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지현/조박선영/조이스박/백윤영미/유숙열
출판사 : 이프북스

이야기가 바뀌면 시선이 바뀌고, 시선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현실이 바뀌며, 현실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 옛이야기에서 페미니즘을 찾아 서사를 바꾼 서적이 나와 화제다.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 는 콩쥐팥쥐, 구미호, 홍길동,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다시 쓴 창작 이야기에 작가의 에세이를 덧붙인 도서이다.

이프북스가 2년간 공들여 기획하고 갈등 중재와 교육, 번역과 저술, 콘텐츠 기획, 심리 치유의 영역에서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한 울림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창작 이야기 「신콩쥐팥쥐」는 콩쥐, 콩쥐의 아빠, 팥쥐 그리고 팥쥐의 엄마 등 기존 콩쥐팥쥐에 등장하는 인물들 각자의 상황을 내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면서 동시에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살려내는 관계로 발전시켰다.

「홍길영전」은 ‘홍길동전’의 원천 스토리라 할 수 있는 ‘아기 장수 민담’에서 남녀 간의 힘 대결을 주요 모티브로 한 ‘오누이 힘겨루기’ 민담이 파생되었다는 사실에 착안. 홍길동에게 그만큼 힘이 세고 그보다 더 창의력 넘치는 누나인 홍길영의 존재를 드러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꼬리가 아홉인 이야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인 '팜므파탈' 이미지로 은유되어 왔던 ‘구미호’를 말 못 하는 짐승으로 취급받은 한 여성의 이야기로 비극적이면서도 담담하게 단편소설의 형식으로 표현했다.

「하늘 재판 극, 고통을 벗고 치유의 날개옷을 입다」에서는 ‘선녀와 나무꾼'의 첫 딸 '마야'가 나무꾼과 사슴 그리고 할머니(나무꾼의 엄마)를 하늘로 소환해 하늘에서 재판을 받게 하는 심리 치유 희곡으로 쓰였다. 페미니스트 심리 치유사의 경험과 시선으로 ‘선녀와 나무꾼’이야기에서 우리가 놓쳤던 가정폭력으로 인한 다양하고 뚜렷한 피해의 사실들과 징후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제 여성들은 누군가에 의한 구원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해피엔딩을 이뤄가야 한다. 여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내면의 힘, 비극을 직면하는 관찰력 그리고 가능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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