부한 사람들을 추적하는 기술이 특히 이슈가 됐다. 반면에 애플, 삼성, LG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 홍보기사는 몇 주 째 쏟아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를 제외하면 청주에 설치가 발표된 방사광 가속기 관련 뉴스가 주목받았으며,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업계의 업체별 매출 성적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비플라이소프트]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비플라이소프트]

◇ 주요 이슈 브리핑

-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감염 추적

황금연휴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다. 이태원 클럽 등지에서 2030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보건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약 2천 명의 방문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질병관리본부는 이동통신 3사에 협조를 요청해 해당 기간 이태원 일대 기지국 접속 관련 자료 요청을 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켜놓고만 있으면 인근 기지국과 통신을 주고받기 때문에 30분 이상 근처에 체류한 가입자를 추려낼 수 있다. SKT, KT, LGu+ 이동통신 3사는 이 같은 방식으로 가입자 중 체류자 목록을 만든 뒤 이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추출, 질본에 명단을 전달했다. 촘촘한 관리가 가능한 기술에 안심하는 여론도 있고, 개인정보 침해와 감시를 걱정하는 여론도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

- 국내외 신형 스마트폰 출시 소식

애플의 새로운 무선이어폰인 ‘파워비츠 프로2’ 출시와 오는 15일 출시되는 LG전자의 벨벳폰·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 및 5G폰 A51 등 2분기에 쏟아진 국내외 기업들의 신형 스마트폰 소식이 넘쳤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별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홍보기사가 대부분이었으며, 기사량이 많아 주요 키워드에 빈번하게 잡혔으나 댓글 등 여론 반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 방사광가속기 청주 설치 발표

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첨단연구장비인 방사광가속기는 충북 청주에 구축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충북도지사가 큰절을 올리기까지 했는데, 13만 7000개 일자리와 9조 원 넘는 생산효과/부가가치가 예상된다는 소식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산업을 견인하는 최첨단 기술로 포항에 2대가 있지만 수요가 너무 많아 포화 상태였다. 정부는 2022년 이전에 공사에 들어가 2028년에 새 방사광가속기를 가동할 계획이다. 가속기 유치를 두고 경쟁했던 다른 지역에 대한 지역감정이 표출되는 반응이 많으나 연구단지가 있는 대전 가까운 청주에 위치하게 된 것이 옳다는 의견이 가장 크게 등장했다.

- 신형 스마트폰의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 기술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삼성전자, 애플 등이 앞 다투어 저가 보급형 신제품을 내놓자 보급형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좋은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됐는지, 같은 기업의 프리미엄 제품이나 경쟁사의 비슷한 가격 제품에 적용된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 기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보도가 많이 등장했다. 아이폰SE나 갤럭시A시리즈 및 폴더블 폰에 대한 분석이 특히 많았다. 벨벳 시리즈는 보급형이 아니지만, 성능을 분석한 홍보 기사가 많았다.

- 최근 온라인쇼핑업계 업체별 매출 성적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면산업 후퇴·비대면산업인 온라인 쇼핑 물류 산업 성장으로 1분기 온라인 쇼핑업체 매출 성적이 발표됐다. 의외로 네이버가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나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e커머스 업체 이베이를 뛰어넘어 가장 주목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나 네이버페이 등 네이버의 온라인쇼핑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익숙한 검색기능 및 화면디자인을 앞세워 고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 주요 이슈 빅데이터 분석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는 주목도와 사회적 의미가 모두 높은 ‘이태원 클럽 감염자 추적’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이슈 보도에 달린 댓글로는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불안감과 개인 사생활을 모두 추적할 수 있는 현대 기술 및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을 모두 포착할 수 있었다. 불안감에서 비롯된 혐오나 편견 등도 엿볼 수 있었다. 주제와 관련, 연합뉴스의 <이태원 '숨은 방문자'…이통 기지국은 알고 있다(종합)>, KBS의 <이통3사, ‘이태원 클럽’ 기지국 접속자 만여 명 명단 제출>, 머니투데이의 <잠수한 클럽 방문자, 건물 안 미니 기지국은 알고 있다> 등에서 총 1103개의 댓글을 수집했다.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어휘적으로 살펴보면, ‘검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신상’을 ‘공개’하기 전에 ‘검사’를 받으라는 협박성 내용과 ‘자진신고’를 해서 ‘검사’를 받으라는 읍소, ‘익명’을 보장할 테니 ‘자발’적으로 ‘검사’ 받기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반적으로 가장 많았다. 어떤 태도를 취하든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사람들이 ‘검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또한 IT강국이라는 반응이나 기지국의 기능에 대한 반응도 있었으며, ‘게이’라는 특정 인구집단 키워드에서는 혐오와 차별 반응이 나타났다.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워드 클라우드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워드 클라우드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의미 구성을 살펴보면 단순 어휘 빈도로 보았을 때 다소 모호하던 맥락이 분명해진다.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안심]이다. 이 키워드는 굉장히 예외적으로, 다른 키워드와 연결성도 약하면서 제일 유의미한 형태로 나타나 있다. 실제 댓글을 살펴보면 ‘이제 좀 안심이다’와 같은 단문이 많다. 기지국을 통해 모두 추적할 수 있다는 보도 내용에 불안감이 잦아든 것이다.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 [인포그래픽=비플라이소프트]

[안심] 키워드를 제외하면 [필요]하자면 [개인][정보]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번 조치에 대한 지지적 태도와 [이태원][클럽]에 들렀던 사람들은 어차피 [기지국]을 통해 나오니 [자진신고]를 해서 [가족]을 배려하라는 권고,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는 분노, [신천지]나 [게이]가 다를 게 뭐냐는 혐오감정이 여론의 큰 맥락을 차지하고 있었다.

자료=비플라이소프트
자료=비플라이소프트

◇ 방역이냐 사생활 보호냐...아슬아슬한 감시 줄타기

이슈는 감염자 추적에 관한 내용이지만 크게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사생활의 충돌 ▲감시기술의 수위는 어디까지여야 하는 가가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의 발달된 IT 기술은 방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감염자 추적 시스템은 역학조사에 든든한 지원이 됐고, 확진자를 조기 발견해 격리시켜 생활방역 전환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과 행복은 이 과정에서 공중보건이라는 공공의 이익 앞에 상대적으로 밀려난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초기 방역 역학조사 시스템이 확진자 동선 공개 과정에서 지나치게 개인정보가 노출된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지인이라면 사실상 확진자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 공개 수위는 조절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국가를 통해서도 공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충분히 인지하게 된 시기였다.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국가에 의한 감시의 정당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출처=페이스북, 파이낸셜타임즈]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국가에 의한 감시의 정당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출처=페이스북, 파이낸셜타임즈]

이와 관련해 유발 노아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교수는 코로나19가 국가적인 감시체계를 정당화하는 핑계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른바 공리주의 또는 전체주의의 바탕을 둔 감시국가의 등장이다.

VPN 공급업체 Top10VPN에 따르면, 세계 29개국에서 53개 이상의 연락처 추적 앱이 이미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15개는 중앙 집중식인지 분산형인지 확실치 않으며, 나머지 20개는 분산형 8개 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중된 시스템이다. 대체로 중앙 집중식이 국가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에 따른 구성원 간의 충분한 논의 없는 감시국가로의 전환은 앞으로도 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 집중식은 감시기술로 확보한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현재 영국이 도입한 방식인데, 국가 차원에서 개인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높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반해 분산형 방식은 관리자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에 한계가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애플과 구글에서 개발 중인 감염자 추적 앱이 여기에 속한다.

어떤 기술이나 선과 악의 구분은 없지만,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많이 달라진다. 대안이 충분히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는 행위는 잘못된 결과를 낳는다. 부작용이 없는 쉽고 빠른 길은 없다. 인류가 바이러스라는 위협 앞에서 좀 더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CNBC, AFP
사진=CNBC, AFP

이슈에서 또 살펴야 할 부분은 숨어버린 확진자들이다. 여기서는 바이러스 확산이 어떤 부분에서 방역의 감시망을 벗어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 3월 말 발생한 대구신천지교회 집단감염 사건과 이달 일어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에는 공통점이 있다. 초기에 방역당국의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사실이다. 그에 대한 이유도 비슷한데, 집단감염이 일으킨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이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부류에 속한다는 것이다. 신천지교회는 폐쇄적인 사이비 종교단체라는 점이, 이태원클럽은 성소수자들이 찾는 곳이라는 점이 방역당국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반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이 숨어버린 건 원치 않는 커밍아웃으로 달라질 본인과 가족들의 일상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조사에 협조하는 순간 숨겨왔던 모든 것이 밝혀지고, 주변에서는 이를 곱게 보지 않을 게 명확한 상황 때문이다.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이 없고 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판명되더라도, 우리 사회 일각에선 이들을 계속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했던 게 사실이다.

한편으론, 해외로 여행을 나간 한국인들이 백인들로부터 더러운 중국인이라며 폭행을 당하는 사건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것이다. 피해망상으로 얼룩져 이성을 잃어버린 그들 눈엔 아시아인 모두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인종으로 보였을 뿐이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혐오는 같은 민족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사람들 간에 벽을 만들고 피해자들을 숨게 만들었다. 이런 결과는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다름에 대한 이해는 없더라도 인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결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바뀌는 것 없이 편견과 벽만 쌓아간다면,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눈 밖에 난 자들을 손쉽게 공략할 것이다. 강력한 처벌이 능사만은 아니다. 그들 또한 누군가로부터 바이러스를 전파 받은 피해자이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아가, 이들이 방역당국에 협조하며 제공한 개인정보도 사생활보호와 공공의 이익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며 관리·보호해야 할지 꾸준히 논의돼야 한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비플라이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니터링 분석 솔루션인 '위고몬(WIGO MON)'이 사용됐다.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IT/과학분야에서 많이 본 뉴스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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