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지배구조, 자본적정성, 내부거래 등 25개 항목 홈페이지에 공시
위험관리 통한 감독관리 향상 기대...기업 부담 늘리는 규제란 시각도

삼성 등 6개 금융그룹은 이달 말부터 자본건전성과 내부거래 등 25개 항목에 대해 통합공시를 해야 한다. 사진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 건물.
삼성 등 6개 금융그룹은 이달 말부터 자본건전성과 내부거래 등 25개 항목에 대해 통합공시를 해야 한다. 사진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 건물.

삼성과 현대차 등 6개 금융그룹사에 대한 첫 통합공시가 이달말부터 이뤄진다. 금융그룹 6곳의 소유와 지배구조는 물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체계, 자본적정성 등에 대한 감독관리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금융사의 공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금융그룹간 내부거래나 지배구조, 자본적정성 등을 확인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그룹내 자본적정성에 대한 공개는 물론 내부거래까지 밝혀야 되는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금융 통합공시를 비롯한 금융그룹의 감독감독에 대한 법제가화가 본격화하면 새로운 규제라는 건정이 강화되는 것이다. 금융그룹 입장에선 그룹 내 자본적정성 등을 대외적으로 공개해야하기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금융그룹감독제도가 법제화되면 금융당국의 제재도 이뤄질 수 있다. 금융그룹의 정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규제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통합공시 대상 그룹은 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으로, 삼성·미래에셋·한화·현대차·교보·DB 등 6곳이다. 시중은행이 포함된 금융지주와 국책은행 등은 제외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모범규준'에 따라 금융그룹 공시가 9월 말부터 실시된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첫 공시를 하려 했던 것이지만, 금융그룹의 준비와 코로나19 등에 따른 업무부담 등에 대한 금융그룹의 의견으로 이달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미뤄졌다.

생명보험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생명보험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금융그룹 통합공시는 현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그룹 감독제도 개선 방안의 하나다. 둘 이상의 금융회사가 포함된 기업집단은 금융회사들로 구성된 집단을 금융그룹으로 지정해야 하고, 이들은 시중 은행의 금융그룹과 같은 수준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이를 감독하고 검사하는 것이 정책 방향의 골자다.

관련 법안인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돼 있다. 이번 통합공시는 행정지도의 일종인 모범규준에 따라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회사들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을 통해 감독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주가 없는 금융회사들의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판단으로 금융그룹 감독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통합공시 내용은 이들 금융그룹의 소유·지배구조, 자본 적정성, 내부거래, 대주주 익스포져 등에 대한 25개 항목이다. 금융그룹은 금융회사별 대주주 지분 및 주요 임원의 비금융 계열사 겸직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고, 금융그룹에 요구되는 최소 필요자본과 실제 적격자본을 평가해 금융그룹이 어느 정도의 손실흡수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자본적정성 항목을 통해 밝혀야 한다.

또한 기업집단과 금융그룹 현황 등 일반 현황을 비롯해 금융그룹 지배구조·소속 금융회사의 대주주출자 현황 등 소유 지배구조, 내부통제기구 현황과 내부통제기준 등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그룹 위험관리기구 현황, 위험관리 기준·세부 지침, 위험 한도 설정·관리 운영 현황, 위험관리체계와 적격자본, 중복자본, 최소요구자본 등 자본 적정성 현황과 금융회사별 업법상 자본적정성 비율 현황 등도 공시대상이다.

금융그룹 내부거래 현황, 내부통제기준 등의 내부거래 항목과 소속 금융회사의 대주주·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 및 신용공여 현황, 금융회사·임원의 제재·형사처벌·주요 소송 현황과 금융사고, 부실채권 발생 현황 등도 공시해야 한다.

6개 금융그룹의 통합공시가 게시될 각 금융그룹의 대표회사 현황과 공시 위치.
6개 금융그룹의 통합공시가 게시될 각 금융그룹의 대표회사 현황과 공시 위치.

공시방법은 금융그룹 6곳의 대표회사가 소속 금융회사로부터 공시자료를 취합·검증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형태다. 삼성은 삼성생명,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대우, 한화는 한화생명, 현대차는 현대캐피탈, 교보는 교보생명, DB는 DB손해보험 홈페이지다. 분기별 공시는 매 분기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공시하며 연간공시(4분기)는 5개월 15일 이내다.

금융당국은 이번 공시로 금융소비자와 투자자가 보다 손쉽게 유용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시장규율을 통한 금융그룹의 위험관리역량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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