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단휴진’vs‘업무개시명령’ 강대강 대치로 치닫는 의료계와 정부

발행일시 : 2020-08-26 11:47

정부, 의사 무기한 파업에 업무개시명령 내려
의료계 "의사율 증가율 1위..공공의대 실효성 없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사진 = 뉴스1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사진 = 뉴스1>

정부와 의사들이 극한 대립 상태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하며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에 나선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 수련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현장조사를 통해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개별적 업무개시명령 후 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이후 수도권 수련병원의 수술·분만·투석실, 비수도권의 응급·중환자실, 비수도권의 수술·분만·투석실 순으로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만약 개별적 업무개시 명령을 불이행하면 형사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행정처분(1년 이하 면허정지, 금고이상 면허취소)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집단휴업으로 인해 병원의 검진과 수술이 연기되고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조차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전국적 유행이 우려되며 확진자 중 고령자가 많아 중증·위중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집단휴진으로 인해 진료 인력이 부족해져서 중증환자 치료를 담당할 대학병원의 진료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므로 업무개시명령은 중증·응급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의료계의 집단휴진은 환자와 국민들께 피해를 발생시키므로 정부로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이유로 파업을 ‘불허’했다. 그렇다면 의료계는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왜 파업을 한 걸까?
 
의료계에서 쟁점으로 삼고 있는 네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의대 정원 10년간 400명 증가(총 4000명 증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원격의료다.
 
정부는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하는 의사 수가 2.4명으로 OECD 평균인 3.5명 못미처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도시나 성형외과, 피부과 등 특정 전공 분야로 쏠림 현상이 심한 것도 큰 문제로 봤다.

파업 실시 후 붐비고 있는 병원 사진 = 뉴스1 <파업 실시 후 붐비고 있는 병원 사진 = 뉴스1>

 
이에 전북의사회는 “우리나라 의사 수 증가율이 2000년 대비 2013년 66.9%로 OECD 34개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2015년과 비교하면 72%에 달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11.8~41.3%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인구 1000명당 4명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계는 인구1000명당 임상활동의사 수는 증가하는 반면 임상활동의사 1인당 국민수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의사 인력의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피력하는 것이다.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도 실효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의대는 중증 외상 특수파트, 기초의과학자,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기피과 인재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둔다. 특히 지방에서 10년간 복무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해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의료계는 의무 복무 기간인 10년 중 5년은 인턴, 레지던트 과정 등의 수련과정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5년의 복무기간이 있을 뿐이고, 그 기간이 지나면 지방에서의 복무를 유인할 수단이 없어 의사들의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의료계는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은 첩약(한약)을 급여화 하는 것과 가벼운 병은 동네 의원에서 담당하고 심각도가 높아질수록 상급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이상적인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킨다며 원격의료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의료계가 이런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하자 정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 24일 국무총리-대한의사협회 간담회 이후 진행된 복지부장관과 대한의사협회회장 협의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안 마련에 동의했다.
 
이후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협의할 시간을 요청했는데, 결국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합의문안을 거부함에 따라 대한의사협회 역시 동의를 철회하고 집단휴진을 계속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개원의를 포함한 의료기관의 집단휴진을 계획·추진한 의사협회에 대하여 카르텔 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및 의료법에 근거한 행정처분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으며, 의사들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부당하다며 처벌 우려에도 끝까지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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