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신작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이번 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풋풋함이 물씬 풍기는 '청춘' 드라마로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자주 보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만날 수 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그만큼 마니아들이 곳곳에 많이 자리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클래식에 본래 흥미가 없던 사람이라도 '음악'은 그 자체로 사람을 사로잡는 힘이 있기에 귀를 저절로 기울이게 되지 않는가 한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로맨스는 요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의 감각을 깨우기에 제격인 스토리라고도 생각한다.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작품 속에서 흔히 음악은 청춘과 열정 같은 키워드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 화부터 복잡한 관계의 예고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장치를 두어 준 느낌이다. 브람스는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다는 비극적인 동시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처럼 삼각과 삼각이 엮인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로맨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춘들의 로맨스가 무척 반가웠고 실제 극중 나이인 스물아홉과 비슷한 연배의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은 현실성을 더해주었다. 또래 배우들의 연기 호흡을 볼 수 있는 '청춘물'이라는 점에서 분명 대중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주인공 '채송아'는 이름을 말하면 늘 '죄송합니다'와 비슷한 발음이 되어 종종 곤란을 겪기도 한다. 경영학과를 다니면서 4수를 한끝에 같은 대학 음대에 입학한다는 설정 역시 독특하다.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 사이에서 늘 주눅 들어있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바이올린을 무척 좋아한다는 점이다. 자신을 늘 지지해 준 친구 동윤을 좋아하지만 과감하게 나서지는 못하는 그녀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것들과 꿈을 포기하지는 않는 캐릭터이다.

주인공 '채송아'를 연기하는 박은빈 배우는 유독 빛나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어 딱 맞는 배역을 찾은 느낌이었다. 여린 동시에 강단 있어 보이는 표정 연기가 캐릭터를 적절하게 묘사하기도 하고 '도전하는 시기'란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닌 만들어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스물아홉. 보편적인 사회의 시선으로는 '꿈'을 향해 달려갈 때가 아닌 안정적인 자리에 정착해야 할 나이로 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인공 채송아는 '바이올린'에 열정을 쏟으며 자신의 꿈을 좇는다.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김민재 배우는 유명 피아니스트 '박준영' 역을 맡았다. '낭만닥터 김사부', '도깨비' 등 인기 드라마에 자주 얼굴을 비추던 그가 이제는 주연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피아니스트로 변모하여 연주를 하는 몸짓 또한 자연스러워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콩쿠르에서 얻게 된 '1위 없는 2위'라는 타이틀과 남몰래 삭이는 짝사랑 때문에 숨겨진 아픔이 많은 인물이지만 그의 연주 실력이 뛰어난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천재성을 가진 인물은 대부분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성격을 가지는 경우가 '공식'이라고 할 정도로 허다하다. 하지만 '박준영'은 슈퍼스타라고 불릴 정도의 유명세를 가졌음에도 겸손함과 다정함을 겸비한 모습을 보여주어 캐릭터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듯한 느낌이 강했다. 동시에 '채송아'와 계속되는 만남으로 설레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주인공들 간의 자극적인 갈등만이 로맨스의 시작은 아니라는 점에서 발전적인 관계성이 돋보였다.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두 명의 주인공을 필두로 이야기를 꾸려나갈 다른 네 명의 청춘들도 빠질 수 없다. 김성철 배우가 맡은 '한현호'는 친구인 '박준영'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만을 마음에 두고 있다. 바로 박지현 배우가 연기하는 '이정경'이다. 정경은 뉴욕에서의 입맞춤으로 준영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 사건은 동시에 정경의 마음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현호와 정경이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그 파장은 더 커질 예정이다.

이유진 배우가 맡은 '윤동윤', 배다빈 배우가 연기한 '강민성'은 송아와 같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만난 사이다. 학부 시절 동윤과 잠깐 사귀었다가 헤어진 민성은 사실 아직도 동윤을 마음에 두고 있다. 송아 역시 민성과 같은 사람을 바라보고 있어 이 또한 '삼각관계'의 형성이다. 얽히고설킨 관계는 2회에서 본격적으로 송아, 준영, 현호, 정경이 함께 만나게 되면서 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청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방송화면 캡처

입체적인 캐릭터와 잔잔하지만 강렬한 클래식의 향연으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회 초년생이 보아도 좋을 드라마다.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감에 짓눌리는 젊은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가게 해 줄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3회에선 송아(박은빈)와 준영(김민재)이 '친구'가 되며 더 발전된 관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분명 복잡한 관계와 마음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답답하거나 과하지는 않다. 적정선을 지키며 진행되는 담백한 스토리가 매력인 작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장세민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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