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는 벽난로 위의 캔들은 사실 요리할 때 사용하는 필수품이다. 캔들을 켜두면 집안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어 특히나 요리하는 시간 동안에는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코스트코(Costco)에서 구입한 생연어와 등갈비가 우리 가족을 위한 이번 주 식재료이다. 코스트코(Costco)는 한국에도 입점하여 있어 이곳에 오기 전에도 이미 친숙한 창고형 대형 마트였기에 이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판매되는 아이템 일부의 차이가 있을 뿐 상품의 진열도 거의 한국과 동일해 가끔 한국에서 장을 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연어에는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 자주 요리하고 있는 생선 중 하나이다. 간장에 맛술, 설탕, 양파, 파, 마늘, 생강가루, 사과, 표고버섯, 통후추를 넣고 끓여 홈메이드 데리야키 소스를 만드는 것으로 요리가 시작된다.

이 과정이 번거로워 시판되는 소스를 사 본 적이 있었는데 딱 한 번 사용하고는 냉장고 깊숙한 곳에 넣어둔 상태이다. 향신 채소가 많이 들어가있는 탓인지 익히 알고 있는 달달한 맛이 아닌 생강 향과 맛이 강한 소스라 언젠가 급할 때 꺼내 쓰려고 보관은 해두고 있는데 다시 사용할 날이 올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아무튼 이후에는 직접 재료들을 준비해 직접 데리야키 소스를 만들고 있다. 만들어진 소스에 주인공인 연어와 곁들일 양파, 버섯을 넣고 졸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어 데리야키 조림이 쉽게 완성된다.

원래는 요리를 할 때 딱 먹을 만큼만 음식을 만드는 스타일이었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먹는 양도 부쩍 늘어나고 간혹 상상 이상의 식욕을 보여줄 때가 있어 음식이 모자라는 경우도 생겨났다. 때문에 점점 요리하는 양이 늘어난 상태인데 오늘도 역시나 우리 가족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양으로 만들어진 연어 조림이 만들어졌다.

구입한 연어를 나름 소분하여 나누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많아진 터라 주변 지인들과 나누어 먹기 위해 별도로 보관을 해둔다. 조림에 사용되지 않은 연어는 그날 저녁 혼술을 위한 안주로 탄생되기도 했다.

백립(Back ribs)이라고 부르는 돼지 등갈비는 뜯어먹는 재미와 육즙 가득한 감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아이들이 자주 찾는 엄마표 요리이다. 구입해 놓은 백립은 요리를 하기 전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냄새 제거를 위하여 월계수잎, 통후추, 마늘, 파와 함께 한번 삶아 내는 초벌 작업을 거친다.

냄새 제거를 위해 한번 삶아낸 백립에 간장과 설탕 등을 기본으로 한 양념으로 밑간을 하고 양파, 사과, 마늘을 갈아 넣어 푹 익혀내면 부드러운 등갈비찜이 완성된다. 곁들임으로 함께 넣어 양념이 배어있는 무도 맛이 좋아 아이들이 골라내지 않고 잘 먹어주어 내심 뿌듯하다.

백립 한 팩에 포장되어 있는 양은 우리 가족이 먹기에 상당히 많은 편이다. 때문에 등갈비찜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며칠 후 다른 요리에 사용하기로 했다.

남은 백립으로는 오븐을 이용한 슬로 쿠킹(Slow cooking) 방식으로 조리한 바비큐립을 만들었다. 저온에서 오랫동안 조리하면 육류의 결합조직이 분해되어 고기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오븐의 온도를 260℉(127℃)로 맞추고 한 시간에 한 번씩 바비큐 소스를 발라가며 3-4시간을 익혀내면, 여느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근사한 바비큐립 요리가 완성된다. 사이드 메뉴로 식빵에 수제 마늘소스를 입혀 구워 낸 갈릭 브레드 와 양배추로 만든 코울슬로(coleslaw)까지 더해 아이들 식탁에 내어놓으면 엄지척하며 맛있게 먹어준다.

한국에서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요리들을 직접 해보면서 아이들에게도 점수를 따고 있는 중이다. 낯선 타국에서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집 밥이지만 점점 하나의 여가생활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라 요리를 하는 것에서 재미를 찾게 되었다.

김세령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세령 기자는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하게 된 남편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워킹맘 생활을 접고 조지아주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전업주부로 요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그녀가 두 아이를 위하여 미국에서 만드는 집 밥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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