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 ‘원격 근무 준비 지수’ 발표

한국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77%)이 장기적인 원격 근무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원격근무와 관련된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는 글로벌 조사전문기업 칸타(Kantar)와 함께 원격근무와 관련된 현황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들을 조사한 ‘원격 근무 준비 지수(Remote Work Readiness Index, 이하 RWR)’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싱가포르,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APJ(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7개 국가에서 성인 직장인 7,192명(대한민국 직장인 1,023명 포함) 대상 설문을 토대로 작성됐다.

원격 근무 현황과 회사 측의 지원 간의 큰 격차

설문에 응한 한국 직장인의 77%(APJ 지역 전체에서는 81%)가 ‘장기적인 원격 근무에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다’고 답했으나, ‘본인이 근무중인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원격근무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APJ 지역 전체는 46%).

‘회사 측에서 원격근무를 위한 IT 기술을 지원했는가’라는 질문에 ‘충분히 지원했다’라는 답변은 35%에 불과했으며(APJ 지역 전체의 경우 50%), ‘회사 측에서 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해 적절한 HR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답한 비율은 이보다 더 적은 30%(APJ 지역 전체의 경우 40%)에 그쳤다.

설문에 참여한 국내 직장인들은 ‘장기적인 원격 근무 시에 업무시간과 사생활간 경계선이 불분명해질 것(36%, APJ 지역 전체의 경우 34%)’을 가장 우려했으며,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 측에서 업무용 기기, 소프트웨어, 협업용 툴, IT 기술지원, 새로운 정책과 프로그램 등 수많은 방면에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직원들이 직면한 문제를 파악해 보다 효과적인 장기 원격 근무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기술 관련 직원들의 어려움

원격근무에 필요한 IT 등 기술적인 문제에 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 27%는 ‘원격근무에 필요한 업무용 IT 기기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거나 성능 및 기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APJ 지역 전체의 경우 28%). 이 같은 결과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현재 직원들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점차 커지고 있는 IT 보안 위험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 다음으로는 26%가 ‘화상회의 등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툴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거나, 사용법이 어려웠다’고 토로했으며(APJ 지역 전체는 24%), 응답자 25%는 ‘인트라넷 등 회사 내부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속하거나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APJ 전체는 29%)’고 지적했다.

국내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 측의 기술 지원으로는 ‘원격근무 시 회사 시스템에 원활한 접속(38%, APJ 지역 전체의 경우 36%)’이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원격근무를 위한 IT 기기를 신규 지급하거나 더 나은 모델로 업그레이드(37%, APJ 지역 전체의 경우 39%)’, ‘화상회의 등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툴(33%, APJ 지역 전체의 경우 29%)’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R(인사) 관련 요구사항과 애로사항

원격근무를 위한 HR(인사) 관련 프로그램이나 정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원격근무를 위해 새롭게 업데이트된 정책 및 가이드라인이 없다(한국 44%, APJ 전체는 38%)’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또한 ‘팀원간 협업 및 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부재(한국 41%, APJ 전체는 37%)’, ‘화상회의 등 원격근무용 툴을 위한 직원교육의 부재(한국 40%, APJ 전체는 39%)’ 등을 심각한 어려움으로 지목했다.

한국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 측의 HR 지원으로는 ‘원격근무를 위해 새롭게 고안된 정책 및 가이드라인(58%, APJ 지역 전체의 경우 43%)’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팀원간 협업 및 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정책 또는 프로그램(54%, APJ 지역 전체의 경우 46%)’, ‘화상회의 등 원격근무용 툴을 위한 직원교육(48%, APJ 지역 전체의 경우 47%)’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령대 및 조직 규모에 따라 조사 결과 달라
한국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66%, APJ 지역 전체의 경우 71%)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전에 원격근무를 경험한 바 있다’고 답했지만, 세대 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Z세대(만18~23세)의 81%와 밀레니엄 세대(만24~34세)의 74%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에도 원격근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X세대(만35~54세)의 약 40%와 베이비붐 세대(만55세 이상)의 절반 가량은 이전에는 단 한번도 원격 근무를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조직 규모에 따른 격차 또한 크다. 조직의 규모가 작을 수록 원격근무를 조기에 시행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 1,000명 이상의 기업은 응답자의 40%가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전에 원격 근무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100명 미만의 소규모 기업에서는 응답자의 37%가 일주일에 최소 하루 이상 원격근무를 해왔다’고 답했다.

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질문에 한국 직장인들은 ‘회사 내부 시스템에 대한 접속 및 사용(42%)’을 첫 번째로 꼽았으며, 이는 직원 수 500~1000명 규모 조직(50%)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APJ 지역 전체에서는 ‘원격 네트워크의 안정성(38%)’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고, 그 다음으로 ‘고정 근무시간 및 여가 시간의 보장(38%)’를 꼽았다.

세대별로 원격 근무에 대해 느끼는 문제점도 달랐다. HR(인사) 관련 질문에서 Z세대(18~23세)는 ‘팀원간 협업 및 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부재(47%)’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반면, X세대(35~54세, 48%) 및 베이비붐 세대(55세 이상, 41%)는 ‘원격근무를 위해 새롭게 업데이트된 정책 및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봤다. 반면, APJ 지역 전체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느끼는 가장 큰 HR 관련 문제는 대면 의사소통의 부재(35%)였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상당수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팬데믹으로 갑자기 원격 근무 체재를 시행하면서 조직과 직원들 모두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직원들이 뉴 노멀에 적응하고 장기적으로 원격 근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IT 환경, HR 정책, 다양한 직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근무하는 ‘장소’가 아니라 업무의 ‘성과’이다. 미래지향적인 기업은 근무 장소와 상관없이 직원들이 회사에서의 역할과 개인적인 삶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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