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성과주의에 따라 주요 사업을 이끌어온 부사장 3명을 사장으로 발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일 단행했다. 또 삼성전자는 현재의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 3인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과 이정배 D램개발실장, 최시영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는 진교영·정은승 사장이 각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과 DS부문 CTO 사장으로 보직 변경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한편 핵심사업인 반도체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로 최초로 생활가전 출신의 사장 승진자가 됐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개발 역사와 궤를 같이 한 '산 증인'으로도 꼽힌다.

그는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거쳐 올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생활가전 사업에서 '펜트업'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증가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힘입어 이 사장은 사업부장 선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장단에 신규 합류한 것이다.

신임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이정배 사장은 D램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개발실장 등을 두루 거친 D램 전문가다. 이번 승진과 함께 그는 메모리사업부장으로서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 제품에서 경쟁사와 초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등을 역임한 최시영 사장은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 자리에 앉았다. 최 사장은 공정개발 전문성과 반도체 전 제품 제조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세계 1위 목표 달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사장단 승진과 더불어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진교영 사장과 정은승 사장의 위촉 업무도 바꿨다. 기존 메모리사업부장인 진 사장은 종합기술원장으로 배치돼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신기술 확보와 핵심기술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초대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았던 정은승 사장은 DS부문 CTO에 선임됐다. 정 사장은 EUV(극자외선) 공정 도입 등을 통해 파운드리사업 성장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측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