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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극 '레미제라블'

발행일시 : 2020-08-12 05:26

연극 '레미제라블'의 막이 올랐다. 커다란 무대, 백여 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거대한 공연은 8월 16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작품으로 뮤지컬이나 영화, 연극 등 다양한 형태로 계속해서 만들어져왔다.

2020년 연극의 해를 기념하여 무대에 오른 '레미제라블'은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인물의 사연들을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처한 상황의 부당함과 사회의 부조리함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어 준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간단하고 단순한 소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했다는 점도 인상 깊다. 한정된 소품을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장면을 구체화하고 보다 섬세하게 꾸며내는데 이것은 극의 장면을 이해하는 데 있어 보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시각적인 즐거움도 안긴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장발장은 굶어 죽기 직전인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다가 감옥에서 19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는 캐릭터로 부당한 세상에 분노하게 된다. 그러나 미리엘 신부를 만남으로써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마들렌으로 재탄생한다. 장발장 역을 맡은 윤여성은 이러한 두 정체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잘 표현했고 동시에 자신의 과거인 ‘장발장’이라는 정체성을 지우고 존경받는 시장인 마들렌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윤여성의 장발장이 단호하게 캐릭터의 존재감을 표현한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미리엘 주교는 장발장이 분노가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기꺼이 나누려는 인물로 거듭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캐릭터이다. 배우 박웅이 맡은 미리엘 주교는 부드럽지만 신념이 확고한 캐릭터로 단순히 이론적인 옳고 그름에 연연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들이 옳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쟈베르는 끝까지 장발장을 쫓는 캐릭터로 법을 신뢰하고 중요하게 여긴다. 죄인임에도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삶을 이어온 장발장을 추격한다. 그러나 장발장이 시장 마들렌으로서 보인 행보와 혁명군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정의에 대해 고뇌한다. 하성민이 연기한 쟈베르의 굳센 모습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시름과 대조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팡틴은 딸인 코제트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캐릭터로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코제트를 버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엄마 역할로 분했다. 배우 이소영은 이런 팡틴의 모습을 극대화시킴으로서 팡틴의 상황에 대한 부당함과 사회의 책임을 알린다. 덜컥 하게 된 임신과 순탄치 않은 삶 속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팡틴의 곧은 생각과 의지를 옅볼 수 있었다.

떼나르디에 부부는 팡틴의 딸인 코제트를 맡아주는 여관 부부로 속물적인 캐릭터이다. 팡틴에게서 들어오는 코제트의 양육비용에 침을 흘리면서도 정작 팡틴과 코제트를 비웃는 떼나르디에 부부. 그들의 행동은 자칫 불쾌할 수 있으나 배우 진태연과 이호성은 이런 그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고 위트 있게 표현하며 그들의 행동을 꼬집는 듯한 연기를 펼쳐 보여준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코제트는 팡틴의 딸로 떼나르디에 부부에게 착취를 당하다 장발장에 의해 구해진다. 선한 마음을 가진 코제트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장발장을 아버지로 여기고 사랑한다. 함은정은 이러한 코제트의 모습을 환한 미소와 가벼운 몸짓으로 잘 소화해 내었다.

이들 외에도 무대 위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가 빠짐없이 빛났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혁명군에 속한 어린아이 가브로슈의 역할을 맡은 김주안은 천진난만한 모습을 가감 없이 뽐내며 다른 배우들과 합을 주고받았다. 이들의 유쾌한 대화는 심각하게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이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시연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극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그들의 삶에서 최선을 다한다. 도덕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각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물러서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명 깊게 다가온다.

김민지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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