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할 수 있다고, 말하라

발행일시 : 2020-10-08 09:35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으면 난처할 때가 있다.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고 싶은데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아직 일하지도 않았는데 결과를 예측한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지도 않고서, 이런. 점점 더 안 되는 것, 제약 조건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바닥으로 떨어트린다.
 
내 성격과 달리 그는 "할 수 있다"라고 먼저 말한다. 일을 받은 다음에 생각해도 될 일이라고 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면, 안에서 할 것과 밖에서 해야 할 일을 나누면 된다. 그 일에 맞는 사람을 찾아 하나씩 해결하면 된다고 말한다.
 
일을 푸는 방법이 다르다.
 
거래가 없는 곳과 일을 하려고 할 때 상대는 경력 증명을 요구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해당 분야 실적이 없으면 거래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물 치기가 어렵다. 이미 다른 사람이 쳐놓은 그물 옆에 가서 칠 수도 없다. 남의 어장 속 물고기를 쳐다보기만 해야 하는 심정은 어떨까.
 
인생은 '어장 만들기'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만들고 고기들이 오고 가는 길목을 알아내는 일이다. 자기만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다 잡아간 후 치면 남은 고기가 뭐가 있을까.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클라이언트가 일을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망설였다. 분명하게 답을 주지 않았다. 알아보겠다고만 했다. 해줘야만 한다고 상대가 더 적극적으로 나왔다. 다행이다. 상대가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하다 말았으면 일은 내게 오지 않았다.
 
할 수 있을지 의심했던 일을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해 국내 번역 출간된 미노와 고스케가 쓴 <미치지 않고서야>라는 책을 만났다. 하는 일마다 성공한 일본의 한 출판 편집자의 성공기다. '1년에 100만 부를 팔아치우는 천재 편집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가 처음 손댄 일은 대박이 났다. 어디서 일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하다. 혼돈에 빠진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안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한다. 그게 될까. 여전히 나는 의심한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일이나 제안이든 '하겠다', '가겠다'를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일단 움직여라. 그렇게 조그만 성공체험을 쌓아라. 사람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갖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작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반복하노라면 결국에는 인생을 걸고 열중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78쪽, <미치지 않고서야>
 
진리는 일상생활 속에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광고 속에 갇힌 언어가 아니라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언어다. 잘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언어는 다르다.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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