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올레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소송될지 주목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M&A)하며 덩치를 키워 온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가 미국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허침해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LCD(액정표시장치) 부문 세계 1위인 BOE는 최근 올레드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며 이미 최정상에 올라 있는 삼성과 LG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소송이 한국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에너지연구소(SEL)가 지난 6월말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특허 침해(PATENT INFRINGEMENT) 혐의로 BOE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모토로라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모토로라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SEL 측은 중국의 BOE 테크놀로지그룹 본사와 미국법인인 BOE 아메리카, BOE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한 모토로라 등 3곳을 특허침해로 고소했다. SEL은 미국 특허청에 등록해 보유 중인 특허번호 △7372199 △8618732 △9208717 △9825059 등 4건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이들 기업이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SEL은 BOE가 자신들이 보유한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개발한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을 모토로라에 납품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BOE의 패널을 공급받아 모토로라가 출시한 제품이 이들의 첫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인 '모토로라 레이저(Razr)'다.

이번 소송은 BOE가 한계에 다다른 LCD 중심 매출 구조를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큰 올레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BOE는 2003년 하이디스(SK하이닉스의 LCD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빠르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2017년부터 LCD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LCD는 저물어가는 사양 기술로 더 높은 성장을 위해서는 올레드 기술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BOE는 2016년부터 중소형을 중심으로 기술 투자를 집중해 왔다.

BOE는 크게 기술력을 확보해 화웨이, 모토로라 등에 패널을 납품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 대비 높은 품질로 애플에도 공급한다는 애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듯 올레드 분야에서 삼성, LG를 빠르게 추격하던 BOE가 예상치 못한 특허 소송에 휘말리면서 향후 시장경쟁에 어떤 구도 변화가 생길 것인지 주목 되고 있다.

만약 이번 소송에 BOE가 패소하게 되면 향후 기술경쟁에서 밀리며 삼성과 LG를 추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BOE가 승소하게 되면 BOE의 추격은 더욱 거세져 삼성과 LG의 글로벌 입지를 좁혀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올레드 시장에서 중소형을 선도하는 삼성과 대형을 선도하고 있는 LG에 대한 경쟁국들의 극심한 경쟁 속에 진행되는 이번 소송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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