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많이 컸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중 하나가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음식을 먹거나 먹고 싶어 할 때이다.

최근 큰 아이가 깻잎장아찌에 꽂혀있어 밥반찬으로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냉장고 속 반찬통에 깻잎장아찌가 바닥을 보이면 더 만들어 달라고 성화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뒷마당에 기르고 있는 깻잎이 무럭무럭 자라 때마다 수확이 가능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빈혈 예방 및 성장 발달에 좋은 깻잎은 철분이 시금치의 2배 이상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수확한 깻잎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두고 물기가 마르는 동안 담금장을 만든다. 간장과 동량의 물, 설탕, 대파, 양파, 마른 표고버섯을 넣고 끓기 직전에 식초를 더해준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불을 꺼준 후 간장물을 식혀 물기가 사라진 깻잎에 부어 하루 정도 숙성시켜준다.

완성된 깻잎장아찌는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꽤 오랫동안 아이들의 밥반찬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불고기나 닭갈비와 같은 고기반찬을 먹을 때 풍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얼마 전 한인마트에 방문했을 때 구매해 놓은 무말랭이와 고춧잎이 있어 밑반찬 하나를 추가했다. 무말랭이는 칼슘이 풍부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노화 방지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여성에게 더없이 좋다고 하여 챙겨 먹으려는 중이다.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큰 아이도 곧잘 먹는다.

무말랭이를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불리고 마른 고춧잎은 1시간 정도 불려 준다. 불린 무말랭이와 고춧잎은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한다. 무말랭이에 단맛이 배도록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먼저 넣어 골고루 주물러 준 다음 불린 고춧잎과 함께 고춧가루, 마늘, 간장, 액젓, 참기름, 통깨를 넣어 버무려 주면 입맛을 돋우는 고춧잎 무말랭이 무침이 완성된다.

아이들이 등교를 하고 있어 도시락 이야기도 살짝 더한다. 이번 주는 치즈 버거가 점심 메뉴로 나오는 날이 두 아이의 도시락 없는 날로 당첨되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떡소떡과 마들렌, 그리고 야채를 다져서 만든 소시지 주먹밥과 군만두 등이 도시락 메뉴가 된 이번 주이다.

김세령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세령 기자는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하게 된 남편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워킹맘 생활을 접고 조지아주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전업주부로 요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그녀가 두 아이를 위하여 미국에서 만드는 집 밥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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