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여대 규모 도입 사업...“BMT 합격한 제품 아냐, 원천 무효” 주장
농협 “중단된 물품이 발생하면, 동급이상 제품으로 공급 받을 예정” 강행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모습. 출처=전자신문 DB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모습. 출처=전자신문 DB

농협은행이 최근 실시한 '태블릿 모니터 도입사업' 입찰이 절차적 하자로 원천 무효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태블릿 모니터 도입사업은 4300여대 규모로, 지난 5월 8일 NH농협은행(은행장 손병환)이 최저가 입찰로 발주한 것으로, 시스테크놀로지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시스테크놀로지가 공급하는 제품이 NH농협은행이 정한 입찰자격 조건에 해당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에 응찰한 아큐코리아측 주장이다. 아큐코리아는 이와 관련 이달 초 농협감사실에 ‘부적격 제품 입찰 신고의 건’으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아큐코리아측에 따르면 이번 입찰은 농협은행이 지난 2018년 실시한 성능평가(BMT)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이번 응찰한 시스테크놀로지 제품이 당시 성능평가에서 합격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성기 아큐코리아 대표는 “이번 태블릿 사업의 공급 제품은 2018년 성능평가에 합격한 제품 아닌 여러 업체의 부품을 급조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농협측이 공급자 선정이후 시스템 적용 등의 검수과정에서 공급하려는 제품이 2018년 당시 성능평가를 통과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으면서도 계약을 체결한 것이 부적절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지난 21일 “납품 검증절차를 진행 중이며, 입찰 관련 제안요청서에 공지됐던 바와 같이 선정 이후 공급이 중단된 물품이 발생된 경우에는 동급 이상의 제품으로 공급받을 예정이며, 낙찰자와의 계약에 근거해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해 적격성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이번 공급제품이 2018년 성능평가시 통과한 제품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제안했던 제품의 제조업체가 폐업하거나 공급이 불가한 경우 즉, BMT에 합격된 업체의 제품으로 공급 받기 어렵거나 BMT 합격업체가 없을 때는 BMT를 재실시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에 맞춰 이번 입찰건도 농협이 BMT를 다시 했다면 전혀 논란이 없었을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유독 이번 입찰은 BMT 재시행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입찰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금융기관인 농협이 비정상적인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안타깝고, 농협은행의 실무자와 부당수주한 업체와의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조사 및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BMT를 정상적으로 통과한 제품이 아니라면, NH농협은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불안정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NH농협의 입찰 참여 자격을 갖춘 2018년 BMT를 통과한 제안사와 공급사는 모두 4개 업체다. 보임테크놀러지-진흥에스엠에스, 청호컴넷-아큐코리아, 코리아퍼스텍-더한, 시스테크놀러지-더한 등이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손병환 농협은행장. 출처=농협은행
손병환 농협은행장. 출처=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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